기사입력 2010.02.23 08:30 / 기사수정 2010.02.23 08:30
[엑스포츠뉴스=신철현 기자] 옆집 아저씨도, 풀빵 파는 아줌마도 ㅡ 누구에게나 잘나가던 왕년이 있었겠지마는, 여기 예전엔 정말 잘나갔었지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사나이가 있다. 한때 종합격투기 헤비급을 표도르와 함께 양분했던 미르코 크로캅(35,크로아티아)다.
프라이드에서 절정의 기량을 선보이다 UFC로 옮겼지만 참담한 성적으로 팬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크로캅. 부활을 노리던 그가 지난 21일(한국시각)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UFC 110' 에서 상대인 앤소니 페로쉬(37,호주)에게 2라운드 종료 후 TKO승을 거두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원래 상대였던 벤 로스웰(28,미국)의 질병으로 갑자기 상대가 페로쉬로 바뀐 크로캅은 1라운드가 시작되자 초반에 자신의 전매특허인 하이킥을 한차례 선보이며 페로쉬를 압박해 나갔다. 페로쉬도 태클을 시도했지만, 크로캅의 방어에 번번이 막혀 버리며 시간이 흐를수록 크로캅의 명성과 기에 눌린 듯이 보였다. 이후 페로쉬는 크로캅을 그라운드 상태로 몰고 가려 했지만 말려들지 않았으며 1라운드는 완벽한 크로캅의 승리였다.
동양인의 정서와는 좀 다른 철장 속의 경기가 아닌 눈에 익숙한 사각의 링과 쇼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화려함으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프라이드. 국내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프라이드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 많은 스타들을 배출해 냈는데,이 수많은 스타들 중 양대산맥은 '황제'표도르와 크로캅 일것이다.
모든 점에서 완벽한 표도르에 비하여 크로캅은 실력은 한 수 아래일지 모르지만, 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로 어떻게 해야 링 위에서 가장 멋질 수 있는지를 몸으로 보여주며, 송곳같은 하이킥으로 상대를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지게 했던 화끈했던 사나이였다.
이날 크로캅의 승리 후 상대가 약했다는 이유로 아직은 이전의 크로캅의 모습으로는 돌아오지 못했다는 말들이 많지만, 그의 시합을 보는 것 만으로도 팬들은 즐겁지 않았을까. 비록 상대가 한 수 아래여서 이 시합 하나만으로 완벽한 부활을 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다.
세월의 깊이는 누구나에게나 오는 것이 겠지마는, 이 불꽃 하이킥의 사나이에게는 좀 비켜 나가주길 ,그래서 우리곁에 좀 더 오래 있어주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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