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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프:MATE] '92년생 동갑내기' 전병우·허일이 꿈꾸는 백투백 홈런

기사입력 2019.03.08 11:05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오키나와(일본), 채정연 기자] "안 친해요." "저희 진짜 안 친해요."

허일과 전병우에게 '서로 친하냐'고 물었을 때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튀어나온 대답이다. 함께 고생한 시간이 많은 만큼 가깝고 서로를 잘 아는 사이여서 가능한 일이다.

허일은 지난해 9월 9경기에서 타율 3할5푼7리를 기록하며 타격 재능을 선보였다. 내야 요원으로 투입된 전병우는 27경기에서 3할6푼4리의 타율과 3홈런 13타점으로 공수 양면 활약했다. 지난해 1군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92년생 동갑내기는 2019 시즌 동반 비상을 꿈꾼다. 

◆허일이 보는 전병우, 전병우가 보는 허일

-정말 스스럼없는 사이인 것 같다. 둘이 성격이 비슷한가.

(허일) 비슷한 것 같은데 다르다.
(전병우) (허)일이의 성격은 '자기 멋대로'다.

(허일) 야구를 제멋대로 한다고 해야지, 야구'도'가 아니라.
(전병우) 자신만에 주관이 뚜렷하다는 뜻이다. 다른 이 말에 현혹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 멋대로'라고 말했다. 사람으로는 별로다(웃음).

-'멋대로'가 긍정적인 표현은 아닌데.
(허일) (전)병우가 저렇게 표현한 이유가 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상위 지명도 받고 스포트라이트도 받았다. 항상 코치님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셨다. 그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다 따랐는데, 맞는거면 받아들이고 아니면 버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가진 장점들이 없어지더라. 군대에서 새벽 3시에 근무하며 생각했다. 왜 그렇게 못했을까, 실력 발휘가 안됐을까. 그러다보니 생각 정리가 되더라. 당장 유니폼을 벗어도 후회가 안 남게 하고 싶었다. 레전드들도 은퇴할 때 후회하는데, 내가 하고싶은 것을 못하고 그만두면 얼마나 아쉽겠나. 그래서 병우가 내 성격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 정리를 잘 해준거다.

-허일이 보는 전병우의 성격은 어떤가.
(허일) 야구할 때도, 평소할 때도 예민한 타입이다. 그런 부분들이 그러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예민하지는 않다. 병우는 약간 세심한 사람이다.
(전병우)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허일) 원래 본인은 자기 성격을 잘 모른다. 예를 들어 나는 오늘 안 좋으면 내일 잘하면 된다 생각하는데 병우는 하나부터 열까지 이유를 파헤쳐보려 한다. 그런 면에서 성격이 다르다.
(전병우) 군대 가기 전에는 진짜 심했었다. 군대에서 내가 한번 생각하면 너무 깊게 빠진다는 사실을 알았다. 지금은 하지 않으려고, 무던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허일) 병우가 군대 다녀와서 성격이 좋아지긴 했다. 원래 짜증이 많았다. 근데 나는 장난을 많이 친다. 나는 친근감을 장난으로 표현하는데 안 받아주면 그 다음부터는 잘 안 한다. 

-에피소드가 있나.
(허일)둘이 2군에서 숙소를 같이 쓰는데 병우가 발음이 별로 안 좋다. 내 이름이 '일'이 아닌가. 병우가 혀가 짧아 '이디'라고 부르길래 놀렸는데, 그날따라 반응이 예민했다.
(전병우) 내가 예민하긴 했는데 일이가 좀 심하게 장난쳤다.
(허일) 초등학생처럼 '말 걸지 마라'고 하더라. 정말 화난 것 같아서 이틀 말 안 걸었다.
(전병우) 나는 또 혼자 있으면 화가 풀린다. 위로 안 해줘도 풀린다.

-서로에게 칭찬 한 가지씩 해주자면.
(허일) 먼저 해봐.
(전병우) (네가) 먼저 할래?
(허일) (잠시 고민하더니) 할 게 없다.
(전병우) 나도 생각나는 게 없다.

◆허일과 전병우가 함께 꿈꾸는 '백투백 홈런'

-시즌 앞두고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허일) 나는 순간순간 목표가 바뀐다. 지금은 개막전 엔트리다. 외야에 있는 형들이 국가대표 라인이지 않나. 당연히 주전으로 내가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드니까, 나는 백업으로 시즌을 시작해서 확실한 자리를 잡는 게 목표다. 형들이 몸이 안 좋을 수도 있고 부상이 있거나 할 때, 기회가 왔을 때 확실하게 4번째 외야수는 허일이다 라는 인상을 주고 싶다.
(전병우) 첫번째 목표는 개막전 엔트리다. 두번째는 1군에 1년 동안 2군 안 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포지션 경쟁에서 이겨서 주전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다. 내야가 완벽하지 않지 않나. 내 자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친구에게 격려의 한 마디를 해주자.
(전병우) 경기 잘 해서 개막전 같이 들자!
(허일) 이 친구가 원래 좀 (멘트가) 재미가 없다. 병우 같은 경우에는 작년에 크레이지 모드가 걸리지 않았나. 그때 내가 햄스트링으로 시즌 아웃이 됐었다. 병우의 좋았던 모습들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전병우) 일이가 길게 말해서 좀 덧붙여야 할 것 같다.
(허일) 좋은 말 다 모아서 해봐.
(전병우) 아프지 말고, 다치지 말고 햄스트링 다치지 말고 대타 나갔을 때처럼 다부지게 잘 했으면 좋겠다

-같이 1군 경기장에 있으면 어떨거 같나.
(허일) 둘이서 백투백 홈런을 쳐서 같이 승리를 이끈다면 좋을 것 같다.
(전병우) 일이가 동점홈런, 내가 역전홈런을 치겠다.
(허일) 니가 역전이가.
(전병우) 마지막회에  일이가 안타치고 나가서 내가 끝내기 치는거로 하겠다.
(허일) 아 내가 역전주자인가. 내가 열심히 뛰어서 들어와야 하는거네? (웃음)주력이 그 정도는 된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DB,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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