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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목표는 160이닝" 임찬규의 성장은 계속된다

기사입력 2018.12.17 13:32

채정연 기자

[엑스포츠뉴스 채정연 기자] 11월 중순까지 휴식을 취했던 임찬규는 최근 다시 운동에 힘을 쏟고 있다. 이따금씩 훈련장을 찾는 차명석 LG 단장은 그때마다 훈련 중인 임찬규에게 "너 (일부러) 나 있을 때 운동하는거냐"고 말했다. 임찬규가 매일 구장에 출석 도장을 찍기 때문에 가능한, 정겨운 농담이다.

◆"2018년, 내 점수는 50점"

11승 11패. 어느 해보다 성과와 과제가 뚜렷했던 한 시즌이었다. 치열했던 시즌을 마친 후 임찬규는 잠시 자신을 내려놓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11월 중순까지 회복에 집중했다. 시즌 동안 항상 긴장하고 있던 마음도 조금 내려뒀다. 11월 말부터 기초훈련을 하고 있는데, 현재 류현진 선배와 함께 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스로 돌아본 2018년에 대한 평가는 냉정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 투성이다"라고 말한 임찬규는 "평균자책점, 이닝당 주자 허용율, 피안타 모두 불만족스럽다"고 했다. 규정 이닝을 채우고,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았던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선발은 안 아프고 잘해야 한다. 그게 전부다. 난 올해 안 아프기만 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50점 정도"라고 말했다.

고질적인 과제로 여겨졌던 사구의 수는 줄었지만, 피안타가 늘었다. 2017시즌 133개에서 2018년 195개로 훌쩍 뛰었다. 임찬규는 "한 타자 당 평균 3구 안에 빠른 승부를 봤다. 그러다보니 피안타가 크게 늘었다. 맞지 않으려면 코너웍에 더 신경쓰거나 구위를 올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넓게 봤을 때 임찬규가 원했던 시즌 방향과는 일치했다. 사사구를 줄이고, 안타를 맞아도 위기에서 잘 버티는 것이 목표였다. 매년 다른 테마를 잡고 있는 그는 오는 봄에 있을 캠프를 통해 내년의 목표를 새롭게 잡을 예정이다.


◆"내년에 우승하겠다는 말, 팬들께 죄송해"

시즌 중반까지 4강에 머물렀던 LG는 후반 성적이 떨어지며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했다. 임찬규는 "(우승 이야기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듣던 이야기"라며 "팬들께 죄송하다. 계속 '내년에 우승하겠다'는 이야기만 했다"고 고개를 저었다.

임찬규의 기억에 남은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2002년이다. 그는 "02년 한국시리즈에서 최원호 해설위원님이 마해영 선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을 때 냉장고 앞에 앉아서 울었다. 학교도 안 가겠다고 했다. 어머니가 '웃기지 말고 밥 먹어라' 하시더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야구를 시작한 것도 그 해부터였다. 임찬규는 "11월에 야구를 시작했다. 11월 20일 내 생일에 어머니께 '생일 선물로 야구 한 달만 시켜달라'고 했다. 한 달 했는데 초등학교 감독님이 1년 하자고 하셨다. 그렇게 시작됐다"고 말했다.

잠시 야구를 놓았던 시기도 있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갑자기 공부가 하고 싶었다. 유능한 변호사가 되겠다고 어머니께 말씀드렸다. 공부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고 했는데, 한 달만에 어머니께 다시 야구하겠다고 했다. 돌아오니 더욱 야구가 내 적성임을 알았다"며 '방황 시기'를 고백하기도 했다.

휘문고 재학 시절에는 종합운동장역을 지날 때마다 기도를 했다. "당시에는 7회부터 외야 입장이 무료였다. 들어와서 경기를 관람하고 가곤 했다"고 돌아본 임찬규는 "3년간 매일 '여기서 시합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바람대로 되긴 했다. 다만 저기서 '잘하게 해주세요'라고 했어야 했는데… 기도가 너무 광범위했나보다"라며 웃었다.

◆2019년, 가장 큰 목표는 '이닝'

92년생인 임찬규는 이듬해 한국나이로 28살이 된다. 그는 "(30세에 가까워지는) 그 때가 오긴 오나보다"라고 말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경찰 야구단 제대 후 차근히 1군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가파른 상승세는 아니지만 2016년부터 매년 출전 경기, 이닝, 승수가 늘었다.

다음 시즌 가장 주안점을 둔 목표는 '이닝'이다. 임찬규는 "160이닝 이상 던지고 싶다. 올 시즌보다 2경기, 7이닝 씩 더 던지는 셈이다. 경기 당, 시즌 전체로 봤을 때 많은 이닝을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임찬규가 생각하는 '선발의 멋'도 많은 이닝 소화다. 그는 "잘 던지는 사람 중 이닝 적은 사람은 없다"는 말로 단단한 의지를 다졌다.

lobelia12@xportsnews.com / 사진=LG 트윈스,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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