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9.14 03:15 / 기사수정 2009.09.14 03:15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무서운 상승세로 빅4를 넘보던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첫 패배를 당하며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개막전에서 멋진 경기력으로 빅4 리버풀에 승리를 따낸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와 함께 올 시즌 EPL 판도를 뒤흔들 팀으로 주목받았다.
토트넘은 빅4에 뒤지지 않는 탄탄한 스쿼드를 갖췄고 대외 컵에도 나서지 않아 리그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대회에 나서는 빅4의 틈바구니를 뚫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토트넘의 경기력 자체가 이전과 달리 빅4 수준의 도달할 정도로 뛰어난 모습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맨유에 1-3으로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단지 다섯 경기 중에서 한 경기 패했을 뿐이기에 한 경기 패배로 위기라는 표현은 우습지만 이번 경기는 단순한 1패에 그치지 않고 토트넘의 문제점이 전반적으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모드리치의 공백
맨유의 경기를 통해 지켜본 토트넘의 문제점은 바로 '공격의 핵' 루카 모드리치의 전력이탈었다. 지난 버밍엄 시티와의 4라운드에서 부상을 당한 이 크로아티아 국가대표 미드필더는 간결한 드리블 돌파와 정확한 패스와 날카로운 중거리 슛을 갖춰 그동안 토트넘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해왔다.
그동안 토트넘은 모드리치가 상대 수비를 흔들어줌으로써 수비수를 끌고 다녔고 모드리치는 직접 해결하거나 패스를 통해 경기를 풀어나갔다. 모드리치가 존재함으로써 아런 레넌의 돌파가 용이했고 데포의 뒷공간 침투가 빛을 발휘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결장한 첫 경기인 맨유전에서 토트넘은 모드리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며 앞으로 일정에 험난한 미래가 다가올 것이 예상된다.
맨유전을 앞두고 해리 레드납 감독은 고심 끝에 연계 플레이가 뛰어난 로비 킨을 모드리치 대신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시켰지만 킨은 모드리치만큼의 능력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킨이 맨유 수비에 묶이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자 맨유의 수비는 협력수비로 아런 레넌까지 효과적으로 봉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모드리치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메워줄 것으로 기대받았던 니코 크란차르는 후반에 교체 투입되었지만 이적해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인지 아직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는 데 실패했다.
정작 중요한 것은 모드리치가 11월 이전까지는 복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큰 문제점이다. 앞으로 크란차르가 모드리치의 공백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토트넘의 상대팀은 레넌을 집중 마크할 수 있게 되고 데포는 고립될 것이다. 그렇다면, 토트넘은 상대팀을 쉽게 공략하지 못하게 되고 단순한 공격에 의존하게 된다.
미드필드와 수비의 불안
문제점은 이것뿐이 아니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은 맨유에 중원을 완벽히 내줬다. 가장 큰 요인은 팔라시오스의 부진이었다. 온두라스 국가대표로 A-매치 경기를 치르고 돌아온 팔라시오스는 피곤한 몸놀림으로 예전의 왕성한 활동량이 사라졌고 결국 전반만 소화한 뒤 저메인 제나스와 교체되었다. 부상에서 복귀한 제나스는 아직 완벽히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탓인지 토트넘 중원에 힘을 보태지 못했다.
팔라시오스의 컨디션 저하는 장거리 여행에 따른 일시적인 문제라 생각할 수 있지만 그를 대신한 제나스가 아직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에서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이다. 제나스가 빠른 시일 내에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중원에 균열이 생길 수가 있다.
또한, 수비의 안정화도 필수적이다. 데포의 꾸준한 득점과 레넌의 극적인 결승골에 힘입어 승점 3점을 획득하곤 했지만 토트넘은 매 경기 상대에게 실점을 허용했다. 올 시즌 영입한 세바스티앙 바송이 우드게이트의 공백을 훌륭히 메워주고 있으나 조금 더 수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게다가 수비의 핵심 레들리 킹이 언제 쓰러질지 모르기 때문에 항시 수비진에 '폭탄'을 안고 있다. 마이클 도슨 역시 부상 중이기에 킹마저 부상당한다면 수비진의 붕괴될 공산도 존재한다. 득점력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경우 수비 불안은 곧 패배를 의미한다.
충분히 강한 토트넘 하지만, 모드리치의 공백을 메워야
앞서 언급했듯이 단 한 경기에서 패했다고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너무 섣부르다.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토트넘은 현재 다섯 경기에서 4승을 거두며 승점 12점을 챙겼고 이는 최근 몇 시즌 중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다소간 문제점이 존재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스쿼드에 균형이 잡혀 있고 분위기 또한 좋다.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모드리치가 복귀하기 전까지는 첼시와 아스날을 제외하면 상대팀이 포츠머스, 볼튼 등을 비롯하여 하위권에 분류되는 팀들이다. 모드리치가 부상으로 전력 외로 분류되지만 현재 토트넘의 전력이라면 충분히 승리를 거둘 수 있는 팀이다.
그러나 모드리치를 부상공백은 여전히 치명적이다. 어떻게 본다면 모드리치의 공백을 메울 자원은 충분하다. 크란차르는 기복이 있는 선수지만 재능이 뛰어난 선수임이 틀림없고 데이비드 벤틀리가 '제2의 베컴' 시절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레넌과 함께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모드리치의 공백을 최소화하지 못한다면 레넌과 데포 등 다른 공격수들에게도 연쇄적인 부진이 나타날 수 있게 될 것이다. 토트넘으로서는 모드리치 대체가 리그 초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사진='부상으로 빠진 토트넘의 핵 모드리치' (c) 토트넘 핫스퍼 공식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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