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채정연 기자] "(조)홍석이에게 제가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맞대결에서 11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5위 경쟁팀과의 격차를 제거할 수 있던 중요한 경기였기에 이날 승리는 단순히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승리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송승준은 2회까지 호투했지만 3회에만 8실점하며 무너졌다. 선두타자 박준태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버나디나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진 나지완의 외야 타구는 중견수 조홍석이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며 2루타로 연결됐다. 결국 안치홍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대량실점의 빌미로 작용했다.
아쉬운 수비가 상대 빅이닝 허용으로 이어진 아쉬운 상황. 그럼에도 송승준은 아직 경험이 부족한 후배를 먼저 다독였다. KT전에 앞서 만난 송승준은 "오히려 내가 너무 미안했다"며 상황을 돌아봤다.
수비 때문에 자초된 위기일지라도, 자신이 막았다면 별로 문제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송승준은 "서로 미안하다고 했다. 홍석이도 내게 얼마나 미안했겠나"라며 "내가 실점하지 않고 잘 막았다면 부각되지 않았을텐데, 그러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잘못을 서로 자신의 것을 돌리며 감싸안는 모습이었다.
송승준은 또한 이런 과정 속에서 싹트는 동료애를 강조했다. 그는 "서로 사과하고, 다독이며 팀원들 사이에 신뢰가 쌓여간다"라며 "이렇게 만들어진 동료들 간의 신뢰는 중요한 경기에서 빛을 발한다"고 강조했다. 수비 실수는 위기의 빌미를 제공했지만, 결국 롯데 선수단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밑거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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