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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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답답한 롯데에 역전승

기사입력 2005.07.13 08:26 / 기사수정 2005.07.13 08:26

김두용 기자

2005 삼성 파브 프로야구 롯데와 LG의 시즌 12차전 경기가 잠실구장에서 벌어졌다. LG는  5위, 롯데는 6위로 두 팀 간의 승차는 단 1게임에 불과해 이번 승패의 여하에 따라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또한 양 팀 모두 2연패 중이라 연패를 끊기 위해서도 양 팀 모두 물러설 수 총 결전을 벌린 한판이었다. 그러나 9회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롯데의 마무리로 나온 이용훈의 와일드 피칭으로 역전 결승점을 헌납 승부가 허무하게 갈렸다.


경기내용


승기를 먼저 잡은 팀은 롯데. 롯데 천척인 LG 선발투수 최원호는 팀내에서 7승(4패)으로 최근 5경기 2승 1패 방어율 3.09를 기록하고 있는 명실상관 LG의 에이스. 그러나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결심으로 나온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는 전과는 다르게 날카롭게 돌아갔다. 거기에 LG 선수들의 실책까지 겹치면서 롯데는 쉽게 경기를 끌어가는 듯했다. 그러나 4회 안타2개(내야안타1)와 야수선택으로 얻은 무사만루의 찬스에서 5번 손인호가 포수 플라이 아웃, 경기 초반부터 7번 박현승 대신 이대호를 대타로 투입 선취점을 올렸으나 이대호가 삼진 아웃 되면서 좋은 찬스를 놓치는 듯했다. 그러나 2아웃을 잡아놓고 방심한 탓인지 최원호는 8번 최기문에게 유격수 옆으로 빠지는 타구를 허용, LG의 유격수 권용관이 다이빙 캐치를 해봤지만 공은 글러브를 맞고 옆으로 튀기면서 1점을 롯데에게 헌납했다. 계속되는 찬스에서 9번 박기혁이 유격수 플라이로 물러나면서 무사만루에서 단 1점 밖에 얻지 못했다.


롯데 선발 이상목은 6과 2/3이닝 동안 5안타 7삼진으로 완벽하게 LG타선을 요리하는 사이에 롯데는 1번 정수근의 기습번트안타와 라이온의 2루타를 묶어 1점을 뽑았고 6회에도 이대호의 2루타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최기문의 기습번트 안타성 타구 때 LG 3루수 박기남의 무리한 송구로 공을 뒤로 빠뜨려 1점을 더 선취해 3-0으로 앞서 갔다. 그러나 8회 안타와 실책으로 얻은 무사 1,2루의 찬스에서 번트 실패로 인한 더블아웃과 도루실패로 달아날 수 있는 결정적인 찬스를 놓치고 말았다.


이상목이 물러나면서 LG 타자들은 서서히 타격감을 찾기 시작했다. 7회 아쉽게 2사만루 찬스를 놓쳤으나 8회 1사 이병규의 볼넷으로 찬스를 잡아서 이왕기에서 바뀐 좌완 투수 이명우를 상대로 이종렬의 안타와 4번 타자 박용택의 2루타로 1,2루 주자 모두 불러들여 2점을 얻어 3-2 턱 밑까지 쫓아갔다.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LG의 공격, 선두타자 박병호의 안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롯데는 이정민에서 마무리투수인 노장진이 허리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 있어 대신 선발투수인 이용훈을 마무리로 올렸다. 바뀐 투수 이용훈은 9번 발 빠른 이대형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해 주자 1, 3루를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다음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이병규. 피하지 않고 승부한 것이 화근이었다. 카운트 1볼에서 제 2구째를 받아쳐 우중간으로 떨어지는 2루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주자는 1사 2, 3루. 경기는 LG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이용훈은 이종렬과의 승부에서 2볼로 몰린 상황에서 낙차 큰 커브를 던졌지만 이것이 포수미트 맞으면서 옆으로 튀어 결국 투수 와일드 피칭으로 결승점을 헌납 3-4 LG의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실책으로 결정 난 양팀의 승부


양 팀의 뽑은 점수는 타자들이 안타를 쳐서 뽑은 점수도 있지만 양팀이 뽑은 7점 중 4점이 상대팀의 실책에 의해서 얻어졌다. 공식적으로는 LG가 실책 2개, 롯데 1개만을 기록했지만 보이지 않은 실책들이 승패를 좌우 하였다. 양팀 모두 뼈아픈 실책으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 나갔다. 하지만 결정적인 실책은 역전패를 당한 롯데의 수비에서 나왔고 이것이 승부를 결정지었다.  


먼저 실책을 한 팀은 LG의 3루수 박기남 4회 펠로우의 3루 땅볼 때 비록 첫 바운드가 커서 쉽지 않았지만 충분히 1루에서 아웃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2루에 한번 보고 던진다는 것이 타자인 펠로우가 전력 질주하면 1루에서 세입 되면서 위기를 좌초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수비에서 최준석의 번트 타구 때 1루수 최동수가 루를 비워서 던질 곳이 없어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들어 준 것이다. 결국 이 찬스에서 1점 밖에 허용안한 것이 다행이었지만 사실 이 1점도 안줘도 될 점수를 준 것이었다. 6회 2-0으로 끌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주자 2루 때 최기문의 번트기습안타 때 무리하게 1루로 던져 1점을 더 헌납했다. 결국 LG가 준 3점 중에 2점은 실책으로 준 것이다.    


다음은 롯데이다. 경기 중반까지 유격수 박기혁과 2루수 신명철의 호수비로 경기를 매끄럽게 끌고 나갔지만 8회 펠로우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뼈아팠다. 펠로우는 2사 주자 1, 2루의 상황에서 박용택이 친 안타성 타구를 무리하게 잡을려고 슬라이딩 공을 뒤로 빠뜨려 1점 줄 것을 2점을 주고 말았다. 그래서 3-1이 될 상황을 3-2 한점 차로 만들어준 결정적인 수비 실책이었다. 그리고 승부를 결정지은 9회말 이용훈의 폭투로 결승점을 헌납했다. 그래서 결국 롯데도 4점 중에 2점을 실책으로 헌납한 꼴이 된다.


양팀 매치업으로 본 승부


▲이상목 - 최원호 

양팀의 선발 투수인 이상목과 최원호는 제구력과 변화구를 위주로 승부하는 노련한 관록의 투수들이다. 이상목은 한국에서 포크볼을 제일 잘 던지는 투수로 정평이 나 있다. 그는 최근 5경기 2승 2패 2.67의 방어율을 기록하며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이상목은 상승세를 이어 오늘 경기에서도 경기 내내 바깥쪽 안쪽을 파고드는 절묘한 제구력과 주무기인 포크 볼로 6과 2/3이닝동안 무실점 단 5안타 7삼진을 기록했다.


한편 LG 선발 최원호는 체인지업, 포크볼, 스프린터, 낙차 큰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종으로 떨어지는 낙차 큰 커브는 과히 위력적이다. 최근 5경기 2승 1패 3. 09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었다. 최원호는 경기 내내 안정된 제구력과 변화구로 롯데 타선을 요리하며 8이닝 2자책 9안타 삼진 5개를 기록했다.


그래서 양팀의 비슷한 선발투수의 대결에서는 이상목선수가 우위를 점하였다.


▲정수근 - 이병규 

양팀의 1번 타자인 정수근과 이병규의 대결도 흥미로웠다. 둘 다 빠른 발과 정확한 타격을 자랑하는 명실상관 우리나라 대표하는 1번 타자들이다. 양 선수는 출중한 실력과 인기로 이번 올스타전의 외야수 부분 올스타로 나란히 뽑혔다. 이병규는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1번 타자로서 자신의 역할을 십분 발휘했다. 특히 9회 동점타를 때려 승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롯데의 정수근 4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 역시 1번 타자로서 어느 정도 몫을 해주었으나 9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결정적인 삼진을 당해 아쉬움을 남겼다.

그래서 양 팀 1번타자의 승부에서는 이병규가 우위를 점하였다.


▲불펜 

이왕기→이명우→이정민→이용훈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이씨 4인방과 민경수→정재복으로 이어지는 LG의 불펜진의 대결. 롯데는 LG에게 강점을 가지고 있는 필승카드인 이왕기, 이명우, 이정미, 이용훈을 모두 투입했지만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4점을 실점해 결정적인 패인이 되었다. 반면 LG의 불펜진은 비록 1이닝을 던져 명확하게 구별되진 않지만 단 하나의 볼넷만을 허용 승리를 지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므로 불펜진은 LG가 우위를 점하였다. 


▲감독의 전략 

롯데의 양상문 감독은 잘 던지고 있던 이상목을 7회에 내림으로서 불펜진을 일찍 가동시켜 결국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상목은 교체되기 전까지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으며 공은 단 88개 밖에 던지지 않아 볼에 힘이 남았으면 또한 한계 투구수에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롯데의 감독은 이상목을 믿지 못하고 이왕기를 올려 당장의 작은 불은 껐지만 큰불을 지피는 꼴이 되었다. 반면 LG의 이순철 감독은 롯데에게 강한 최원호를 비록 안타수는 많았지만 볼 끝이 좋다고 판단 8회까지 밀어 붙이며 불펜 투수를 아꼈다. 그래서 결국 9회 한 이닝을 불펜투수들이 잘 막아냈다. 결국 양팀의 감독의 전략과 선발투수에 대한 믿음이 이 승부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비록 선발 매치업에서는 패했지만 1번 타자, 불펜, 감독의 전략에서 우위를 점했던 것이 결국 LG 승리의 밑거름이 된 셈이다.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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