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지난 6월 17일 LG 최원호의 호투(7.2이닝 2안타 8삼진 무실점)에 밀려 1:0 패배를 당했던 1주일전 경기와 상당부분이 흡사한 경기였다.
6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기아 양팀간의 9차전 경기에서 김진우의 완봉투(9이닝 5안타 5삼진 3볼넷)와 6회 터진 장성호의 결승 홈런을 앞세운 기아가 롯데에 1:0.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28승으로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이어나갔다.
양팀 투수의 시원시원한 호투
힘이 느껴지는 빠른 직구를 앞세운 김진우와 각이 큰 포크볼 등 변화구를 앞세운 이상목의 대결.
시즌 초반 부진한 스타트를 끊은 양 선발 투수는 하지만,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은 투구를 보이면서 경기 초반 투수전을 이끌어 갔다.
우선 김진우는 최고구속 151km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롯데타선을 요리해나갔고, 2회 무사 1루의 위기에서 6번 손인호를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로 처리했다. 이상목 역시 136~140km 대의 직구와 포크볼-슬라이더 등의 변화구의 완벽한 코너웍을 앞세워 경기를 이끌어 나갔고, 5회 2사 1-2루의 위기에서 9번 김원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헤처나갔다.
▲ 우리 아빠 누구게요? 눈매가 쏙 뺴 닮은 이상목 선수의 아들
양팀의 운명이 갈린 6회
5회까지 철저하게 선두타자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던 이상목. 하지만 6회초 이종범의 부상으로 오늘 1번 지명타자로 출장한 장성호에게 2S 3B에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허용, 1:0 선취점을 내주고 말았다.
이후 홍세완의 좌중간 2루타와 마해영의 고의사구로 맞은 1사 1-2루 위기에서 5번 임성민을 8구 만에 삼진으로 잡고, 3루로 뛰던 홍세완마저 아웃시키며 위기를 모면했다.
위기 뒤엔 찬스. 반격에 나선 롯데는 선두타자 박기혁의 중전안타가 정수근의 2루수쪽 내야안타(사실상 중견수 쪽으로 완전히 빠지는 타구라 무사 1-3루가 될 상황이 2루심 박종철씨의 다리에 맞고 굴절)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으나, 오늘 신명철을 대신해 2번에 배치된 박현승의 번트실패와 후속타 불발로 아깝게 역전 찬스를 무산 시키고 말았다.
이후 7회말에는 손인호의 안타와 상대 투수의 폭투로 만든 1사 3루 찬스에서 박연수와 최기문이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또다시 동점 찬스를 무산 시키고 말았다. 결국 9회초 대타 최준석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마지막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결국 1:0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 '자자 정신차리자' 9회 2사 후 마지막 타석에 나서는 롯데 박연수
양 팀 모두 소득이 있었던 오늘 경기
김진우는 151km의 광속구와 낙차 큰 커브 -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지난 2003년 8월 3일 두산전 이후 근 1년 10개월 만에 완봉승을 거두어 개인의 입장에서 오늘의 5안타 완봉승은 의미있는 승리였겠지만, 최근 차정민-김희걸-박정태-신용운 등 중간계투진이 부진한 기아입장에선 이번 그의 완봉승은 내일-모레 경기에서 보다 더 중간 계투진의 활용폭이 넓어 졌다는 점에선 1승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반면 롯데입장에서도 2선발 이용훈이 최근 단조로운 볼배합과 컨디션 난조로 난타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목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3.2이닝 5실점->4.1이닐 4실점->6이닝 2실점->7이닝 1실점)은 앞으로 롯데 선발 마운드 운용에 숨통을 트일 것 같다.
다만 4안타와 5안타에 빈타에 허덕인 양 팀 타선은 보다 더 분발을 요하는 오늘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