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03.01 19:38 / 기사수정 2009.03.01 19:38
[엑스포츠뉴스=김지한 기자] 2009 SK 핸드볼큰잔치가 성과와 아쉬움을 함께 남긴 채 막을 내렸다. 개막전과 결승전에서 많은 관중이 찾아 '한데볼'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이러한 모습이 예선 경기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또, 대회 막판 '명문 구단'인 HC경남코로사(이하 코로사)가 재정적인 문제로 해체되는 일이 벌어지면서 경기 침체기에 각 핸드볼 구단의 관리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관중 지향' vs '팀차별', 극과극 마케팅 뛰어넘어야
최태원 SK 회장이 핸드볼협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다양한 변화를 꾀했던 이번 핸드볼큰잔치는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장내 아나운서, 치어리더를 선보이게 하는 등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하프타임 때 핸드볼 체험 행사를 갖거나 경품 추첨을 하는 등 팬과 가까이 다가가려는 시도는 경기장을 찾은 관중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를 직접 보러오지 못하는 팬을 위해서 TV, 인터넷 중계를 확대해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스타성 있는 선수, 감독을 이용한 마케팅도 눈에 띄었다.
이러한 노력이 통했던지 개막전이 열렸던 지난 달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는 5천명이 넘는 관중이 운집해 역대 최다 관중 기록을 갈아치웠다. 또, 1일에 열린 결승전에서도 약 1천여명의 관중이 성남실내체육관을 찾아 열띤 응원을 펼쳤다. 윤경신(두산), 김온아(벽산건설)를 좋아하는 팬들이 직접 플래카드를 만들어 와 구호를 외치기도 했고, '오빠, 언니부대'가 등장하는 등 이전 핸드볼큰잔치에서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이 많이 보였다.
하지만 예선전이 벌어졌을 때는 100-200여명의 관중만 경기장을 찾아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인기팀과 비인기팀에 대한 관심이 극명하게 엇갈려 대학팀끼리 경기가 열릴 때는 거의 관중이 보이지 않았다. 하루에 4경기를 잇따라 치르면서 경기에 대한 관심이 분산된 것도 있지만 핸드볼협회가 팀의 흥행도에 따라 차별적으로 마케팅을 벌인 것은 아쉽다는 지적이다.
'해체된 코로사' 인수 기업 찾기, 실업팀 재정 관리 문제 보완 시급
대회가 끝나갈 즈음에 들려온 코로사의 해체 소식은 한국 핸드볼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내면서 흥행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 2001년 창단해 핸드볼큰잔치 3회 우승에 빛났던 코로사는 팀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막대한 재정적인 문제로 결국 해체 수순을 밟고 말았다.
코로사의 해체는 향후 '흥행성'을 갖춘 핸드볼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4개 실업팀에서 코로사 해체로 3개팀만 남게 된 남자 실업팀은 올해 추진하기로 한 '실업리그제 운영'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인수할 기업의 도움이 하루라도 빨리 나타나야 하지만 아직도 '경제성'을 고려해 손사래를 치는 기업이 대부분인 것이 현실이다.
각 실업팀들의 재정 관리, 운영에 대한 부분도 다시 한 번 점검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두산과 벽산건설을 제외한 다른 실업팀은 모두 관공서의 예산을 기반으로 한 구단들이다. 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예산 배정이 달라지다보니 불안한 팀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핸드볼협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장기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자세를 보여 '기약없는 팀 해체'로 선수들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
국제 무대에서는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한국 핸드볼. 핸드볼큰잔치를 통해 드러난 과제들을 해결해 질적인 면에서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윤경신(C)엑스포츠뉴스 DB, 김금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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