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1.21 08:56 / 기사수정 2008.11.21 08:56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히어로는 결정적인 순간에 힘을 낸다.'
1승 7패를 달리며 총체적 난국에 빠졌던 부산 KTF.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승승장구 하며 매 경기 만원 관중을 기록하면서 인기를 끌었지만, KTF가 홈으로 사용하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은 텅 빈자리가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20일 경기는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 모비스는 3연승의 쾌속 질주를 달리며 상위권 도약에 성공했다. 2m가 넘는 선수는 1명도 없지만, 유기적인 플레이로 무서운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었다.
올 시즌 홈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KTF였기에 이번 경기는 매우 큰 의미가 있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여서 비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긴 하지만, 이 경기를 승리로 이끈다면 분위기 반전을 도모하여 2라운드에 중위권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모비스는 팀 평균 득점 92.6점으로 최강의 공격력을 과시하는 팀이었고, KTF는 이전 경기까지 평균 득점 81점으로 10개 구단 중 9위를 달리고 있었기에 공격으로 맞불을 놓아서는 승산이 없었다.
다행히 모비스에는 양동근의 상무 입대로 인한 포인트가드의 부재로 시달리고 있는 팀이었다. 김현중과 하상윤이 있긴 하지만 양동근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들로부터 공급되는 길목을 차단하여 골밑으로 공이 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였다.
KTF의 노장 신기성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브라이언 던스톤에게 공급되는 공을 차단하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 결과 1쿼터 5분 정도가 지날 때까지 평균 득점 92.6점인 모비스는 단 2점밖에 득점하지 못하였다.
그리고 신기성은 본연의 임무인 경기 조율에 신경 썼다. 유난히 컨디션이 좋아 보였던 스티브 토마스에게 공을 집중시키며 양팀 최다인 8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KTF는 1승 7패를 거두는 동안 항상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내며 자멸했다. 바로 '뒷심 부족'이다. 농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항상 도망가야할 때 도망가지 못하면 추격당하기 십상이다. KTF는 경기 막판에 나오는 잦은 실책과 무의미한 개인플레이로 항상 스스로 추격의 의지를 꺾곤 했다.
모비스와의 경기에서도 한때 12점차로 앞서있었으나 3쿼터에 첫 역전을 허용했고, 4쿼터에는 김효범의 연속 3점슛에 2점차로 턱밑까지 추격을 당하며 쫓겼다.
하지만, 이때 구세주가 나타났으니 바로 신기성이다. 모비스의 흐름으로 바뀔 수 있었던 경기 판도를 신기성의 3점슛으로 모비스의 애간장을 타게 했다. 그 결과 모비스의 포인트 가드 김현중의 2번의 연속 실책으로 점수 차는 7점차로 벌어졌고 경기는 KTF의 승리로 끝났다.
신기성은 경기당 평균 9.6점 5.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많은 이로부터 '체력이 다 된 것이 아니냐', '이제 스피드가 무뎌진 것이 아니냐' 라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 날의 경기에서 신기성은 많은 논란과 의혹들을 불식시키고 자신만의 색깔을 그대로 보여주며 홈 경기 첫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1라운드가 마쳤을 뿐이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의 승리는 분명 큰 의미가 있다. 부산 KTF의 야전 사령관 신기성은 2라운드에 팀의 중위권 도약을 위해 몸을 사리지 않으려 한다.
과연, 1라운드의 부진 속에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는 KTF는 신기성의 조율하에 2라운드부터 어떠한 모습을 보여 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c) 신기성 (부산 KTF 매직윙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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