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9.26 09:59 / 기사수정 2008.09.26 09:59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는 2011년 대구에서 열리는 제13회 세계국제육상선수권대회를 대비해 2005년부터 매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대회로 해를 거듭할수록 육상 저변확대에 기여하고 있으며 더불어 여러 가지 운영상의 문제점도 보완해나가고 있다. 다소 쌀쌀한 날씨 속에 펼쳐진 이번 대회는 총 16종목 32개국 200여 명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출전해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5만여 관중의 함성을 자아내었다.
이번 대구대회는 8월에 개최된 베이징올림픽과 이달 중국 상해 그랑프리를 막 끝내고 출전한 해외선수들이 대부분이라 경기집중력 부족과 피로누적이 겹쳐서 좋은 성적은 나오지 못했다. 하지만, 해외 선수들의 부진 속에 국내육상의 간판스타인 남자 110m 허들의 이정준(안양시청)과 여자 장대높이뛰기 최원희(원광대)는 안방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관중의 박수를 자아냈다.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겨냥해 2007년 11월 출범한 ‘2011 드림팀'에서 해외전지훈련과 육상연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훈련한 이정준(남자 110m 허들)과 최윤희(여자 장대높이뛰기)는 이번 대회에서 빠른 기록향상을 보이며 한국육상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세계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고 다른 종목의 선수들은 심한 부진을 보여 남은 기간 얼마만큼의 경기력 향상을 이끌어낼지 고민거리이다.
이정준은 23일 일본 가와사키 그랑프리에서 우승하고 바로 귀국해 전날 사전기자회견 등의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이날 13초 53의 한국신기록을 기록해 대회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지난달 베이징올림픽에서 기록한 한국신기록(13초55)을 한 달 사이에 갈아치우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정준은 초반부터 치고 나가 후반부까지 1위를 유지한 이정준은 마지막 허들까지 박빙의 승부를 펼쳤지만 후반 스퍼트에 강한 라이언 윌슨(미국)에 이어 아깝게 2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미녀새'라고 불리는 최윤희도 이날 4m 15를 넘으며 5월 종별선수권에서 세운 한국기록(4m11)을 4cm 경신하며 허리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듯 올해 들어 좋은 기록향상을 보여주었다.
한편, 세계적인 육상스타인 '러시아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는 안 좋은 날씨와 미숙한 심판운영을 지적하며 자신의 기록한 세계기록(5m05)에 훨씬 못 미치는 4m60으로 1위를 차지해 경기장을 찾은 만원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무색하게 하였다.
재작년과 작년경기에서 보여준 바를 조금씩 올리며 박수를 유도해 경기장을 하나가 되게 하는 멋진 이벤트를 이날 찾은 관중은 볼 수 없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신바예바는 자신이 요구한 기준치를 심판진이 준비해주지 않았다며 섭섭한 감정을 들어내기도 하였다.
입국 후 서울과 대구를 거쳐 경기 외적으로 많은 행사에 참여해 미리 예견된 기록이라고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로써는 다소 아쉬운 기록이었다. 하지만, 특유의 밝은 성격으로 시종일관 즐거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전담트레이너인 남자친구와 대구관광지를 둘러보는 여유도 보였다.
이신바예바와 더불어 이번 대회의 최고스타로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 800m 금메달 리스트 월프레드 번게이(케냐)는 1분47초 02의 대회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했다. 대구대회의 단골손님인 번게이는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며 대회 내내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밖에 육상의 꽃이라고 불리는 남자 100m에서는 세계 탑텐 선수들이 빠져 아쉬운 가운데 네스타 카터(자메이카)가 10초08의 대회신기록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여자 100m에 출전한 로린 윌리암스(미국)는 11초 21로 대회신기록을 세우며 1위를 차지했으며 남자 400m 허들 엘 제이 반 질(남아공)은 48초 72로 남자 5000m 제임스 콸리아 쿠루이(미국)는 13분 32초 89로 각각 대회 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를 차지하였다.
올해도 대구시민들의 많은 관심 속에 2008 대구 국제육상경기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눈에 띄게 경기진행이나 대회운영의 질적 향상이 보이지만 아직 까지 2011년 대회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다른 도시들의 대회운영 벤치마킹이 필요할 듯 보인다. 더불어 대회운영뿐이 아니라 경기진행의 면도 신경 써야할 과제라는 점이 부각되었다. 심판운영의 잡음을 없애기 위해 외국의 전문심판진을 초빙해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이나 외국대회의 깔끔한 진행을 적극적으로 받아드려야 할 부분이다.
이제는 시끌벅적한 대회보다는 차분하고 내실있는 대회 추구에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과제에 놓여있다. 동원된 학생들의 기초질서의식 부족으로 주최 측에서 마련한 경기안내책자들이 경기장 내외부 바닥에 쓰레기로 전락하고 경기중 이동이 잦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좀 더 성숙한 관중의식을 내년 대회에서는 기대해본다.
매년 국제육상대회로서의 면모를 갖추어가는 모습과 조직위의 적극적이고 의욕 있는 대회운영으로 내년 대회에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다가올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2008국제육상경기대회 개막식 전경(사진 위), 한국신기록 작성한 110m 허들 이정준(사진 두번째), 장대높이뛰기 시상식 가운데 이신바예바(사진 세번째),대회신기록을 작성한 알프레드 번게이(사진 네번째), 대회신기록을 작성한 네스타 카터(사진 다섯번째).사진=전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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