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작 전
후반기 상승세를 탄 비야레알은 알젠티나커넥션이 주축이 되어 남미특유의 불타오르는 듯한 기세로 자신들의 약점을 상당부분 상쇄시키면서 5위까지 치고 올라갔는데요. 4위인 새롭게 태어난 강호 세비야를 상대로 경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세비야역시 레예스의 이적대금을 이용해 알짜와 대박영입으로 이제는 준비된 다크호스가 아닌 명실상부 강호로 발돋움하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다 객관적 전력상 비야레알보다는 좀 더 높지 않은가 싶었습니다.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4위까지 주어지기에 사실상 1,2위와의 격차가 심한 두 팀으로써는 4위를 두고 벌여야 할 치열한 경쟁이 눈에 선한 경기가 되겠지요.
경기관전 포인트
0. 상승세의 비야레알을 세비야가 꺽을까?
1. 터프하기로 이름난 세비야의 수비조직이 리켈메와 포를란을 얼마나 막을까?
2. 바프티스타의 파괴력을 비야레알의 수비가 막을 수 있을까?
3. 홈에서 유난히 강한 팀으로 꼽히는 세비야가 과연 홈경기인데 질까?
4. 소린의 무한오버래핑과 알베즈의 스피드싸움
5. 눈여겨 볼 선수
세비야 : 브라질산 괴물 바프티스타, 터프가이 수비수 알파로
비야레알 : 알젠티나의 천재 미드필더 리켈메, 프리메라 적응 완료! 득점 2위 포를란, 공이 있는 곳에는 내가 있다! 소린
선발라인업 - 세비야
01 Andres Esteban
24 Armengot Pablo Alfaro
20 Carrion Aitor Ocio
06 Alves Daniel
03 Castedo David
08 Fernando Sales
18 Jose Luis Marti
11 Dirnei Renato
16 Claro Adriano Correia
10 Cesar Julio Baptista
14 Ramiro Antonito
sub
13 Antonio Notario
35 David Prieto
15 Juan Redondo
23 Lopez Jordi
31 Jesus Navas
07 Dominguez Carlitos
09 Ariza Makukula
전 경기에 골을 넣으면서 후반기에 감각을 찾아가는 가 싶었던 마쿠쿨라를 기용하지 않고 한번 기세를 타면 거친 야생마와 같은 비야레알을 의식한 안정감을 중시한 라인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선발라인업 - 비야레알
25 Jose Reina
03 Rodolfo Arruabarrena
12 Juan Pablo Sorin
17 Rodriguez Javi Venta
16 Sanjuan Quique Alvarez
02 Gonzalo Rodriguez
21 Sebastian Battaglia
08 Juan Riquelme
19 Marcos Senna
05 Diego Forlan
07 Antonio Guayre
sub
01 Javier Lopez Vallejo
24 Miguel Armando Sa
22 Juan Manuel Pena
18 Cesar Arzo
14 Romero Hector Font
04 Gonzalez Santi Cazorla
09 Luciano Figueroa
23 Romero Jose Mari
공격적 윙백에 리켈메의 천재성으로 포를란의 득점력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모습이 보이는 라인업입니다.
전반전 감상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야생마를 길드리는 법을 아는 세비야였습니다. 편안한 안방에서 손님맞이하듯 공격으로 수비나 개개인의 부족한 능력을 커버하는 비야레알을 효과적으로 수비하면서 점점 진을 빼며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었는데요. 승점이 1점차에 불과해 불꽃튀는 공격으로 경기가 진행되지 않을까 했던 예상이 조금 빗나간 느낌이었습니다.
하비 나바로라는 단짝이 없지만 알파로의 거친수비와 리딩이 여전히 빛난 세비야의 수비진은 맨마킹과 유기적 수비조직을 이용 포를란과 과이레를 자극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야레알은 리켈메의 프리킥과 소린의 돌파에 이은 슈팅등으로 공격을 풀려했지만 예스테반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데다 워낙 중앙에서 포를란이 고립되면서 경기페이스가 점점 말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포를란과 과이레등 이렇다할 위협이 되지 못한데 비해 바프티스타는 'the beast'이라는 별명과 본업이 수비형 미드필더였던 전력답게 경기장 전역을 누비며 시종일관 비야레알의 수비를 괴롭혔습니다.
전반전 세비야의 득점
상대적으로 세비야의 마르티등의 미들진이 공격가담과 수비에 대한 적극성이나 침착함이 좀 더 낫지 않나 싶었습니다. 역시 홈에서는 세비야를 이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란 느낌을 주면서 35분 기어이 살레스가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방향만 바꾸는 헤딩으로 바프티스타가 첫골을 터뜨립니다.
측면에서 확실하게 마크하지 못하고 개인기에 제쳐진 것도 있지만, 그 이전 수비진이 바프티스타의 쇄도에 적극적으로 마크하지 못했던 것과 골키퍼와의 호흡불일치가 실점의 원인이었던 듯 합니다.
이후, 반격에 나선 비야레알의 빈틈을 노린 안토니토와 바프티스타의 침착함에 도리어 한골을 더 헌납할 뻔 했었는데요. 실점직후 흔들린 듯한 레이나 골키퍼가 멀리 차버린 공이 세비야에 걸려 역습을 당한 것이 빌미가 되었지요.
홈인데다 기선제압에 성공하고 수비조직의 실수를 틈탄 득점까지 급할 것 없이 제풀에 지치길 기다리듯 야생마적 기질을 가지고 있는 알젠티나 커넥션의 비야레알을 요리하면서 홈에서만큼은 세비야를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후반전 감상
46분 후반 시작과 함께 과이레와 호세 마리를 교체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얻고자 했지만 거친 수비에 자꾸만 막히면서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리켈메가 볼을 잡아도 패스할만한 공간을 주지 않는 타이트한 마크를 보여주는 마르티와 레나토가 지키는 중원과 프리메라 터프 1위 수비조직은 포를란과 호세마리에게 결코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는데요. 그래도 호세마리의 분전이 눈에 띄었습니다.
빠른 발을 이용한 다니엘 알베즈의 돌파에 윙백의 공격가담빈도가 낮아지는 문제점이 들어나면서 리켈메가 막히면 팀이 진다는 슬픈 현실이 들어나는 듯 했지요. 리켈메와 이번 시즌 대대적인 영입이전의 순위가 10위권 중반의 팀이였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경기를 완전히 장악한 세비야는 오시오등의 수비수들이 효율적인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옐로우카드를 두려워하지 않는 듯한 강력한 수비와 역습을 보여주던 레나토는 전반전의 오시오와 더불어 옐로카드를 받았습니다.
교체로 보는 양팀의 승부수
62분 소린과 폰트를 바꾸면서 승부수를 던지는 비야레알이었지만 우선 팀이 미들지역에서부터 세비야의 공격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니었나 싶었는데요.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할 때의 속도와 자신들만의 경기리듬을 잃어버린 것이 문제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이러한 승부수에 화답이라도 하듯 세비야는 64분 세비야는 안토니토와 카를리토스를 교체하면서 역습의 스피드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요. 아예 여기서 마무리 짓겠다는 듯 69분 살레스와 제2의 레예스 헤수스 나바스를 교체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비야레알은 결코 세비야와의 경기에서 질 수 없다는 듯 70분 피게로아와 포를란을 교체했습니다만 이러한 교체를 통한 감독의 전략의 성과는 세비야쪽에 있었던 듯 합니다.
젊고 빠른 헤수스 나바스는 시종일관 경기장을 누비며 유효슈팅과 함께 비야레알의 윙백들이 공격에 가담하지 못하게 괴롭혔는데요. 나바스가 만들어낸 코너킥상황에서 오시오와 볼 경합을 벌이던 바타글리아의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바프티스타가 성공시키면서 2:0 승부를 사실상 결정짓는 듯 했습니다. 경기시간은 82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요.
세비야의 위기
비야레알의 입장에서는 정말 안풀리는 경기였습니다. 리켈메가 호세마리, 폰트, 피게로아등에게 패스를 해주면서 어떻게든 골을 넣고자 노력하지만 세비야의 거친 수비에 막혀 무력하게 무너지는 것인가 싶었는데요.
하지만 경기는 역시 끝까지 봐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듯 프리킥상황에서 오늘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오시오가 피게로아에게 반칙을 하면서 얻은 페널티킥을 리켈메가 성공시키면서 동점의 희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88분, 추가시간은 5분이 주어졌습니다. 세비야의 선수는 10명뿐.
결코 4위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듯 전원이 수비에 가담하면서 90분간 이기고 추가시간에 질 수는 없다는 세비야를 상대로 드디어 득점찬스를 맞이합니다. 93분 전후반 걸쳐 소린의 위협적인 슈팅이후 가장 좋은 득점찬스를 맞이한 비야레알이었는데요.
기세가 산 리켈메와 호세 마리(?)의 패스에 이은 피게로아의 쇄도에 결정적 위기를 맞습니다만, 피게로아의 잊혀진 득점포는 언제쯤 가동될런지 예스테반의 선방과 따라붙던 수비수 사이에서 너무나도 좋은 찬스를 날리면서 동점에 대한 아쉬움을 짙게 남기면서 경기를 마무리합니다. 비야레알의 입장에서는 너무나 아쉬운 찬스였다는 생각을 경기가 끝난 이후에도 리플레이화면을 보면서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경기감상 - 세비야편
1. 홈에서만큼은 나바로가 빠져도 강한 수비와 경기내내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거친 수비때문에 받은 많은 카드는 어찌 감당할런지?
2. 바프티스타는 야수고 괴물이다. 누가 본업이 수비형 미들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벌써 10골이고 전시즌 득점 2위 다재다능하다.
3. 라모스와 마쿠쿨라등 젊은 재능의 모습을 보지 못해 아쉽지만 세비야는 더이상 다크호스가 아닌 명실상부 강호가 아닐까?
경기감상 - 비야레알편
1. 리켈메 혼자 다하기엔 경기장이 너무 넓다
2. 세비야의 페이스에 말리면서 템포를 놓친 것이 패인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3. 피게로아의 득점력은 언제쯤 제대로 살아날까? 너무 아깝다
글을 마무리하며
세비야는 실점이 꽤 높길래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나바로가 부상(?)인지 스쿼드에 제외가 되어 있더군요. 과거에는 짠물수비의 대명사였지만 카나리아커넥션과 헤수스 나바스와 안토니토, 라모스등의 유스팀자원을 통한 탈태환골은 무척 인상적입니다.
발렌시아가 전년 시즌만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안정적 3위 수성도 노려볼만한 상황인데요. 그럴려면 나바로의 복귀와 장기부상으로 전반기를 날린 마쿠쿨라의 득점력이 중요해지겠지요.
비야레알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경기상의 문제점이 그대로 들어난 듯 합니다. 그라운드내에 뛰는 선수중 반절가까이가 알젠티나출신선수들 답게 기세를 타면 폭풍같이 몰아치면서 경기장 전체를 다 장악하지만, 한번 막히면 이상하리만치 안풀리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무엇보다 포를란과 호흡을 맞춰줄 포워드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호세마리는 윙포워드나 포워드자리에서 올림픽대표시절의 모습을 찾기란 무척 어렵고, 과이레와 폰트의 활약이 좋기는 하지만 원래 미드필더들이어서 그런지 윙포워드에 더 걸맞는 움직임을 보여주는 상황에 피게로아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요.
프리메라 리가의 양강체제가 발렌시아와 데포르티보에게 깨지면서 4강 구도로 변모했다면 이제는 4강의 멤버들이 교체되는 시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4,5,6위인 발렌시아, 베티스, 에스파뇰가 38점이고 7위인 비야레알이 37점인 혼전은 중소클럽을 응원하는 팬들에게 덕욱 더 보는 재미를 주는데요. 개인적으로 비야레알의 선전을 기대합니다.
이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