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5.01.28 15:41 / 기사수정 2005.01.28 15:41
야구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화두- 어깨 열고 닫는 문제
타자가 잘 때리기 위해
투수가 잘 던지기 위해
항상 고민하고 발전시켜야할 것들이 여러 가지 있으나
둘 모두에게 공통되는 부분이 있고 둘 모두 고민해야하는 점이 있으니
그게 바로 어깨의 열고 닫는 문제이다.
흔히 중계에서 슬럼프에 빠진 투수나 타자를 보고 어깨가 '너무 빨리 열린다'는 문제를 많이 지적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좋은 선수를 칭찬할 때 '저 투수(타자)는 어깨의 열고 닫음이 좋다'고 말하거나 '어깨를 철저히 닫아 놓고 친다'며 칭찬하는 경우가 많다.
어깨의 열고 닫음이란 아주 중요한 문제다.
좋은 투수일수록, 그리고 좋은 타자일 수록 어깨를 열고 닫는 능력과 감각이 좋고 잘 훈련되어 있기 마련이다.
투수 같은 경우 어깨가 적절한 시점에 열려야 안정된 투구폼을 만들어 좋은 제구력과 회전력 강한 볼을 가질 수 있고, 타자 같은 경우 어깨가 적절한 시점까지 닫아놓은 상태에서 열려야 공을 붙여놓고 때릴 수 있는 기초가 생긴다.
이렇듯, 어깨를 열고 닫는 문제, 즉 어느 시점까지 닫아놓고 어느 시점에 열어 놓느냐의 문제는 투수와 타자에게 중요한 문제이고 항상 숙제가 되는 일이라 말할 수 있겠다.
투타 만능 야구선수들 왜??
프로 야구에서는 볼 수 없지만 투타를 겸하는 아마야구에서는 투수로서도 또 타자로서도 대단한 재능을 보이는 선수가 많다.
잘 던지고 잘 치고
프로에서도 현재 투수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아마시절 한 때 좋은 타자이기도 했던 선수들도 아주 많고 또 현재 타자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아마시절 좋은 투수였던 경우도 많다. 전자로서는 송진우와 김광삼등이 있다면 후자로는 이호준,이승엽,이영우,김동주,이진영 등이 있다.
미국으로 간 봉중근도 타자로서 더 돋보였던 선수고, 조성민만 해도 아마시절 그리고 요미우리시절 얼마나 무서운 배팅을 자랑했는가? 이렇게 투타에 모두 재능을 보였던 야구 선수들이 참 무수하게 많은데 이들이 단순히 또 막연하게 야구에 재능이 있고 타고난 운동신경이 뛰어나기 때문에 투타에 모두 능했던 것일까?
물론 우선적으로 야구에 재능이 많고 타고난 운동신경이 뛰어났기 때문에 양쪽에서 모두 경쟁력을 보여준 것이겠지만 본 기자는 던지는 투구, 때리는 타격이 상반된 것으로 보이는 행위가 적지 않은 부분을 공유하기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본다.
그것이 바로 먼저 언급을 한 어깨 열고 닫는 문제인데, 이 부분에 감각이 좋고 훈련된 선수가 투구를 할 때도 역시 어깨를 열고 닫는 문제에서 능숙함과 강점을 보이게 되니 투구 역시 잘하게 되는 것이다.
투구에서 공을 던질 때 어깨를 열고 닫는 감각이 좋고 훈련이 잘된 선수가 타격을 할 때, 역시 어깨를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 능숙함과 강점이 있으니 타격 역시 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투수도 잘하지만 타자로도 잘하고 타자도 잘하지만 투수로서도 재능을 보이는 투타에 만능인 선수가 아마야구에 많은 것이다.
자, 이렇게나 어깨를 열고 닫는 문제를 강조했고 야구에서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것은 야구선수로서 투타 안가리고 모두 대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고 모든 선수가 항상 그 감각이 무뎌지지 않게 노력하고 고민해야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어깨 열고 닫는 감각이 좋고 잘훈련된 선수일 수록 좋은 선수라 말할 수 있겠다.
작년에 신인이었던 타자 중에서 유난히 어깨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 특출한 능력을 보여줬던 선수가 있는데 바로 한화이글스 고동진 선수다.
한화이글스 왼쪽 날개, 고동진의 경쟁력
작년에 한화이글스에서는 많은 젊은 선수들이 뛰쳐나와 야구판에 신선한 바람을 불게 했는데 그 주역 중 하나였던 고동진 선수.
161타수 61안타 3할1푼7리, 홈런5개, 도루8개 득점권타율5할, 출루율 0.371. 장타율 0.484
빠른 발과 강한 어깨 정교한 타격에 장타력까지 이렇게 나마 많은 툴들을 보여주며 야구팬들에게 강하게 어필했던 선수.
160여타석 소화, 규정타석의 2/5정도, 적다면 적은 타석을 소화한 것이기에 검증된 바가 적다고 볼 수도 있지만, 보기에 따라서 신인치고 저 정도 타석을 소화했다면 나름대로 제대로 자신의 재능을 검증받고 보여줬다고 볼 수도 있다.
고동진의 경우 공격에서 보여준 강렬함이 대단했다. 먼저, 스윙은 간결하게 나갔고 궤적 역시 좋았으며 스윙 스피드가 아주 빨랐다.
적극적인 타격자세 변화구와 직구 모두 능수능란하게 공략하는 모습, 좌투수 상대로도 꽤 선전했다.
하지만 제일 눈에 띄고 우수해 보였던 고동진의 능력으로는 앞에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어깨를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 탁월한 감각을 보였다는 것.
타격이란 투수가 던진 공을 처음엔 선으로 파악해 몸에 붙여놓고, 그리고 어깨를 철저히 닫아논 상태에서 나중엔 점으로 파악해 때려야한다.
고동진은 변화구이든, 직구이던 몸쪽공이든, 바깥쪽공이든 우투수의 공이든 좌투수의 공이든 어깨를 항상 철저히 닫아놓고 때려줬었고, 이것은 너무도 신인 답지 않은 타격이었으며 타격자세였다.
그러니 어떤 구종이던 모두 능히 대처할 수 있었고, 그 어깨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선수다.
선배인 한화 이영우도 어깨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는 2% 부족한 모습이 커리어 내내 보였는데 이영우보다도 컨택능력은 몰라도 어깨 열고 닫는 문제에 한정해서는 고동진이 타격의 대가 이영우보다 한 수 위일 정도였다.
이영우 같은 경우는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어깨의 열고 닫는 감각이 상당히 무뎌진 상태로 오래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고동진은 유별났다. 어깨의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 문제를 보인적도 그 감각이 무뎌진 적이 없었다. 아직 풀시즌 치룬 경험이 없는 고동진이라서 단정지어 말할 수 없지만 작년 시즌 경우 1군무대에 있을 당시 어깨의 열고 닫는 문제로 고동진이 기복을 보인 적은 없었고 이것이 참 놀라웠다.
올시즌 거세게 불 고동진 바람.
앞에서 말한 그것이 바로 고동진의 경쟁력, 뱃스피드, 스윙의 간결함과 성실성 등도 있지만 구종을 가리지 않고 투수의 좌우 또한 가리지 않고 철저하게 어깨를 닫아놓은 상태에서 공을 몸에 붙여 때린다는 것이다. 어깨 열고 닫는 문제에 있어서는 어떤 선배타자 못지 않은 선수다. 이런 특출나고 중뿔난 경쟁력은 가장 큰 장점이다.
지난 시즌 늦게 기회를 얻었으며 손바닥 부상으로 인해 일찍 시즌을 접어 고동진 바람은 오래 일지 않았지만 감독 부임 이전부터 고동진을 극찬하며 높이 샀던 김인식감독 아래서 풀타임을 치루게 된 선수다. 그렇기에 올해 다시 고동진의 바람이 불지 않을까 싶다.
장기레이스 치루고 체력 안배하는 요령을 쌓아가고 좌투수 상대로 더 많은 승부경험을 쌓아아 가야하는 등 아직 풀어야할 과제등이 많지만 빠른 뱃스피드, 그리고 위에서 말한 고동진만의 경쟁력이 있기에 고동진 바람이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고, 한시즌 내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호타준족 좌타외야수로서 성공시대를 얼어가고 있는 박한이와 박용택. 두 선배 선수들을 추격하고 경쟁자의 위치까지 발돋움하며 영리하고 용맹한 리드오프로서 한화이글스를 이끌 고동진을 기대해본다.
뚜껑사진 출처 http://hanwhaeagl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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