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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제한적 FA된 가드 아레나스의 장단점은?

기사입력 2008.06.11 05:11 / 기사수정 2008.06.11 05:11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6월 10일, 워싱턴 위저즈의 가드 길버트 아레나스가 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될 것임을 선언했다. 이번 시즌 1,194만 달러(123억 원)의 연봉을 받은 아레나스는 2008/09시즌까지 계약되어 있지만, 마지막 해인 다음 시즌을 앞두고 원하면 제한적 자유계약선수가 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만약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않고 기존 계약으로 위저즈에 잔류하면 보장되는 다음 시즌 연봉은 1,280만 달러(131억 원)이다.

아레나스는 2000년 미국대학농구 태평양지구 신인우수팀, 2000년 《바스켓볼 타임스》 선정 미국대학농구 신인차석우수팀, 2001년 미국대학농구 태평양지구 수석우수팀, 미국대학농구 우수팀 선정대상 2회(2000-01)라는 아마추어 경력을 쌓은 후 2001년 NBA 신인지명 31위로 프로에 입문, 2002/03시즌까지 서부콘퍼런스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활약한 후 2003/04시즌부터 동부 콘퍼런스의 위저즈에서 몸담고 있다.

2003년 신인올스타전 최우수선수, 2003년 기량발전상, 3연속 올스타(2005-07), 2연속 삼석우수팀(2005-06), 2007년 차석우수팀 경력자로 현재 NBA 최고 가드 중 한 명이다. 포인트가드임에도 폭발력과 돌파, 슛오프 드리블, 다양한 득점방법, 결정력, 리그 최고 수준의 슛 범위 등 직접공격력에 대해 광범위한 호평을 받고 있으며 본 임무라 할 수 있는 경기운영능력도 향상됐다. 돌파를 위한 민첩성과 승리에 대한 열정도 모자람이 없다. 그러나 종종 슛 선택에 대한 비판과 함께 수비완성도를 의심받기도 한다.

아레나스의 이번 시즌은 정규리그 82경기 중 13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부상과 함께였다. 시범경기를 앞두고도 무릎재활을 받아야 했던 아레나스의 이번 시즌 부상일지는 다음과 같다.

2007/08시즌 길버트 아레나스 부상일지

2007년 10월 16일 발가락 통증 호소 

2007년 11월 7일 수술했던 무릎이 딱딱해졌음. 

2007년 11월 14일 MRI 촬영결과 무릎에 이전보다 심각한 손상은 발견되지 않음. 

2007년 11월 17일 무릎 통증으로 결장 

2007년 11월 21일 무릎 수술 

2007년 12월 8일 자전거를 타는 재활시작 

2008년 3월 5일 무릎 상태 양호 

2008년 3월 17일 MRI 촬영 

2008년 4월 2일 복귀전 

2008년 4월 25일 무릎 부상 재발 

2008년 4월 30일 잔여 시즌 결장 확정 

2008년 5월 2일 무릎이 딱딱해짐 

2008월 6일 2일 의학적인 재활 완료

따라서 이번 시즌 아레나스의 활약상은 그의 100%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다음 시즌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으며 팀 경기시간 대비 정규시즌 10%, 플레이오프 33%의 출전시간도 개인역량을 파악하기 충분한 분량이다. 제한적 자유계약선수로 타 팀의 구애를 기다리게 된 아레나스에 대해 이번 시즌 기록을 중심으로 지난 시즌 기록을 병행 언급하면서 장단점을 살펴보도록 한다.

1. 돌파에 이은 골밑슛 - 개인능력의 산물

아레나스는 포인트가드로 매우 좋은 193cm 98kg의 신체조건을 지녔지만, 대중을 사로잡을만한 운동능력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다. 하지만, 앞서 언급처럼 민첩성은 상당하다. 아레나스의 돌파와 이후 골밑슛은 리그 최상급의 슛 범위에 가린 그의 대표적인 장기다.

부상으로 완벽한 몸이 아녔음에도 이번 시즌 아레나스는 정규리그 58.5%, 플레이오프 62.5%라는 고감도 골밑슛을 보여줬다. 성공한 골밑슛 중 동료의 도움으로 기록된 비율은 정규리그 29%, 플레이오프 40%다. 따라서 산술적으로 정규리그 71%, 플레이오프 60%의 골밑슛은 아레나스의 개인능력으로 만들어진 셈이다. 이는 그의 골밑슛이 소위 ‘받아먹기’와는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는 수치다.

2. 결정력 - 플레이오프에 강했다.

아레나스는 대중의 상식을 초월한 장거리 슛을 실전에서, 그것도 결정적인 상황에 시도하여 성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이번 정규시즌 아레나스의 공격시간 21초 이후 조정야투정확도(3점슛에 가중치를 준 조정통계)는 35.2%에 불과했다.

성공 중 도움으로 기록된 것이 29%에 불과할 정도로 개인능력에 기댄 시도가 많았고 건강이란 확실한 변명거리도 있다. 그러나 낮은 도움 비율은 무리한 시도의 결과였다고 볼 소지도 충분하기에 어찌 됐든 결과적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아레나스는 정규리그와 크게 다르지 않은 33%의 도움비율에도 공격시간 21초 이후 50%의 조정야투정확도를 기록했다. 큰 경기의 높은 결정력은 NBA의 주류와는 거리가 먼 위저즈에서 뛰면서도 세계적인 스타가 될 수 있던 이유 중 하나다.

3. 정상급 수비력과는 거리가 멀지만… - 아픈데도 수비력 향상?

앞서 수비완성도에 대한 의심을 언급했듯이 아레나스의 수비는 건강할 때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시즌 아레나스가 상대 포인트가드에 허용한 PER(선수효율성지수, 15가 리그평균)은 19.8로 평균을 훨씬 웃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정상이 아닌 이번 시즌 아레나스의 수비가 통계상 이전보다 낫다는 것이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의 상대 포인트가드 PER은 각각 17.2와 12.6이다. 또한, 아레나스의 PER은 지난 시즌 26, 이번 정규리그 20.5, 이번 플레이오프 12.1이었다. 즉 공격 비중이 작거나 활약이 저조할수록 수비는 역으로 더 좋아졌다는 것이다.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아레나스는 자신의 건강을 의식한 듯 공격비중을 줄인 대신 앞서 언급처럼 골밑슛과 결정력의 호조를 바탕으로 정확한 공격을 구사했다. 여기에 더해 대인 수비도 최근 2년간 가장 좋았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결국, 아레나스의 수비력은 집중의 문제로 여겨진다. 공격비중이 작거나 부진하여 상대적으로 수비에 집중하고 힘을 쏟는다면 좋은 수비수가 될 수 있는 역량을 지닌 것이다. 물론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전력을 다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선수들도 리그엔 존재하는데 바로 그들이 최정상급이 아닐까? 아직 아레나스가 그런 경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자명하다.

4. 점프슛의 과거와 현재 - 과연 다음 시즌은?

점프슛은 아레나스의 대표적인 장기다. 리그의 대표적인 장거리 슈터임에도 지난 시즌 45.4%라는 수준급의 점프슛 조정야투정확도를 기록했다. 전체공격 중 점프슛의 비중은 75%로 높았지만 58%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골밑슛과 조화가 됐기에 문제라 볼 순 없었다. 점프슛 성공 중 도움으로 기록된 것은 40%다.

그러나 반복적인 연습이 무엇보다 중요한 점프슛의 특성 때문인지 이번 시즌 아레나스의 점프슛은 기대 이하였다. 정규시즌 41.7%, 플레이오프 41.1%로 대동소이한 조정야투정확도를 기록했다. 골밑슛의 정확도는 여전히 높았지만, 공격비중이 78%를 웃도는 점프슛이 부정확해지면서 공격의 외곽편중은 단점이 됐다. (전체 공격 중 점프슛의 비중: 정규리그 79% 플레이오프 78%)

화려했던 지난 시즌과 고전한 이번 시즌을 지나 다음 시즌 아레나스의 점프슛은 그의 성공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확한 골밑슛이 있다곤 하나 운동능력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민첩성과 기교에 바탕을 둔 특성상 지금보다 비중을 높이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지난 시즌처럼 조정야투정확도 45% 이상의 점프슛을 구사할 수 있어야 리그정상급 가드의 위용을 유지할 수 있다.

이번 시즌의 부진이 단지 건강이상으로 말미암은 연습부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는지, 그게 아니면 신체 이상과 수술로 이전 같은 슛 방법을 구사할 수 없는지는 자신이 아닌 이상 알 도리가 없다. 전자라면 건강 회복을 전제로 그의 열정이라면 충분히 감각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만약 후자라면 변화된 신체에 맞는 새로운 슛 방법을 찾고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5. 과연 아레나스는 좋은 포인트가드인가?

포인트가드의 역량을 판단하는 대중의 척도로 대표적인 것은 바로 ‘경기당 도움 횟수’이다. 이를 좀 더 포괄적인 개념으로 환산한다면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기회창출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동료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주는 포인트가드가 유능한 선수이고 팀에 보탬이 되는 것은 당연한 말이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기회창출횟수가 곧 팀의 호조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창의적인 패스로 한 골을 돕는 것이나 가까운 곳에 있는 수비의 방해를 가장 덜받는 동료에게 안전하게 패스를 하여 경기운영의 원활함을 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팀에 더 보탬이 되는지의 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다.

이번 시즌 동부콘퍼런스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40승 42패 승률 48.8%라는 저조한 성적에도 어쨌든 콘퍼런스 7위로 3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비록 16강에서 탈락했지만, 정규리그 동부 2위 디트로이트 피스턴스에 2승 4패로 선전하며 장래가 밝다는 평을 받았다. ‘훌륭한 포인트가드가 팀을 이롭게 한다.’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일부 팬은 세븐티식서스 호조(?)의 1등 공신으로 앤드리 밀러(팀공헌지수 리그 92위)를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밀러는 도움왕 경력자로 리그 최상급의 기회창출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작 이번 시즌 밀러의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는 정규리그 -6.3, 플레이오프 -21.1로 극히 저조했다. 동료에게 많은 득점기회를 만들어주는 포인트가드가 뛰고 있음에도 오히려 팀은 그가 없을 때보다 더 적은 득점과 더욱 많은 실점을 한다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로 가늠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해당 선수의 조직이해와 기여의 정도이다.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득실차란 개념에 따르면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뛰고 있다면 쉬고 있을 때보다 팀은 득점은 증가하고 실점은 감소하는 것이 당연하다.

이런 개념으로 본다면 지난 시즌 14.1이란 높은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의 아레나스는 ‘좋은 포인트가드’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포인트가드의 척도로 흔히 쓰이는 도움과 실책에서 지난 시즌 아레나스는 48분 환산으로 경기당 7.2도움/3.8실책으로 1실책 당 1.89도움을 기록했다. 상대적으로 실책이 많음에도 팀에 확실한 보탬이 된 아레나스를 어떻게 정의해야 할까?

하지만, 이번 시즌 아레나스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나쁜 포인트가드’였다. 정규시즌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는 1.3으로 그나마 체면치레는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선 -10.2로 앞서 언급한 정교한 공격과 뜻밖에 좋았던 대인 수비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부상으로 훈련량이 적어 조직적인 움직임의 숙지가 어려웠던 것을 이유로 볼 수 있겠지만 어쨌든 한 팀을 이끄는 포인트가드의 저조한 득실차는 굳이 도움 횟수를 거론할 필요가 없는 명백한 잘못이다.

이번 시즌 아레나스의 득실차 저조는 엄격하게 본다면 ‘개인의 부진에도 팀과 하나가 되려 하기보단 겉돌았다.’라고 비판할 수도 있다. 자신의 활약과 상관없이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포인트가드의 진정한 임무이다. 지난 시즌까지 성적을 본다면 건강을 회복한다면 득실차 개선이 거의 확실시 되지만 포인트가드로서 대중에게 고평가를 받으려면 경우에 따라 ‘나를 죽이더라도 동료를 살릴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길버트 아레나스 (Gilbert Arenas) 

별칭: 에이전트 제로 (Agent Zero), 히바치 (Hibachi)
생년월일: 1982년 1월 6일 (만 26세)
신체조건: 193cm 98kg
국적: 미국
위치: 포인트가드 

소속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2001-03), 워싱턴 위저즈(2003-08)
주요경력: 2000년 미국대학농구 태평양지구 신인우수팀, 2000년 《바스켓볼 타임스》 선정 미국대학농구 신인차석우수팀, 2001년 미국대학농구 태평양지구 수석우수팀, 미국대학농구 우수팀 선정대상 2회 (2000-01), 2001년 NBA 신인지명 31위, 2003년 NBA 신인올스타전 최우수선수, 2003년 NBA 기량발전상, 3연속 NBA 올스타(2005-07), 2연속 NBA 삼석우수팀(2005-06), 2007년 NBA 차석우수팀
비고: 쿠바계 미국인이다.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사진 (C) NBA 공식홈페이지 (NBA.com)]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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