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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인사이드] 페스타 온 아이스, 순간의 꿈으로 끝나면 안 된다

기사입력 2008.05.20 08:43 / 기사수정 2008.05.20 08:4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이번 주말에 막을 내린 'KCC SWITZEN Festa on Ice 2008'이 내건 슬로건 중 하나는 '한국 피겨의 대중화'였습니다.

김연아는 현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 스타가 되었고 피겨란 종목이 낯설기만 했던 한국에서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 열광적인 아이스쇼가 열렸습니다.

17일에 두 번, 그리고 18일 마지막 공연이 끝나기까지 이번 아이스쇼에 참가한 피겨선수들은 모두 너나 할 것 없이 만족스러운 소감을 밝혔습니다. 특히 조니 위어(미국, ISU 남자 싱글 6위)와 다카하시 다이스케(일본, ISU 남자 싱글 1위)는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며 많은 경기와 쇼를 치러봤지만 한국 팬들만큼 열광적인 성원을 보내준 곳은 없었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번 공연을 취재하면서 피겨에 이토록 열광하는 관중들을 확인한 필자는 내심 놀랬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한편으론 '한국 피겨의 대중화'란 논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필요성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한국 스포테인먼트의 한계, 홍보의 부족은 아쉬운 점

'페스타 온 아이스'는 주최 측의 홍보부족으로 5000석의 지정좌석을 가진 목동실내링크에서 1회 공연은 3700명이 들어왔고 2회 공연은 4000명이 넘는 관객이 좌석을 차지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공연에서도 좌석의 빈자리는 곳곳에 보였습니다.

이런 문제를 야기한 것은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겠지만 아직도 스포츠 이벤트와 공연에 대한 체계적인 마케팅 방법이 올바르게 서지 못한 한국 스포테인먼트의 한계에 가장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대회를 제대로 유치하고 진행하려면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고 기획 단계부터 홍보까지 탄탄히 짜여진 틀에 의해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러한 경험이 부족한 국내 스포테인먼트의 한계가 이번 공연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의 티켓 예매는 4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더 체계적인 홍보가 이루어졌다면 티켓의 예매는 이것보다 훨씬 전에 진행되어야 했을 것입니다. 그것도 일부 포탈사이트와 중계권을 담당한 방송국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홍보를 내보낼 매체조차 부족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많은 관객들이 찾았다고는 하지만 세 번의 공연중 단 한 번도 목동 아이스링크의 지정좌석인 5000석을 가득 메우지 못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일반적인 스포츠팬들이 생각하는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비싼 티켓 가격도 원인이 있었겠지만 핵심적인 문제는 대회를 순차적으로 진행시켜 나가는 노하우의 부족이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비단 스포테인먼트를 떠나서 하나의 스포츠 대회나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내려면 홍보기간을 최대한 늘리고 그 기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대회의 유치를 제대로 알리는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에서는 대회가 임박해오자 대중들의 관심이 쏟아졌지만 일본은 개최국인 한국보다 훨씬 앞서서 이 대회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피겨의 대중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한국과 피겨의 위상과 저변이 높은 일본을 비교하는 것은 형평성에서 어긋나겠지만 타국에서 벌어지는 대회라 해도 일본의 관계자들이 왜 그렇게 일찍부터 체계적으로 이 대회의 홍보와 마케팅에 전념했는지를 국내의 스포테인먼트 관계자들은 유념해 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는 피겨의 대중화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의 발견

그러나 이번 대회가 절대로 실패작은 아닙니다. 오히려 최상의 성공은 이루어내지 못했어도 앞으로 계속 이어질 피겨에 대한 세인들의 관심에 더욱 도화선을 지핀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비록 1회 공연에서 나타난 조니 위어가 연기할 상황에서 곡의 선정에 문제가 있었던 실수가 있었긴 해도 전체적인 공연의 흐름은 깔끔했습니다. 그리고 이벤트 공연에 참여한 세계 유수의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최상의 연기를 펼쳐줘, 이번 공연을 더욱 값지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번 '페스타 온 아이스'가 한국 피겨에 있어서 잠시 스쳐 지나가는 달콤한 꿈이 아닌 '한국 피겨의 대중화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저 '페스타 온 아이스'가 일회적인 상업성 대회로만 남게 된다면 한국 피겨의 대중화는 더욱 더뎌질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벤트 공연의 파급효과로 이어질 한국 피겨의 기획안과 실천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팬들에게 지속적으로 보여줄 볼거리도 필요하지만 이러한 기반을 확실하게 완성해가는 행정적인 발전도 함께 이루어져야 비로소 한국 피겨의 앞날에 희망이 보일 수 있습니다.

김연아의 성공으로 인해 롯데월드를 비롯해 과천과 안양의 빙상장에서 미래의 피겨챔피언을 꿈꾸는 유망주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전에 빙상장을 찾아보면 링크를 지속적으로 도는 쇼트트랙 선수들이 많이 보였었고 그 가운데에서 서너 명의 피겨선수들이 외롭게 연습하는 모습이 익숙했었습니다.

그러나 피겨 지망생들이 조금씩 증가하면서 이제 피겨선수들이 쇼트트랙 선수들과 차별적으로 빙상장을 대절해서 연습할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그러나 피겨선수들을 위한 전문적인 링크장이 없는 실정이어서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빙상장을 이른 아침과 밤늦은 시간에 이용하는 것이 현재 피겨선수들의 현실입니다.

김연아의 출연과 동시에 조금이라도 한국 피겨의 미래를 진지하게 생각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페스타 온 아이스'와 같은 볼거리와 이벤트도 한국 피겨의 발전의 위해서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과 함께 한국 피겨의 기틀을 마련할 기획안이 함께 가야 많은 유망주들에게 저변을 넓혀 줄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김연아란 선수가 있기 때문에 한국 피겨가 대중들에게 관심을 얻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김연아로만 그치지 않고 국내의 피겨 팬들을 흥분시킬 수 있는 유망한 선수들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한국 피겨의 대중화는 꾸준하게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에서 피겨스케이팅이 대중적인 인지도를 넓혀 나갈 수 있고 인기종목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아이스쇼를 통해 여실히 증명되었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그 다음으로 이어질 것은 피겨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와 지원, 그리고 김연아의 대를 이를 선수들의 발굴과 양성입니다.

그저 눈앞의 이익만을 생각해서 이런 이벤트를 단발식으로 치르고 건설적인 기획안과 국내 피겨선수들이 경합하고 성장할 수 있는 국내 대회의 성장을 등한시한다면 '페스타 온 아이스'는 그저 일시적으로 스쳐 지나가는 '달콤한 꿈'으로 끝날 것입니다.

[사진 =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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