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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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불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아라!

기사입력 2008.04.02 10:19 / 기사수정 2008.04.02 10:19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4월1일 벌어진 '삼성 PAVV 프로야구 2008' LG와 삼성의 시즌 1차전에서 삼성은 연장접전 끝에 10회에만 4점을 올린 타선의 응집력으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었다. 이 경기에서 LG는 불펜의 난조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내주며, 올 시즌 3경기 만에 연장 2연패를 거두었다. 올 시즌 홈에서 처음으로 치렀던 개막전이었기에 팀의 사기 저하는 극대화되었다.

튼튼한 선발진에 비해 한없이 약한 LG의 불펜진. 무엇보다도 문제는 '초구 스트라이크'였다. 야구는 '투수 놀음'의 경기라고도 한다. 그만큼 선택권은 투수에게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 유리한 볼 카운트를 가져갈수록 타자는 위축되고 자기 베팅을 가져가지 못한 채 투수에게 리드당하게 된다. 반대로 불리한 볼 카운트로 타자에게 이끌려 갈 경우 투수의 공이 가운데로 몰릴 수밖에 없게 되어 타자는 노림수를 갖고 자신의 모든 힘을 담은 스윙을 할 수 있다.

4월1일 경기에서 LG의 불펜진이 저지른 잘못이 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한 채 삼성 타자들에게 이끌려 간 것이다. 박명환에 이어 등판한 정찬헌은 4명의 타자를 상대해 2타자에게 초구 볼을 던졌다. 4타자 중 2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며 롱런하지 못한 채 강판당하였다. 뒤이어 나와 양준혁만을 상대하고 들어간 이승호도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했다.

4타자를 상대한 경헌호의 경우는 더 심각했다. 나오자마자 심정수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뒤이어 나온 3타자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하며 볼넷을 2개나 허용했다. 마지막 대타로 나온 최형우에게는 연거푸 4개의 볼을 던지며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0타자를 상대하여 51개의 투구 수를 기록한 정재복의 경우도 마찬가지. 10타자 중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타자는 고작 4명뿐이었다. 만루상황에서 등판하여 진갑용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선사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몰고 갔다.

1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4타자에게 2스트라이크 3볼 풀카운트 승부를 허용하며 힘든 경기 운영을 했다. 10회초 승리의 쐐기를 박은 최형우의 홈런 또한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기인한 것이다. 노스트라이크 2볼에서 급급하게 한가운데 승부를 할 수밖에 없었고, 그 노림수를 간파한 최형우는 자신감 있는 풀 스윙으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이날 LG가 허용한 볼넷 수는 11개. 선발투수 박명환이 6이닝 동안 4개의 볼넷만을 내줬고, 나머지 7개의 볼넷을 불펜진이 허용하며 자멸했다. 박명환-브라운-옥스프링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과 우규민이 지키고 있는 마무리의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할 LG의 중간 허리진. 선발진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을 높여 상대 타자에 이끌려 가는 피칭이 아닌 자신감 있게 리드하는 피칭으로 상대를 제압해야 할 것이다.

[사진 = 왼쪽부터 이승호, 경헌호, 정찬헌 (C) LG 트윈스]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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