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3.31 11:16 / 기사수정 2008.03.31 11:16
▲ 이제 홀로 남은 상무. 내년의 더 거센 경쟁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최삼환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기만 하다.
[엑스포츠뉴스=조훈희 기자] 이제 우리는 헤어져야 할 시간
NH농협 2007~2008 V리그의 정규시즌 마지막을 장식하는 프로 라이벌전은 주전선수들을 빼고 극도로 힘을 아낀 삼성화재를 상대로 현대캐피탈이 손쉽게 승리하는 다소 맥빠진 구도로 끝이 나며 올 시즌 마지막 라이벌전이라는 흥은 다소 반감된 채 끝났다.
그러나 배구팬들의 시선 한쪽에 다소 방치되어있던 또 다른 라이벌전의 마지막은, 이제 더는 같은 처지가 아닌 한국전력과 상무의 초청팀간 자존심 대결이었고, 마지막 경기에서 3:1로 상무가 승리를 거두면서 상무의 4승 3패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삼성, 현대, LIG, 대한항공등 대기업에서 지원하는 프로팀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한국배구 겨울리그의 오랜 동반자라는 이유로 아마추어 초청팀 자격으로 참가, 외국인 선수와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앞세운 프로팀에게 이리 치고 저리 치이며 힘겨운 시즌을 보내왔던 한국전력과 상무, 이제 그 둘이 벌이는 그들만의 리그는 2008년 3월 30일 자로 끝이 났다.
이제 한국전력은 내년시즌부터 공식적으로 준프로로 전환하여, 외국인 선수와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게 된다. 한국전력은 이미 준프로 전환 조건으로 1라운드 1순위 지명권과 2라운드 3장의 지명권을 행사하게 되며, 이로 인해 신진식,김세진 이후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경기대학교 4학년 공격수 문성민을 사실상 한국전력의 첫 드래프트 지명자로 확정 지었고,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최소 4명의 선수를 보강하여 다음시즌 프로팀과의 대등한 경쟁을 노린다.
반면 상무는 내년에도 프로팀들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유능한 병역미필 선수들이 공익근무를 택하며 상무 입대를 기피하는 현상으로 인해, 올해 선전의 주역인 권광민, 김도형, 김주완 등이 빠진 자리를 보강하는 것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국내 선수들 간의 전력 격차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을 느끼는 프로팀 감독들은 상무와 한국전력간의 경기에도 여유를 보이지 못하며 전력을 다하는 경기를 하기에, 홈 구장 어드밴티지조차 존재하지 않는 상무의 힘겨운 싸움은 계속될 것이다.
이제 한국전력이 초청팀이 아닌 준회원으로 참가하게 되어 상무가 유일한 초청팀으로 남게 되는 이상 상무를 보호할 제도적인 장치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V리그가 개막되기 직전 상무의 최삼환 감독이 홀로 KOVO 집행부에 요구했다 무위로 돌아간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에 대한 프로팀의 동의는 내년에도 실행될지 의문이다.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에 대한 팬들과 KOVO 집행부, 프로팀들 간 견해차는 아직까지 크다. 팬들은 일방적인 프로팀의 초청팀에 대한 예우 결여와 외국인 선수 의존 심화에 따른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반면, 프로팀들은 성적에 대한 압박감 때문에 쉽게 외국인 선수에 대한 제한을 받아들이기 어렵고, KOVO 집행부는 그 사이에서 별다른 중재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외국인 선수이지만 그 경기력 이상으로 팀을 논란의 여지에 빠뜨렸던 '안젤코의 삼성화재'는 시즌 마지막 안젤코의 결장 경기에서 보여준 결과로 인해 더욱 국내배구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으며, 자칫 한국 국내배구의 정체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제 상무는 홀로 남았다. 선수 부족과 법률적 문제, 잦은 원정 스트레스를 받음에도 군인정신이라는 명분 하나만으로 돈과 외국인 선수를 앞세운 프로팀들간의 가혹한 경쟁에서 버텨야 하는 최삼환 감독의 고뇌는 더욱 깊어만 간다.
[사진 (C)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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