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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족구] 中 언론 "20년이 넘은 공한증은 사스(SARS)보다 굳건해"

기사입력 2008.02.15 17:41 / 기사수정 2008.02.15 17:41

홍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준명] 오는 일요일(17일)부터 중국 충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중국의 가장 큰 목표는 단연 지긋지긋한 '공한증'의 오명을 씻어내는 것이다. 대회가 임박하면서 이러한 분위기는 각종 언론을 통해 한껏 고조되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의 기사를 통해 이번 경기에 대한 중국 축구계의 반응을 살펴봤다.

'QQ스포츠'는 13일 충칭에 도착한 한국팀의 한 코치가 한 말을 전했다. 충칭에 도착한 당일 저녁 남방군림호텔에서 한국팀의 한 코치는 중국기자에게 공한증에 대해서 이렇게 인터뷰를 했다.

"공한증은 한-중 축구의 역사이다. 중국이 첫 경기에서 한국을 이기려고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우리 역시 첫 경기의 승리가 목표이다. 한국팬들은 모두 공한증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다. 17일 저녁 한국은 최선을 다해서 중국을 이길 것이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서 승리를 거둘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위의 인터뷰를 한 한국의 코치가 '공한증'이라는 단어를 매우 정확한 중국어로 말을 했다는 점이다. 기사의 내용에 의하면 정해성, 박태하, 김현태 코치 중 한 명이 중국어로 '공한증'이라는 단어를 분명히 말했다는 것인데 아마도 경기 전 '기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차원에서 준비를 해 간 것으로 보인다.

15일 'Sports.cn'의 기사에서는 이번 대회를 맞이하는 한중 양측의 태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했다.

우선 중국은 이번에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한국의 해외파가 대거 결장하는 가운데에 첫 경기인 한국전의 승리로 거의 30년 동안 지속되어온 치욕을 씻어내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 역시 동아시아의 왕좌를 지키기 위하여서는 중국을 맞이하여 '공한증'을 이어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서 한국언론들은 한국이 비록 이번 대회의 결과보다는 내용을 더욱 중요시하지만 체면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누구도 중국에 패배하는 결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말과 공한증을 이어가겠다는 한국선수들의 말을 전했다.

15일 '시나스포츠' 역시 공한증에 관한 기사를 전했다. 우선 기자 간의 대화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한 중국 여기자가 한국기자에게 왜 중국은 늘 한국을 이기지 못하느냐고 묻자 그 한국기자는 고심하는 듯이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 역시 잘 모르겠다. 아마도 심리적인 요소가 주된 원인인 것 같다." 하지만, 중국기자들은 한국이 이번에 국내파위주의 팀을 참가시켰기에 중국이 한국을 이길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경만보'의 기사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중국의 목표는 우승, 우승상금 50만 달러, 그리고 공한증 타파라고도 전했다.

한국전과 관련된 '시나스포츠'의 기사의 요지는 중국이 한국을 이길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박주영과 이근호를 제외하면 다른 공격선수들은 대부분 청소년대회를 제외하면 큰 대회의 경험이 없기 때문. 또 다른 이유로는 박지성 등의 해외파가 결장하기 때문에 한국은 미드필더에서 공수를 조율해 줄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한, 중국은 첫 경기인 한국전이 대회의 우승의 향방을 가릴 경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일단 일본과 북한은 고려하지 않고 있으며 오로지 한국전 승리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으며, 한국을 이기는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며 이번 한국팀은 과거의 한국팀만큼 그다지 강하지는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CQnews'는 한국이 일본과 북한에 대해서만 집중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크나큰 치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것은 모두 스스로 이러한 상황을 만든 것이라고 한 후, 우승은 못 해도 좋으니 제발 중국축구의 존엄성은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이어 'CQnews'에서는 또한 이번에는 부디 공한증을 끝낼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하기도 했다.
 
"20년이 넘도록 지속되어 온 공한증은 중국의 선배 선수들이 만들어 온 문제이다. 공한증은 역사가 지속될수록 더욱 굳건해졌다. 최근 중국인들은 한국을 싫어한다.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모를 중국을 능가한다는 우월감 때문이다.

비록 중국인들은 별로 신경을 쓰지는 않지만 축구에 있어서는 할 말이 없다. 20년이 넘은 공한증은 사스(SARS)보다도 굳건하고 전족을 하던 천보다도 더욱 썩어서 고약하다. 매번 중국은 굴복하고 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공한증을 끝낼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유럽파가 오지 않고 공격진도 부실하다. 아시안컵에서의 한국의 무득점행진은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공격진은 보릿고개 상태라는 것을 설명해준다.('CQnews')"

공한증 타파에 대한 자신감은 중국 축구협회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5일 '163스포츠'의 기사에서는 셰야롱(Xie Yalong) 중국축구협회 주석의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중국은 충분히 한국을 이길 수 있다"

[사진=셰야롱 중국 축구협회 주석 ⓒ163.com]

- 이번 대회는 우리 안방에서 열린다. 우리는 오랫동안 한국을 못 이겼던 역사를 극복하는 것과 또한 우승 역시 목표로 하고 있다. 음력 섣달 그믐날 밤 우리는 월드컵 예선전에서 이라크와 만족스럽게 비겼었다. 이번에도 인민들은 우리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 우리는 그 기대를 계속 만족시켜줘야 한다.

- 첫 경기인 한국전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을 이기면 일본이 두렵겠는가? 우리가 2연승을 한다면 북한전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반드시 3전 전승을 거두어서 인민들에게 우리의 진취정신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이는 정치적인 말이 아니다. 가장 진실한 말이다. 중국선수들이여 힘을 내라!

- 이번 대회 이후로 다시는 '공한증', '공일증'이라는 말이 화제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내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중국은 한국이나 일본과 만날 수도 있다. 우리는 그 이전에 반드시 심리적인 우세를 차지해야 한다.



홍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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