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정재훈(36,두산)이 또 한 번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올 시즌 두산 불펜에서의 1등 공신은 꼽으라고 하면 단연 정재훈이다. 46경기 나와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한 그는 두산의 필승조로 팀 마운드를 굳건하게 지켰다. 김태형 감독 역시 올 시즌 팀이 1위로 마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로 "정재훈이 넘어갈 수 있는 경기를 잘 잡아준 덕분"이라고 꼽을 정도였다.
지난 2003년 두산에 입단해 2014년까지 약 12년 간 두산 유니폼만 입은 정재훈은 지난 2015 시즌을 앞두고 장원준 FA 보상 선수로 롯데로 이적하면서 잠시 팀을 떠났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로 두산에 돌아왔다.
정재훈이 딱 1시즌 비운 사이 공교롭게도 두산은 14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정재훈은 올 초 두산에 돌아온 소감으로 "준우승만 4차례 했다. 2연패로 나도 우승을 하고 싶다"며 우승 대열에 합류하지 못한 아쉬움과 올 시즌 소망을 함께 내비쳤다.
시즌이 개막하고 정재훈은 실력으로 당당히 두산의 불펜 한 축을 맡으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이어왔다. 팀도 정규시즌 1위를 하면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해 2연패 달성 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생각지도 못한 악재들이 정재훈을 덮쳤다.
지난 8월 초 LG전에서 정재훈은 박용택이 친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았고, 결국 골절 판정을 받아 수술에 들어갔다. 6~8주 진단을 받으면서 한국시리즈 엔트리 합류가 불분명했지만, 정재훈의 회복속도는 생각보다 빨랐고 9월 초 캐치볼을 진행하며 몸상태를 끌어올렸다.
구단은 정재훈이 좀 더 좋은 환경에 몸을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따뜻한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참가시켰다. 김태형 감독도 "한국시리즈 엔트리 구상에 있어 투수 2~3명이 고민이다. 정재훈과 김강률의 복귀 여부과 관건"이라며 정재훈의 복귀를 기다렸다.
정재훈은 지난 14일 미야자키로 출국했다. 그리고 18일 소프트뱅크와의 맞대결에 첫 실전 등판을 했다. 그러나 투구 도중 어깨 부분에 통증을 느꼈고, 공 5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부위가 부위인 만큼 정재훈은 급하게 19일 귀국길에 올라 20일 병원에서 CT 및 MRI 촬영을 실시했다. 그 결과 오른쪽 어깨 회전근개 부분파열로 진단 받았다.
어깨 부상인 만큼 재활 기간이 짧지 않을 전망이다. 두산 관계자는 "추후 어깨 상태를 지켜본 후 추가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사실상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모습을 보이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성공적으로 팀에 복귀하며, 누구보다 팀의 2연패를 바라던 정재훈이었지만, 2016년도 아쉬움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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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서기자 bellstop@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