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신태성 기자] 올여름 유럽 이적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사용한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형제였다.
스페인 카탈루냐 지역지 '문도 데포르티보'는 16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적 시장의 왕으로 등극했다"라고 보도했다.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맨시티와 맨유는 각각 2억 유로(약 2천463억 원) 가까운 금액을 이번 이적 시장에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많은 돈을 지출한 맨시티는 무려 1억9천만 유로(약 2천338억 원)를 선수 영입에 투자했다. 맨시티는 존 스톤스(22)를 구단 역대 두 번째 이적료 기록인 5천560만 유로(약 685억 원)에, 르로이 사네(20)를 5천만 유로(약 615억 원)에 영입하는 등 총 8명의 선수를 데려왔다. 브라질 올림픽 대표팀의 가브리엘 제수스(19)는 이번 여름이 아닌 내년 1월에야 선수단에 합류할 예정이다.
맨유는 폴 포그바(23) 한 명에 1억500만 유로(약 1천293억 원)라는 천문학적 금액을 투입했다. 포그바는 역대 최고 이적료를 기록하며 축구판에서 가장 비싼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헨리크 미키타리안(27)과 에릭 베일리(22)에도 적지 않은 돈을 쓴 맨유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4)를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며 이적료 지출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게 됐다.
두 팀의 공통점은 지난 시즌과 사령탑이 교체됐다는 것이다. 펩 과르디올라(45)와 주제 무리뉴(53)라는 거물급 감독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쏟아 부은 구단의 결단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또한 영입 선수 금액의 총합은 맨시티가 더 높았지만 에딘 제코(30)를 AS로마로 떠나보내며 얻은 수익 덕분에 실질적 지출은 맨유보다 조금 낮았다. 프리미어리그의 첼시와 아스널도 과감한 투자가 이뤄졌지만 두 맨체스터 팀에게 묻혀 두드러지지는 않았다.
유벤투스는 곤잘로 이과인(28)에 9천만 유로(약 1천109억 원)를 지불하고도 포그바의 이적료로 차익을 남기며 다른 포지션까지 신경 쓸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 역시 7천만 유로(약 862억 원)의 재정적 출혈을 마리오 괴체(24) 등의 이적으로 상당부분 복구에 성공했다.
가장 특이한 행보를 보인 구단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다. 선수단에 7명이나 보강했지만 미키타리안과 훔멜스, 일카이 귄도간(25, 맨시티) 등 굵직한 이적건으로 지출을 메우고도 남았다. 파리 생제르망은 그제고슈 크리호비악(26)과 헤세 로드리게스(23) 외에도 아르헨티나 유망주 지오반니 로 첼소(20)를 포함한 영입 과정에서 총 7천500만 유로(약 924억 원)를 썼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이적 시장은 평상시와 다른 흐름으로 흘러갔다. FC바르셀로나가 안드레 고메스(23)의 깜짝 영입 등으로 8천만 유로(약 985억 원) 가까운 금액을 사용한 것은 특별하지 않으나 리그 지출 1위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라는 점은 놀랍다.
아틀레티코는 새 시즌을 준비하며 공격적 투자를 예고했다. 두 번이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좌절한 디에고 시메오네(46) 감독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시메오네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팀을 떠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의 발언을 남겨 아틀레티코 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아틀레티코는 세비야의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케빈 가메이로(29)와 포르투갈 프리메라리가의 크랙이던 니콜라스 가이탄(28), 유로2016서 활약했던 시메 브르살리코(24) 영입으로 선수단에 두께를 더했다.
한편 매 시즌 스타 선수를 영입하며 이적 시장의 큰손으로 빠지지 않았던 레알 마드리드가 이번에는 오히려 수익을 남겼다. 2015~201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레알은 알바로 모라타(23) 단 한 명을 영입하는 데 그치는 소극적인 태도로 이적 시장에 임하고 있다. 레알의 회장인 플로렌티노 페레스는 지난 10일 레알의 2016 UEFA 슈퍼컵 우승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미 환상적인 선수단을 보유하고 있다"라며 이번 여름을 조용히 보내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러한 소식들을 전하며 "우리는 아직 남아있는 이적 시장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게될 것이다. 어떤 팀들은 추가적인 영입에 나설 수도, 모든 이적료 기록을 깨버릴 수도 있다"라는 기대도 빠뜨리지 않았다.
vgb0306@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MUNDO DEPORTIVO 홈페이지 캡처
신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