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국내 축구팬에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는 '우리형'으로 통한다. 그와 함께 같은 팀에서 뛰는 가레스 베일은 호날두를 늘 따라다녀선지 '작은형'이라 불린다.
7일(한국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열린 유로2016 준결승 포르투갈과 웨일스의 대결은 전세계 유일하게 국내에서만 '형제더비'라 명명됐다. 양팀을 대표하는 호날두와 베일의 에이스 대결을 함축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형만한 아우는 없었다. 호날두는 후반 5분 영의 균형을 깨는 헤딩골로 결승골의 주인공이 됐고 3분 뒤 추가골까지 어시스트하면서 2-0 완승을 이끌었다. 호날두의 활약 속에 포르투갈은 유로2004 이후 12년 만에 유로 무대 결승에 오르는 기쁨을 만끽했다.
동생 베일은 시종일관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안간힘을 썼으나 아쉬운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고 경기가 끝나고 호날두의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돈독한 관계를 입증했다.
둘에게 시선이 쏠린 가운데 경기장에는 호날두의 동생이 한 명 더 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포르투갈에서 호날두와 판박이 플레이스타일로 눈길을 끌었던 나니다. 어떻게 보면 나니야 말로 더 오랜 시간 호날두를 우상처럼 따라다녔던 인물이다.
이번 대회 나니의 활약은 눈부시다. 대회가 시작하기 전만 해도 나니는 히카르두 콰레스마의 백업으로 분류됐다. 그마저도 주포지션인 측면이 아닌 최전방 투톱 중 한 자리였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경기 직전 콰레스마가 부상을 입어 나니에게 기회가 돌아갔고 이후 투톱으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포르투갈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탁월한 스피드와 위치선정으로 최전방에서도 귀중한 골을 뽑아낸 나니는 이날도 후반 8분 호날두의 슈팅을 문전에서 절묘하게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쐐기골을 뽑기도 했다. 이 골로 대회 3호골을 기록한 나니는 호날두와 베일에게 가려지긴 했지만 준결승의 또다른 주역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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