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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도 너무 넓다' 잠실 벗어나 눈 뜬 타자들 [XP 인사이드]

기사입력 2016.07.05 06:00 / 기사수정 2016.07.04 23:44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좌우 100m, 중앙 125m인 잠실구장은 KBO리그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의 구장과 비교해도 큰 축에 속한다.

이런 이유로 잠실구장은 지난 1998년 우즈(당시 OB, 42개) 이후 홈런왕은 물론 40홈런을 넘긴 선수가 없을 정도로 '거포들의 무덤'으로 불려왔다. 그만큼 넓은 구장은 거포들이 성장하기에 최악의 조건이 됐고, 팀을 나가서 잘되는 타자들이 하나 둘 씩 등장했다.

'탈잠실' 효과에서 가장 굵은 획을 그은 선수는 박병호(미네소타)다. 지난 2005년 LG에 입단한 박병호는 LG에서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시즌이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러나 넥센으로 이적한 첫 해인 2011시즌 13홈런을 때려냈고,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올랐다. 특히 2014년과 2015년에는 각각 52개, 53개를 쏘아 올리면서 KBO리그 최초 2년 연속 50홈런 기록을 작성했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박병호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진출까지는 아니지만 이적 첫 해 리그를 정복한 타자도 있다. 2009년 KIA로 트레이드 된 김상현은 이적 첫 해 홈런 36개를 쳐 홈런왕에 올랐고, 팀 우승과 함께 정규시즌 MVP 자리를 거머쥐었다.

최근 SK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정의윤과 최승준 역시 '탈잠실' 성공사를 새롭게 써가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LG에서 SK로 이적한 정의윤은 이적 후 14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올 시즌에는 17개의 홈런을 쳤다. 2005년 데뷔 후 2014년까지 8시즌 동안 LG에서 정의윤이 때려낸 홈런은 31개. SK 이적 후 1년 동안 정의윤이 때린 홈런 역시 31개다.

올 시즌을 앞두고 FA 정상호의 보상선수로 LG에서 SK로 이적한 최승준 역시 무섭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지난 2006년 LG에 입단해 2015년까지 최승준이 기록한 홈런은 단 2개.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 최승준은 6개의 홈런을 때려냈고, 올 시즌 17홈런으로 정의윤과 홈런 공동 4위에 있다.



kt의 '캡틴' 박경수 역시 잠실을 벗어나 빛을 본 케이스다. 지난 2003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박경수는 '만년 유망주'라는 이름 아래 좀처럼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그러나 2014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취득해 kt로 둥지를 옮긴 뒤 박경수는 LG에서는 기록한 적 없었던 두자릿수 홈런(22개)를 날렸고, 올 시즌 역시 13홈런으로 매서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대부분 '탈잠실'의 수혜를 본 것은 LG 선수들이지만 두산에서 팀을 옮겨 빛을 본 사례도 있다. 바로 윤석민(31,넥센)이다. 윤석민은 2004년 두산에 입단해 2014시즌 넥센으로 옮기는 그는 지난 해 개인 통산 최대 안타(106개), 최다 홈런(14개), 최다 타점(71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 역시 부상으로 1군에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36경기 나와 타율 3할3푼9리로 순항 중이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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