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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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잘 먹는 소녀들' 걸그룹은 극한직업

기사입력 2016.06.16 18:59 / 기사수정 2016.06.16 18:59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아영 기자] '잘 먹는 소녀들'은 걸그룹이 얼마나 극한직업인지 새삼 깨닫게 한다.

15일 JTBC 새 예능프로그램 '잘 먹는 소녀들'의 첫 생중계가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을 통해 전파를 탔다. 걸그룹 트와이스 쯔위·다현, 레드벨벳 슬기, 시크릿 전효성, 나인뮤지스 경리, 에이핑크 남주, 아이오아이 강미나, 오마이걸 지호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먹방 요정' 자리를 놓고 대결을 펼쳤다.

이날 생중계는 오후 10시에 시작해 다음날 오전 1시를 훌쩍 넘겨 끝났다. 7월 정식 방송을 앞두고 시청자의 실시간 투표와 소통을 위해 마련한 생중계인 만큼 긴 시간은 불가피했을 수 있다. 1시간 방영을 위해 4~5시간 녹화가 기본인 요즘 예능프로그램을 생각하면 3시간 30분은 그리 긴 시간은 아니다.

8인의 걸그룹 멤버들은 늦은 시각 족발, 치킨, 김치찜 등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을 많이 먹었다. 특히나 토너먼트 대결로 진행되는 '잘 먹는 소녀들' 특성상 4강에 진출한 쯔위, 경리, 남주, 지호는 '또' 먹었어야 했다. 결승전 진출자는 총 세 번의 '먹방'을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10분이라는 제한 시간 동안 잘 먹는 모습을 보여야했던 걸그룹 멤버들은 결국 많이, 빨리 먹을 수밖에 없었다.

과식의 괴로움이라면 평소 체중 조절을 위해 힘겹게 식단 조절을 하고 있는 걸그룹 멤버에게 마냥 호재였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8명의 소녀들은 먹으면서 동시에 매력을 발산해야 했다. 판정단과 MC들은 섹시한 표정 등 퍼포먼스를 원했고 필살기를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입술이 부을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고, 볼이 가득 찰 정도로 큰 주먹밥을 먹으면서도 '미모'를 유지해야 하는 걸그룹의 애환(?)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또 하나, '잘 먹는 소녀들' 세트장은 대결을 펼치는 걸그룹 멤버 주변을 판정단이 둘러싸고 있었다. 이 구조는 이종격투기 경기장이나 동물원을 떠올리게 했다. 많은 시선이 집중된 곳에서 먹는 걸 보여주고 평가당하는 경험은 절대 유쾌할 수 없다. 무대 위에 올라 팬들의 응원을 받으며 준비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것과는 엄연히 다르다.

매력으로 똘똘 뭉친 8명의 걸그룹과 '믿고 보는 포맷'으로 자리잡은 '먹방'이 만났지만 결과는 출연자도, 시청자도 불편한 프로그램이 됐다. 물론 15일은 방송이 아닌 생중계였기에 이것만 보고서 방송 전체를 가늠할 수 없는 건 사실이다. 앞으로 제작진이 어떤 편집 방향을 갖고 방송을 만드느냐에 따라 그림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 진행 방식 자체를 뜯어고쳐야 할 것이다. '잘 먹는 소녀들'의 기획 의도처럼 평소 체중 조절 때문에 마음껏 먹지 못하는 걸그룹을 위해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면 그들이 정말로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먼저 만들어준 다음 '누가 더 맛있게 먹었나'를 따져야 한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JTBC, V 라이브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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