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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시구를 파헤친다 [XP 비하인드]

기사입력 2016.06.01 09:00 / 기사수정 2016.06.01 09:24

박진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아이돌 시구에서 스토리가 있는 감동적인 팬의 시구까지.

프로야구의 경기에 앞서 진행되는 시구는 '야구'를 즐기는 또 하나의 콘텐츠로 자리를 잡았다. 대세 아이돌의 시구는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고, 다소 황당한 마스코트의 시구가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리고 가슴으로 던진 팬의 시구도 있었다. 프로야구 시구에 대한 뒷 이야기를 살펴보자.

■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 한 달 사이 또 잠실 방문?

지난 4월 2일 잠실 야구장에는 대세 걸그룹인 '트와이스'가 시구와 시타를 하기 위해 마운드를 밟았다. 미녀 걸그룹의 시구는 개막 시리즈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트와이스가 지난 5월 31일 잠실에 또다시 방문했다. 팬들의 입장에서는 트와이스를 야구장에서 다시 한번 볼 수 있어 행복했지만, 한 달 사이 시구를 하기 위해 같은 장소에 또다시 방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비하인드는 이랬다. 지난 31일 잠실야구장에서는 KBO(한국야구위원회)와 법무부가 '클린 베이스볼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진행했다. 이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트와이스의 나연과 사나가 시구와 시타에 나섰다. LG 트윈스의 관계자는 "이번(5월 31일) 트와이스의 시구는 우리 쪽에서 진행한 것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 시구 섭외 그리고 행사비

시구자를 선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이슈'와 '시의성'이다. 각 구단 담당자들은 구장을 방문해주는 팬들에게 재미있는 시구를 선사하기 위해 고심한다. 또한 모든 네트워크를 가동해 섭외에 나선다. 지난 시즌 SK행복드림구장에 방문한 개그우먼 이국주 씨는 장내 아나운서 김우종 씨의 인맥이 발휘돼 섭외가 가능했던 케이스다. 또한 시구에 한 획을 그은 모기업 모델 설현을 섭외하기 위해 SK는 2~3개월 꾸준하게 공을 들였다고 한다.

여기서 궁금중이 하나 생긴다. 연예인을 섭외하는 경우 구단은 별도의 행사비를 지불할까. 정답부터 말하면 아니다. 연예인을 섭외하는 경우 특별히 구단에서 시구를 위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구단이 연예인 시구자에게 교통비를 일부 제공하는 일은 가끔씩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 금액이 높은 수준은 아니다. 빈번한 사례도 아닐뿐더러 금액 수준도 100만원 선이다.

■ 마스코트가 쏜(?) 황당 시구

SK 와이번스는 올 시즌 새로운 마스코트를 선보였다. 지난 4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서는 SK의 새로운 마스코트 아테나가 전차를 타고 그라운드에 들어섰고, 마운드에 올라 창 안에 있는 공을 쏘는 재밌는 시구를 선사했다.

담당 관계자는 "마스코트를 런칭하면서 용이 아니다 보니 (팬들에게) 각인을 시키려면 퍼포먼스를 해야한다고 해 추진이 됐다"며 "아테나가 그리스 신화의 여신이고 스토리 라인을 봤을 때 지혜의 창과 용맹의 방패를 쓴다고 하니 특이하게 해보자고 결정이 됐다. 그래서 여성 시구자가 공을 던지느니 에어 건을 통해 공을 쏘자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 감동적인 시구...'어떤 한화 팬의 날'

지난 5월 2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는 가슴으로 던진 시구가 있었다. 김태균의 열혈 팬이었던 아버지 故 김광태 씨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가족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해 '토요일 시즌권'을 구매했다.

그러나 그는 가족들과 함께 찾은 올 시즌 첫 야구 관람 예정이었던 4월 16일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가 됐다. 그리고 그는 두 번째 관람 경기를 1주일 앞두고 갑작스런 뇌경색으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22일 어머니는 낭독문으로 야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이 사연을 전했고, 아버지가 없는 첫 생일을 맞이한 딸 김혜진 씨는 대전구장 마운드에 섰다.

한화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올 시즌 경기 전 팬들의 애국자 제창을 공모받고 있었다"라며 "가족들이 그 주 화요일 사연을 구단에 보내주셨다. 그리고 마침 일요일 팬들에게 보답하는 행사가 진행됐던 만큼 갑작스럽지만 가족들을 시구자로 초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구단과 팬이 마음으로 만난 올 시즌 최고의 시구였다. 

parkjt21@xportsnews.com / 사진=엑스포츠뉴스. SK 와이번스



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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