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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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의 곽진언을 만난다

기사입력 2016.05.12 11:37

이금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금준 기자] 한마디로 손 때 묻은 풋풋한 앨범이다. 이제 데뷔 앨범을 발매하는 신인 가수가 직접 프로듀싱을 했으니 말이다. 그는 어설프더라도 '최대한 나답게'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자신의 진심만 전해질 수 있다면 만족한다는 말과 함께. 그렇게 곽진언은 우리 곁을 찾았다.
 
곽진언의 데뷔 앨범 '나랑 갈래' 앨범 수록곡의 면면은 요즘 음악 차트를 획일화하는 트렌드와는 변별점을 이루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단촐하게 느낄 수 있는 편성은 오히려 특유의 보이스는 살리는 장치의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이는 귀와 가슴을 농밀하게 관통하는 곽진언 고유의 음악적 색깔과 닿아있다.
 
"편곡을 화려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이정도 편곡이면 나답게 들릴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작업에 임했어요. 늘 해오던 부분에서 더하거나 하지 않고 솔직하게 녹음을 받아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라고 욕심이 없었을까. 사실 곽진언의 선택은 돌고 돌아온 시간의 산물이다. 욕심에 취해 곡의 흐름을 잃기도 했고, 걷잡을 수 없는 편곡에 악기 녹음을 모두 뒤집어엎기도 했으니 말이다.
 
"더 멋있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열을 엄청 올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뭔가 자꾸 어색하더라고요. 결국 욕심이 음악을 망친 셈이 됐고, 저를 힘들게 했어요. 이참에 밑바닥까지 떨어져서 한계를 실감한 것 같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부분, 내가 못하는 부분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마음을 다잡고 진행한 작업에만 꼬박 1년이 걸렸다. 그가 힘들 때마다 팬들의 기다림이 활력소가 됐다. 나의 음악을 들어줄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로 곽진언은 행복했고, 드디어 '곽진언의 앨범'을 자신의 손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
 
"이번 앨범은 편안하게 나를 소개하는, 보여드리는 거라고 생각해요. '곽진언이 이런 음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음악을 시작하면서 태어났던 나의 모습들이, 또 지금의 나와 다시 만나 여러분들을 만나는 거랍니다'라는 느낌이랄까요."
 
특히 이번 1집 정규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인 '나랑갈래'는 곽진언이 직접 부를 노래를 쓰기 시작하면서 가장 먼저 썼던 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오랜 시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완성한 편곡의 유려함과 보컬의 흡인력은 마음 구석구석 봄날의 햇살처럼 스며든다.
 
"드럼에서 싱어송라이터로 전향하면서 내가 부르기 위해 쓴 처녀작이 바로 '나랑갈래'입니다. 20살에 썼지만, 지금의 나를 또 불러오는데 신경을 많이 썼어요. 들으시는 분들이 얼마나 나와 같은 마음으로 들어주실까라는 설렘과 두려움이 녹아있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서두르지 않고 충실한 담금질을 갖춘 앨범인 만큼 트랙 면면도 빼놓을 구석이 없다.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지표를 제시하는 앨범이기에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고, 그가 할 수 있는 음악적 상상력은 앨범 트랙에 곳곳에 깊숙이 투영돼 있다.



그런데 그저 자신의 모습을 녹여냈기 때문일까. 사실 그의 앨범에서 '대중성'을 노린 트랙을 찾기는 꽤나 힘이 든다. 물론, 대중성이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한다면 사실 명확한 정의를 내리기도 힘들지만 말이다. 어쨌든 적어도 곽진언은 '히트'에 대한 욕망과는 한걸음 떨어져 있었다.
 
"절대로 1집에 넣어야하는, 가장 많이 부르고, 좋아하는 곡들로 앨범을 구성했습니다. 말 그대로 '지금, 이 순간 곽진언의 음악'들인 거죠. 당장 차트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접근하기 보다는 앞으로를 기대하실 수 있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곽진언은 음악에겐 강한 힘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그 힘은 적재적소에서 힘을 발휘한다. 곽진언은 자신의 노래가 듣는 이들이 들어야 할 때 있어주고, 또 진심이 담긴 위로와 감성을 안겨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지금의 자신을 두 손 가득 들고 찾아온 곽진언. 조금 이른 물음표일지는 모르지만, 그의 다음 행보는 언제쯤일지 궁금했다. 마지막 질문에 곽진언은 빙긋이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의 말은 행복한 기다림을 알리는 또 다른 시작이었다.
 
"글쎄요. 다음 앨범 역시 빨리 낸다고는 말씀 못 드릴 것 같아요. 다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 때까지 '지금의 곽진언'과 만나시면서 '다음의 곽진언'을 기대해주셨으면 해요."
 
music@xportsnews.com / 사진=뮤직팜

이금준 기자 music@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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