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국과 일본에서의 성적은 참고사항일 뿐,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이대호(33)는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지난 4일(한국시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본격적인 미국 도전에 시동을 걸었다.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1년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이대호는 치열한 경쟁을 뚫어내야 빅 리그 그라운드를 밟을 수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의 제리 디포토 단장과 스캇 서베이스 감독은 세이버매트릭스에 일가견이 있는 인사로 알려져있다. 세이버매트릭스는 단년간 쌓인 통계 자료를 이용해 선수의 재능을 평가하는 분야이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무한 이대호에 대해 코칭스태프와 구단이 편견 없는 평가가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전문가 송재우 해설위원은 현 시점 세이버메트리션으로 알려진 디포토 단장과 서베이스 감독이 이 분야에서 얼마나 조예가 깊고 어떤 취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힘들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송 위원은 "디포토 단장은 LA 에인절스 단장 시절 마이코 소시아 감독과의 파워게임에서 밀려나며 사임하게 됐다"며 "디포토 단장이 세이버매트릭스에 얼마나 조예가 깊은지는 파악이 되지 않는다. 또한 서베이스 감독은 올 시즌 시애틀에서 데뷔 시즌을 치르는 사령탑이다. 그의 취향을 예견하기는 더더욱 어렵다"고 이야기를 했다.
한편, 세이버매트릭스로 선수를 파악하기 가장 힘든 측면은 리그를 옮겼을 때이다. 이대호의 경우 한국과 일본에서 통산 316개의 홈런을 때렸을 정도로 성과를 올린 타자이지만 메이저리그 경험은 없다.
세이버매트릭스가 중요한 판단 근거로 활용되지만 리그가 다를 때는 변수가 생긴다. 상대하는 투수와 구장, 리그의 수준 모두 차이가 있다. 송 위원은 "리그가 다른 경우 세이버매트릭스는 참고사항일 뿐이다"라며 "시애틀은 (이대호의 경기력에 대해)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이적을 야수 중 쓰즈키 이치로와 마쓰이 히데키를 제외한 성공 사례는 찾기 힘들다. 이구치 다다히토와 조지마 겐지 역시 제 몫을 해줬을 뿐이었다. 이 때문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영입 선수가 자국 리그에서 기록한 성적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이대호의 상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이대호에게 필요한 것은 스프링트레이닝을 시작으로 코칭스태프에서 얼마나 자신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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