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대어'들이 잇따라 새 둥지를 찾고 있는 가운데 '준척급' 선수들의 거취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올 시즌 종료 후 자유계약(FA) 시장에는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22명이 나왔다. 그리고 지난 22일 원 소속구단이 우선 협상을 시작했고, 29일부터는 원 구단을 제외한 기타 구단이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향해 '러브콜'을 보냈다.
그 결과 총 11명의 선수가 기존 소속팀에 남았고, 7명의 선수가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았다. 1일 현재 FA 시장에는 김현수, 오재원, 고영민, 박재상이 남아 있다. 이 중 김현수는 해외 진출을 선언했고, 오재원은 현재 4주 군사훈련으로 훈련소에 입소한 상태다. 사실상 시장에 남은 선수는 고영민과 박재상이다.
고영민은 지난 2002년 2차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다. 국가대표 2루수로 활약할만큼 기량이 뛰어났지만 고질적인 허리 부상에 발목을 잡혔고, 올 시즌 역시 41경기에 나오는데 그쳤다. 그러나 올 시즌 3할2푼8리 3홈런 11타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쐈고, 특히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타점 적시타와 센스 넘치는 주루플레이로 팀의 우승을 이끌었다.
2001년 2차 11라운드 전체 67순위로 SK에 입단한 박재상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기는 마찬가지다. 올시즌 108경기에 나오면서 7홈런을 기록했지만 타율이 2할4푼8리에 그쳤다.
모두 어느 팀에 가든 제 몫을 할 선수들이지만 이들을 향해 접촉 중인 구단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구단들이 시장에서 철수를 외친 상황인데다가 무엇보다 보상선수가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원 소속팀과의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이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새 둥지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 소속 구단 외의 다른 팀에서 이들을 영입할 시 해당 선수의 연봉 200%의 보상금과 20인 보호선수 외 1명을 보상선수로 주거나, 연봉의 300%를 지급해야한다.
특히 보상선수를 내줘야 하는 것은 이들의 '재취업'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20인 명단에는 주전 선수는 물론 각 팀에서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는 유망주까지 들어간다. '대어'급 선수가 아닌 이상에야 보상선수를 내주기가 꺼려지는 상황일 수 밖에 없다.
1년 전 나주환과 이재영은 시장에 나왔다 차가운 바람을 맞고 돌아와 기존 제시 금액보다 깎인 상태에서 원소속구단 SK와 계약을 맺었다. 결국 박재상과 고영민이 새로운 직장을 찾기 위해서는 보상 선수 이상의 매력을 느끼도록 다른 구단들을 향해 어필해야만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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