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완주, 조용운 기자] 전북 현대 최강희(56) 감독에게 김기희(26)는 가장 아끼는 선수이자 아픈 손가락이다. 이달 초 K리그 클래식 2연패를 확정한 자리에서도 우승 주역에 김기희의 이름을 빼먹지 않았다.
최 감독은 올해 김기희를 '희생'으로 정의한다. 김기희는 올 시즌 내내 주 포지션이 센터백임에도 팀 사정에 따라 오른쪽 풀백으로 뛰었다. 윌킨슨과 김형일의 중앙 수비수 조합이 워낙 호흡이 좋았던 것도 있지만 마땅한 측면 수비수가 없어 김기희가 대신 오른쪽에서 뛰었다.
전반적인 활약상은 나쁘지 않았지만 전북이 흔들리거나 패할 경우에 비판의 화살은 제 옷을 입지 못한 김기희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 김기희 본인도 이를 모르지 않기에 더 힘들었던 한 해다.
19일 라오스 원정 A매치를 다녀온 뒤 곧바로 전북 완주군의 클럽하우스로 복귀한 김기희는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한 시즌을 둘러보며 마음고생을 숨기지 않았다.
김기희에게 올해는 만족스럽지 않다. "이 말은 꼭 하고 싶었다"며 말문을 뗀 김기희는 "올 시즌 중앙 수비수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다. 사실 처음에는 불만이 있었다"고 가감 없이 말했다.
그는 "내 자리가 아닌 만큼 오른쪽 수비수로 뛰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내가 느끼기에도 오른쪽 수비수로 뛰면 내 기량의 50%도 발휘하지 못하는 것 같다"며 "감독님은 희생이라는 말로 커버해주지만 내 스스로는 경기력이 못 마땅해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본인의 성향상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김기희는 "전북은 사이드에서 공격을 많이 풀어나가는데 내가 수비적이다 보니 공격적인 부분에서 매끄럽지 않았다. 팀에 마이너스만 됐다"고 부족함을 전했다.
아쉬움이 컸던 만큼 김기희는 내년 다시 제자리를 찾을 각오다. 그는 "내가 센터백으로 확신을 주지 못했기에 오른쪽으로 갔던 것 같다. 다음 시즌에는 잘 준비해서 반드시 센터백으로 뛸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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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