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술이 문제다. 프로 스포츠 스타들의 명성을 한순간에 흐리게 만드는 음주 사고. 앞으로는 갈 수록 징계가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LG 트윈스의 내야수 정성훈이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정황은 이렇다. 지난달 10일 술을 마시고 새벽에 대리 운전을 통해 귀가한 정성훈은 아파트 주차장에서 대리 기사를 보내고, 주차는 직접 했다. 하지만 주민의 신고로 경찰에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됐다. 도로가 아닌 아파트 주차장은 도로교통법에 의거한 행정 처분 대상이 아니다. 때문에 정성훈도 면허 정지 혹은 취소가 되지 않고 주의로 끝났다.
정성훈은 사법 처리가 되지 않아 경미한 건으로 생각해 LG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사실이 한달이 지나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멀리 갈 것도 없이 LG는 불과 3개월전 투수 정찬헌이 음주 사고를 일으켜 사실상 시즌 아웃이 된 바 있다. 올해초 시무식에서 양상문 감독의 "노 알콜" 공약이 무색해지는 순간이었다.
스포츠 스타들의 음주 사고는 사회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 팬들에게는 실망감을 주고, 소속팀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LG 정찬헌, 정성훈의 음주 운전 논란 이전 프로야구에서도 여러 선수들의 사례가 있었고, 프로농구 역시 KCC 김민구의 음주 운전 사고 및 복귀 과정을 두고 잡음이 많다.
그렇다면 징계는 어떨까. KBO는 "앞으로 음주 운전과 관련한 사고의 징계는 더욱 무거워 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LG는 지난 15일 정성훈에게 자체 벌금 1000만원을 부과했고, 다음날 1군 엔트리에서 정성훈을 제외했다. 페넌트레이스 종료까지 12경기 남았기 때문에 사실상 시즌 종료다. 구단 자체 징계 외에 KBO 징계도 함께 발표됐다. KBO 상벌위원회는 16일 정성훈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 3항을 적용해 잔여경기 출장 정지와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120시간을 부과했다. 정찬헌 역시 같은 규약에 의거해 시즌 잔여경기 출장정지와 함께 유소년야구 봉사활동 240시간의 제재를 부과한 바 있다.
여기서 적용되는 [품위손상행위]에는 마약과 도핑 관련, 폭행에 대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만 음주에 관련한 정확한 항목과 규정이 마련돼있지는 않다. KBO 관계자는 "빈볼이나 경기 중 폭행 같은 부분은 앞으로 관련 항목이 더 추가될 수 있지만, 음주 운전과 뺑소니 같은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여러 경우의 수가 있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명문화 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찬헌 사건이 터졌을 당시는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6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잔여 경기 출장 정지라는 징계가 정성훈에 비해 훨씬 무겁다. 이 사례도 정찬헌은 음주 운전이 접촉 사고로 이어진데다 음주 측정을 거부하는 '더 큰 사건'이었고, 정성훈은 대리 기사를 고용해 도로 운전을 했고 자신의 아파트 내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이 정상 참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KBO 박근찬 홍보팀장은 "음주 선례가 생기면서 점점 더 중징계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음주 사고를 근절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하면서 "과거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적은 벌금과 5경기 출장 정지 정도로 징계가 가벼웠다. 하지만 음주 사고로 선수 생명이 끝난 김명제 같은 경우도 있지 않았나. 앞으로도 음주 사고가 생길 경우 정찬헌, 정성훈보다 무거운 징계가 내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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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