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화 이글스가 힘겨운 순위 다툼을 펼치고 있다. 한화는 6위 KIA 타이거즈 승차 없이 승률에서 3모 앞선 5위다. 8월 한 달간 22경기에서 9승 16패(승률 3할6푼)를 기록하며 뒷걸음질을 했지만, 경쟁팀 SK(9승16패)-롯데(9승 14패)-KIA(11승 13패)가 앞서나가지 못하며 불행 중 다행으로 여전히 '5강 다툼' 전면에 있다.
올 시즌 한화의 야구를 설명해 주는 단어는 단연 '불펜 야구'다. 지난달에도 한화의 불펜진은 96⅔(3위)이닝을 투구했고, 이는 마운드가 소화한 전체 이닝에 44%에 해당하는 수치였다. 많은 짐이 지워진 불펜이었지만 8월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5(2위)를 기록해냈다.
월간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한 불펜이지만, 현재 한화의 불펜은 시즌 초 압도적인 모습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22경기에서 13명의 한화 불펜 투수들 마운드에 올랐지만 합작한 홀드 개수는 2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같은 기간 리그 최소 기록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화의 월별 홀드 획득 개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의 불펜진은 3~4월 동안 12개의 홀드를 뽑아냈고, 이 개수는 12개(5월)-7개(6월)-6개(7월)-2개(8월)로 점점 감소하고 있다.
홀드는 불펜 투수들에게 훈장과 같은 기록이다. 결국 홀드 개수가 많다는 것은 접전 상황에서 팀을 위해 호투를 펼쳐준 불펜 투수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화는 지난달 11번의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의 불펜 투수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이동걸이 8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하며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또한 김민우는 8경기(2경기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4.11, 박한길은 2경기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은 한화의 필승요원은 아니다.
한화의 고민은 주축 불펜 투수의 부진에서 묻어나온다. 불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권혁은 지난달 18이닝을 소화해 1승 2패 2세이브 2블론을 기록했다. 그의 평균자책점은 5.50이나 된다. 권혁은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7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나가며 구위 회복의 신호를 보이기도 했지만, 다시금 부진에 빠졌다. 무실점 투구 기간 그는 평균 1⅓이닝을 소화했으며, 경기 당 23개의 공을 던졌다.
송창식 역시 9경기(3경기 선발)에 등판해 20이닝을 소화했지만, 4패 평균자책점 9.37을 기록하며 마운드를 지키지 못했다. 박정진만이 12경기 등판 14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77로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8월에 승패는 물론이고 홀드와 세이브를 단 한 개도 만들어내지 못했다.
박정진이 괜찮은 구위를 선보임에도 '홀드'를 챙기지 못했던 이유는 그의 등판 시기 때문이었다. 한화의 불펜 투수 중 그는 시즌 중반에 들어 '역할'이 불분명해졌다. 박정진은 지난달 마운드에 오른 12경기에서 조기 등판(6회 이전) 횟수가 5번이나 됐다. 선발 투수가 무너진 이후 롱릴리프 역할을 하며 2이닝 이상 책임진 경기는 2경기였다.
한화의 불펜진은 월간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하며 겉보기에 좋은 활약을 펼친 듯하지만, 실속은 없었던 야구였다. 지난달 리그 최다 3위의 불펜 이닝(96⅔이닝) 소화력을 보여준 한화였다. 그러나 이 기간 홀드+세이브는 단 4개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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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태 기자 parkjt2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