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우한(중국), 김형민 기자] 여자축구대표팀이 동아시안컵에서 값진 준우승을 일궈냈다. 이번에도 북한을 넘지는 못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을 꺾고 2연승을 달리는 등 이번 대회에서 얻은 결과적인 소득과 자신감은 앞으로의 발전에 좋은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는 연속성도 자리하고 있었다. 대표팀은 한동안 숨가쁘게 일정들을 소화했다. 캐나다에서 여자월드컵을 치르고 중간에 WK리그를 소화,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돼 중국 우한에서 동아시안컵 3경기를 치뤘다. 빠듯하고 고된 일정이기는 했지만 월드컵에서 준비했던 과정과 체력, 경기력을 그대로 동아시안컵까지 이어간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서 우리는 여자대표팀에게 A매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이제는 2016년 리우올림픽 본선행을 위해 준비하는 윤덕여호가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더 강해질 수 있는 좋아지는 데 A매치가 좋은 기회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매치가 가져다줄 수 있는 효과는 여러가지가 있다. 가장 첫번째는 경기력 유지다. 여자대표팀이 만약 앞으로 A매치를 치르지 않을 경우 리우올림픽 예선까지 마냥 대표팀 소집없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위험성이 있다. 물론 선수들이 WK리그에서 계속해서 경기를 소화하겠지만 대표팀에서 선수들이 모여서 발을 맞춰보고 안 맞춰보고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여기에서는 선수들 각자의 A매치 경기에 대한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느냐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A매치가 있을 경우에는 이러한 부분들을 해소할 수 있다. 대표팀 자체의 호흡도 단단히 다져질 수 있고 전체적으로 많은 경기를 뛰면서 선수들의 경기력도 향상될 수 있다. 윤덕여 감독은 동아시안컵을 마무리하면서 "월드컵과 동아시안컵을 연이어 소화하면서 선수들이 경기에 여유가 생겼다.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과 시야도 보다 나아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강팀에 대한 내성도 길러진다. 알고보면 동아시안컵에서 중국과 일본, 북한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앞서 월드컵에서 좋은 상대들을 만나보고 왔던 것이 한몫했다. 특히 16강전에서 강호 프랑스와 경기를 했던 것이 좋은 배움이 됐고 이를 반성의 계기로 삼아 중국과 일본, 북한 등을 상대로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골키퍼 김정미는 "월드컵에서는 나보다 키가 큰 공격수들이 많아 대회를 앞두고 펀칭 연습을 했다. 그런 경험들이 나를 더욱 성장시켰고 필드플레이어 후배들도 마찬가지였다"며 월드컵 준비와 경험이 동아시안컵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히며 "북한은 실제로 비교하면 프랑스보다 조금 더 강했던 것 같다. 그런 강팀과의 경기를 통해서 다른 국제 대회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A매치는 새로운 보석들을 발굴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도 있다. 이번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젊은 선수들을 대거 발탁해 실험에 나섰고 이들의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했다. 이민아와 장슬기 등은 각자의 위치에서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값진 준우승 뒤에 대표팀의 반가운 소득으로 남았다. 남자대표팀처럼 A매치마다 또다른 흙속의 진주들을 시험해보고 하는 과정을 통해 대표팀의 선수층이 두터워지고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여자대표팀의 A매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최근 보여준 성과와 높아지고 있는 여자 축구에 대한 관심도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곧 A매치 일정을 잡고 있다고 한다. 윤덕여호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윤덕여 감독에게나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이러한 단기간에 많은 경기를 뛰는 토너먼트 이상으로 몇단계씩 성장할 수 있는 바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주장 조소현은 "너무 반가운 일"이라면서 "A매치가 있으면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고 전가을도 "이번에 꾸준하게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월드컵과 WK리그, 동아시안컵 등 빡빡하더라도 경기를 많이 뛰면서 가능했던 것 같다. A매치가 중간에 있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여자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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