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추신수(33,텍사스)에게 '벼락 행운'이 찾아왔다. 이 행운으로 그가 마음 고생을 털어낼 수 있을까.
코리안 메이저리거 추신수에게 올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2013년 겨울 FA 대박을 터트리며 텍사스로 이적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잔부상이 그를 괴롭혔고, 올해에는 부진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시즌 초반 메이저리그 전체 타율 최하위를 기록하는 등 '베테랑' 답지 않은 슬럼프가 이어졌고,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았다. 팀내 최고액 연봉자로 손에 꼽히는 추신수이기 때문에 현지 언론에서도 연일 가시같이 뾰족한 기사가 쏟아졌다. 추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써야하지만 워낙 연봉이 높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에 이어 최근에는 좌투수에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당연히 빅리거에게 자존심이 상할 수 밖에 없는 내용들이었다.
이런 와중에 벼락같은 행운이 찾아왔다. 추신수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맞대결에서 2루타-홈런-1루타-3루타를 차례로 기록하면서 생애 첫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처음이고, 아시아를 통틀어서도 처음이다. '전설' 스즈키 이치로도 사이클링 히트는 아직까지 하지 못했다.
텍사스 구단 역사를 되짚어도 많지 않다. 역대 8번째로, 지난 2013년 9월 24일 알렉스 리오스가 휴스턴전에서 사이클링 히트를 친 이후 처음이다.
사이클링 히트는 단순히 타격감이 좋아서, 장타력이 있는 타자라서 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날의 행운도 필요하고 상대팀의 도움(?)도 뒷받침이 되야 하는 어려운 기록이다. 깊은 고민에 휩싸였던 추신수에게 이렇게 큰 행운이 찾아왔다. 그가 '추추트레인'의 진가를 다시 발휘할 수 있을까. 좋은 계기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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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