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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L 결승 D-1] '문규리를 울린 남자' 한지원, 그의 각오 (인터뷰)

기사입력 2015.06.27 08:37 / 기사수정 2015.06.28 02:53

박상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상진 기자]  화려하지 않지만, 꿋꿋하게 노력해 온 선수가 결승 무대에 올랐다.

28일 서울 강남구 곰eXP 스튜디오에서 '2015 스베누 GSL 시즌2' 결승전이 열린다. CJ 엔투스 한지원과 마이인세니티 정윤종이 결승 무대에 올라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경기를 벌인다.

CJ 엔투스 한지원은 데뷔 5년차 선수다. 하이트 스파키즈에서 삼성전자 칸(현 삼성 갤럭시), 프나틱, IM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지원은 화려하지 않고, 힘든 순간도 많았다.

그러나 CJ 엔투스 입단 이후 프로리그에서 김준호와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프로리그에서 활약은 개인 리그에도 이어졌다. 한지원은 케스파 컵 시즌1 4강을 시작으로 스타리그 시즌2와 GSL 시즌2에 모두 진출했다. 그중 GSL 결승에 진출한 것.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해 가출까지 했던 한지원의 결승 진출 소감, 그리고 각오는 어떨까?

결승 진출을 축하한다. 지금 기분은 어떤지 궁금하다.

여전히 실감 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평소에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데, 더 집중해서 준비 중이다.

상대인 정윤종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단단하다. 하지만 내가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는 상대다. 다만 정윤종은 결승 무대 경험이 풍부하다. 그 점이 걱정이다.

정윤종의 장점은 단단함이다. 하지만 너무 안전하게 하려는 것은 단점이다. 결승전에서 그 점을 파고들어 볼 계획이다.

올해 갑자기 성적을 내기 시작했다. 결승 진출도 처음이다.

예전의 나와 마인드가 다르다. 작년에도 연습실 성적은 좋았다. 그러나 방송에서 생각만큼 성적이 안 나와 부담감이 심했다.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올해는 생각을 바꿨다. 방송 경기에서 져도 괜찮다고 생각하니 원래 내 플레이가 나오더라. 마음이 편하니 성적이 잘 나온 거 같다.


CJ 엔투스에 입단한 후 성적이 나오는데, 연습 환경 차이도 많이 나나?

삼성에서 나온 뒤 스타2로 전향하고 프나틱에 입단했다. 프나틱 시절이 힘든 시기였다. 연습도 많이 못 했고 방황도 했다. 금전적으로 힘들었다. 

하지만 가출까지 하면서 부모님을 설득해 프로게이머가 되었는데 은퇴하기 아까웠다. 그리고 막상 은퇴하려고 하니 이후에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그냥 정상을 찍어보고 은퇴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힘든 시기에 도움 받은 친구가 있다면.

당시 같은 팀이었던 김학수와 한이석, 박서용이 많이 도와줬다. 지금은 군대에 있는 주영달 코치나 송병구 코치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이 외에도 많은 분이 도와주셨다. 결승이 끝나면 찾아볼 생각이다.

내가 인복은 타고난 거 같다.(웃음)

시즌 초반 CJ 엔투스 저그는 혼자였다. 힘들지 않았나?

별생각이 없었다. 꼭 같은 종족이 아니더라도 막히거나 힘든 부분이 있으면 다른 종족 선수들과 이야기 하며 풀어나갔다.

프로리그 2라운드가 끝난 후 개인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케스파 컵 시즌1과 스타리그, 그리고 GSL 셋 중 하나는 꼭 결승에 가고 싶었다. 그래도 운이 좋아서 GSL 결승에 진출했다.

32강에서 조성주를 다시 만났다.

조성주는 정말 잘하는 테란이다. 하지만 많은 경기를 소화하며 스타일이 노출됐다. 케스파 컵 이후로 조성주와 경기는 자신있었다. 

32강 경기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고생했다. 떨어질 거로 생각했는데 16강에 진출했다. 운이 좋았다.

김준호와 16강 같은 조였는데 부담되지 않았나?

조 지명식 때만 해도 내가 김준호를 이길 것도, 이원표가 조 1위를 할 줄도 생각 못했다. 이원표는 예전부터 잘 하는 선수였지만, 지금 실력이 만개할 지 몰랐다.

16강 최종전 팀킬 상황에서 김준호와 경기하게 되어 부담은 되었다. 케스파 컵 4강에서 진 적이 있어서 이번에도 욕심부리지 않았는데 이겼다. 빌드와 수 싸움에서 내가 앞섰다.

풀세트 접전 끝에 8강에서 원이삭을 꺾었다. 특별히 준비한 게 있었다면.

평소하고 똑같이 준비했다. 16강 최종전에서 맞붙은 김준호하고도 연습했다. 둘 다 대인배라 끝난 경기 가지고 뭐라 하지 않는다.(웃음)

원이삭과 마지막 경기에서 자신 있는 빌드를 사용했다. 이번에도 수싸움에서 이겼다.

4강에서 김유진과 경기했는데, 자신이 있었는지.

김유진은 머리를 잘 쓰는 선수다. 하지만 내가 이길 거라 생각했다. 이상한 전략에만 당하지 않으면 운영은 내가 앞서니까. 

그날따라 김유진이 조용하더라. 상대가 프로토스 대 저그 전에서는 프로토스가 강하니까 따로 전략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던 거 같다. 마지막 세트에서 김유진이 실수하지 않았다면 정말 위험했었다. 이번에도 운이 좋았다.


김유진을 꺾고 진행한 방송 인터뷰에서 문규리 아나운서를 울렸다.(웃음)

문규리 아나운서가 왜 울었는지 알고 있었는데, 이후 정신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평소에 인사만 하고 인터뷰만 하는 사이인데 내 이야기에 감정이입을 하셨더라. 감동받았다.

결승 상대인 정윤종 선수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이미 우승 경험이 많으니 살살 경기해달라고 전하고 싶다. 

결승에 찾아올 팬들에게 한마디 하자면.

CJ 엔투스 소속 선수가 스타2 개인 리그 결승에 간 게 내가 처음으로 알고 있다. 많이 와주셨으면 좋겠다.

조금 더 강하게 이야기 할 수 없나? 예를 들면 이번에 꼭 우승해서 김준호를 꺾고 내가 CJ 엔투스 에이스로 자리매김 하겠다던가.

내가 우승을 한다고 해도 여전히 김준호가 에이스다. 나는 에이스의 뒤를 받쳐주는 선수다. 김준호와 같이 CJ 엔투스의 에이스로 거론되는 게 영광스럽다. 한 팀에 에이스가 두 명이면 더 좋은 거 아닌가.(웃음)


vallen@xportsnews.com
 

박상진 기자 vallen@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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