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힘든 사회생활 자기자리를 못 잡으면 서럽기 마련이다. 인생의 축소판인 2015 KBO리그. 프로의 세계에서 자리잡기란 우리내 인생과같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1군 엔트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생존맨'이 되는 경우도 있고, 팀의 필요에 따라 많은 수비 위치에 들어서는 '만능맨'도 다반사다. 하지만 한 자리에 눌러앉아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팀뿐만 아니라 선수 본인에게 이보다 더 행복한 것은 없을 것이다.
2015년 KBO리그 현재까지 두 가지 이상의 포지션을 소화한 선수는 총 112명있었다. 팀별로 따져보면 kt가 18명으로 가장 많았고, KIA 16명, LG 14명 순이었다. 멀티포지션 선수가 많았던 kt와 KIA, LG는 각각 KBO리그 10위, 7위, 9위를 기록 중이다. 현재 KBO리그 8위팀인 롯데의 경우 10명의 멀티포지션 선수가 있었다. 한 선수가 여러 위치을 맡고 있다는 것은 포지션에서 특출한 선수가 적었다는 뜻일 수 있다.
반면, 가장 멀티포지션 선수가 적었던 팀은 7명의 선수가 있었던 삼성이다.그 뒤로 현재 1위인 NC는 8명, 4위 넥센도 마찬가지로 8명의 멀티포지션 선수가 있었다. 포지션 이동이 적었던 팀들이 현재 순위표 상단에 위치해 있다.
선수 개인으로 본다면 네 가지의 포지션을 뛴 것이 가장 많은 포지션 보유 선수였다. 2015 KBO리그에는 이런 선수들이 총 7명있었다. 대표적인 선수는 SK 박진만과 삼성 구자욱, 롯데 오승택이다. 특히 주목할 선수는 사실상 데뷔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의 오승택과 삼성의 구자욱이다.
오승택은 고르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했다. 오승택은 내야의 중심인 유격수에서 108이닝을 소화한 것을 비롯해 3루에서 84이닝, 2루수에 3.1이닝, 1루에서 57이닝을 수비했다. 특별히 어떤 자리가 자신의 자리라고 할 수 없을 정도다. 여러 포지션을 뛴 것이 독이 됐을지 1루수로 출장하여 5실책했고, 유격수로서 3실책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4일 포항 삼성전에서 8회 어처구니 없는 포구실책으로 문책성 2군행을 지시받았다.
구자욱도 오승택과같이 4개의 포지션을 돌아다녔다. 시즌 초 채태인의 결장으로 1루수로 많이 출장한 구자욱은 1루에서 327.2이닝을 수비했다. 그러나 채태인이 돌아오면서 외야로 포지션을 옮겨 출장하는 경우가 잦아졌고 우익수로 31이닝, 중견수로 30이닝을 소화했다. 3루 수비도 3이닝했다. 구자욱은 다른 포지션에서 실책을 저지르지는 않았고, 1루수로서 6실책을 기록 중이다.
2015 KBO리그에는 팀들 간의 치열한 승부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팀 내 경쟁도 한창이다. 살아남기 위해 혹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선수들이 지금도 그라운드를 누빈다.
박진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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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구자욱(좌), 오승택(우)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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