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브라질] 달리지 못한 지소연, 윤덕여호에 주어진 숙제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패배도 패배지만 내용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윤덕여호가 브라질과의 첫 판에서 패배를 당하면서 숙제들을 안았다. 여기에는 지소연의 공격력을 살려야 하는 문제도 포함됐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 올롬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여자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브라질에게 0-2로 완패했다.

수비적으로 나선 대표팀은 방패는 단단해 보였지만 창은 무딘 모습이었다. 이날 한국은 유영아와 지소연 콤비로 브라질의 골문을 노렸다. 유영아가 최전방에 서고 지소연이 그 뒤에 위치해 공격형 미드필더 겸 쉐도우스트라이커로 뛰는 구도였다.

움직임이 좋은 유영아와 후방에서 패스와 슈팅력을 갖춘 지소연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브라질의 수비를 뚫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동안 윤덕여호가 자주 보여줬던 지소연 활용법이었고 소속팀 첼시 레이디스에서도 유사한 역할을 해왔기에 어색하지 않았다. 윤덕여 감독은 "지소연은 언제든지 골을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선수"라며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대로 일이 풀이지 않았다. 상대는 브라질이었다. 우승후보로 불리는 브라질은 공격력도 클래스가 있었지만 수비력도 상당했다. 한국은 전반 중반까지 효과적인 공격력을 보여줬지만 이후부터 브라질의 압박에 막혀 별다른 공격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소연 역시 공을 몰고 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좋은 드리블을 가지고 있는 지소연 등을 이용한 역습 장면도 많이 나오지 않았고 지소연을 향해 가는 패스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팀의 수비적인 운영도 영향을 미쳤다.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나 있는 상황에서 지소연은 후방으로 내려와 패스를 도와야 하는 필요성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상대 골문과도 멀어졌다. 중원에서는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지소연을 압박하면서 공격력을 뽐내기 어려운 환경이 되기도 했다.

후반 중반에는 정설빈이 들어오면서 희망섞인 장면들이 연출되기도 했다. 뒷공간에 침투를 시도하는 정설빈으로 인해 지소연도 패스와 개인기를 시도할 찬스들이 나왔다. 후반 25분에 지소연이 살짝 찔러준 공을 정설빈이 좋은 위치에서 받았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35분에는 지소연이 오른쪽에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진입해 중앙으로 공을 쳐놓은 뒤 전가을에게 패스, 좋은 찬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기 막바지에 실마리가 풀렸지만 지소연이 득점포는 가동되지 못했다. 기대를 모았던 박은선이 몸상태가 좋지 않아 지소연과 호흡을 맞춰 볼 기회도 주어지지 않았다. 아직 한국에게는 2경기가 남아 있다.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지소연의 공격력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해보인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지소연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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