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월드컵 참가팀 전력분석 - 5] 아트사커 부활 꿈꾸는 프랑스프랑스는 자국에서 열린 지난 98월드컵 결승에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3-0으로 완파하는 돌풍을 일으키며 일약 세계축구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이후 유로 2000과 2001년 컨페더레이션스컵 등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연달아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트사커를 구사한다'는 찬사를 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함께 우승후보 1순위로 꼽히던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무득점 1무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기며 예선에 탈락하고 마는 수모를 겪게 된다. 당시 2001~2002시즌 세리에A 득점왕 트레제게,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앙리, 르샹피오나(프랑스 프로리그) 득점왕 시세 등 초호화 공격진을 갖추었지만 골대만 다섯 번을 맞추는 지독한 불운 끝에 단 한 골도 성공시키지 못한 채 디펜딩 챔피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지난 유로2004에서도 복병 그리스와 8강전에서 0-1로 패하며 2002년 이후 이어진 내림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프랑스는 지난 98월드컵 우승 멤버 중 리자라쥐, 프티, 드자이, 데샹 등 많은 선수가 은퇴했고 국가대표팀 은퇴를 번복하고 팀에 복귀한 지단, 윌토르, 튀랑, 마케렐레 등이 노쇠화를 보이고 있어 전성기에 비해 전력이 많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 5승 5무의 성적을 거두며 유럽예선 4조 1위로 본선에 합류했지만 예선 마지막 경기까지 스위스, 이스라엘, 아일랜드 등과 순위다툼을 벌였을 만큼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힘겹게 예선을 통과했다. 특히 이스라엘, 아일랜드, 스위스와 벌인 6경기에서는 단 3골만을 넣는 빈약한 득점력을 보였다.
지단, 위기에 빠진 프랑스를 구원하다이빨 빠진 호랑이로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지만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나 독일 같은 강팀들조차도 프랑스를 경계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프랑스에 지단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유로 2004 이후 대표팀에서 은퇴한 지단은 프랑스가 월드컵 예선에서 고전하며 본선진출이 불투명했던 작년 9월 대표팀에 복귀했다.
지단의 복귀 이후 프랑스는 예선 네 경기에서 3승1무를 기록하며 단숨에 조 4위에서 1위로 본선에 직행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올해의 선수와 유럽 골든볼을 각각 세 번씩 수상한 그의 경력에서 알 수 있듯이 지단은 명실상부한 세계최고의 미드필더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기술과 놀라운 공 다루기를 구사하는 지단은 대표팀 복귀 후 프랑스의 월드컵 본선진출에 큰 역할을 하면서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발휘하였다.
첼시의 마케렐레와 유벤투스의 비에이라도 지단과 함께 프랑스의 미드필더를 구성할 선수 후보에 오르고 있다. 세계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로 평가받고 있는 마케렐레와 비에이라의 더블 볼란테 조합은 프랑스의 또 하나의 강점이다. 지단-마케렐레-비에이라로 구성된 막강한 미드필더를 자랑하는 프랑스는 세계 어느 팀을 상대로도 경기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프랑스의 미드필더에 지단이 있다면 공격진엔 앙리가 있다.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활약하고 있는 앙리는 3차례에 걸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등극했을 정도로 그만이 할 수 있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자랑한다. 뛰어난 속도, 화려한 개인기와 드리블 그리고 높은 골결정력까지 갖춘 앙리는 세계 최정상급의 공격수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또 100년이 넘는 아스널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로 꼽히기도 한다.
프랑스의 스트라이커로 나설 트레제게 역시 뛰어난 골 결정력을 자랑하는 선수로 앙리와 콤비플레이를 잘한다면 매우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프랑스의 공격엔 한 가지 큰 문제점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앙리가 대표팀에서는 아스널에서만큼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제기량의 120% 이상 발휘하는 앙리지만 유독 대표팀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번 독일월드컵에서 앙리가 얼마만큼 대표팀에 적응하며 제 기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프랑스의 성적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갈라스-튀랑-붕송-사뇰 등으로 구성될 프랑스의 포백은 지난 월드컵 예선 10경기에서 단 2골만을 실점할 정도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98 프랑스월드컵 우승멤버인 튀랑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20대 중후반의 비교적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었기 때문에 수비에서만큼은 프랑스 대표팀의 취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는 선수들의 노쇠화에 따른 문제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의 아픔을 딛고, 독일월드컵에서 또 한 번 우승을 노리는 프랑스는 지단, 앙리 같은 슈퍼스타뿐만 아니라 시세, 피레스, 윌토르 등 뛰어난 기량을 지닌 공격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독일월드컵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충분한 전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프랑스가 그동안의 부진을 떨쳐내고 또 한 번 아트사커를 부활시킬지 기대된다.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