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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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2일만의 선발승' 임준혁이 그토록 기다린 순간

기사입력 2015.05.14 21:03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죄송해서 감독님 얼굴을 못보겠어요. 정말 오래 걸렸거든요."

KIA 타이거즈는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시즌 6차전에서 10-2로 완승을 거뒀다. 올 시즌 kt를 상대로 6경기 동안 단 한번도 지지 않았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우완 임준혁이었다. 그는 실로 오랜만에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에 섰다. 가장 최근 선발 등판한 것이 지난 2009년 5월 6일 목동 넥센전 이후 2199일만이고, 선발 승은 그보다 더 거슬러 올라가 2008년 6월 27일 사직 롯데전 이후 2512일만이었다. 또 개인 최다 이닝, 생애 첫 '퀄리티스타트'라는 기쁨까지 함께 낚았다.

7년여만의 선발승. 그만큼 의미가 남달랐다. 1984년생인 임준혁은 올해로 벌써 프로 13년차다. 지난해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즌을 아쉽게 마쳤던 그는 겨우내 설욕을 다짐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이 선발감으로 낙점하며 본격적인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임기준, 임준섭(한화)과 함께 KIA의 선발 경쟁을 뜨겁게 달궜던 '임 트리오' 중 한명이었다. 

지치지 않고 상승 곡선을 그렸던 임준혁의 그래프는 첫 선발 등판을 앞두고 급격하게 꺾였다. 지난달 5일 수원 kt전 선발로 내정돼 있던 그는 갑자기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근육이 뭉쳐 통증이 생겼고 당분간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임준혁이 돌아오기까지 생각보다 긴 시간이 필요했다. 약 한달만인 지난 5일 1군에 복귀했다. 복귀 이후 3경기에서 필승조로 투입되며 1승 1홀드를 기록한 임준혁은 다시 한번 선발 특명을 받았다. 

그러나 임준혁은 "그동안 너무 죄송해서 감독님 얼굴을 못봤다. 더 빨리 돌아왔어야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긴 시간 믿고 기다려준 코칭스태프에 고마워 했다. 그리고는 "부상으로 시즌 첫 선발 등판 기회가 무산됐지만 아쉽지 않다. 언젠가는 기회가 올테니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생각보다 늦게 돌아온 임준혁은 생각보다 빨리 다시 찾아온 기회를 잘 잡았다. 생애 두번째 선발승으로 팀의 4연승을 견인할 수 있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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