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대전, 조은혜 기자] 한화 이글스 권용관(39)이 최고의 활약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간의 부진을 씻어내 듯 시원한 공격력을 자랑했다.
한화는 14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1차전에서 5-3으로 승리했다. 이날 수훈갑은 누가 뭐래도 3안타를 때려낸 권용관이었다.
권용관은 이날 경기에서 유격수 및 9번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권용관은 3회 첫 타석 삼성의 선발투수 윤성환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올시즌 권용관의 첫 홈런이자 한화 이적 후 처음 만들어낸 홈런이다. 이날 권용관의 홈런을 시작으로 윤성환을 두드린 한화는 3회에만 4점을 뽑아냈다.
이후 4회에도 좌전안타를 만들어낸 권용관은 7회 삼성의 두번째 투수 김건한을 상대로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용규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진루한 권용관은 이시찬의 깜짝 스퀴즈 번트에 홈까지 밟았다.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는 득점이었다.
이날 홈런과 단타, 2루타를 기록한 권용관은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쳤다면 '사이클링 히트'도 가능했다. 8회말 권용관이 타석에 들어서자 관중들도 '3루타'를 연호했다. 그러나 권용관은 번트를 시도하다가 삼진으로 물러났다.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에는 실패했지만, 분명 박수받아 마땅한 활약이었다. 경기 후 권용관은 "사이클링 히트보다는 점수를 더 내자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맹타만큼 호수비도 눈을 사로잡았다. 5회 무사 1루 상황, 박석민이 친 타구가 빠르고 강한 타구에 미끄러지면서 누워서 송구를 했고, 2루에서 박한이를 포스 아웃 시켰다. 권용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타구가 빨라서 감으로 했다. 준비를 하긴 했는데, 그렇게 빠를 줄은 몰랐다"고 돌아봤다. 본인은 당황했겠지만 누워서 송구를 하는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지난해 LG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던 권용관은 김성근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러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공수에서 불안함을 드러내는 경우가 있었다. 권용관은 "지금까지는 아무래도 마음에 걸리는 게 많았다"면서 "젊은 친구들이 있는데도 감독님이 날 데려와 주셨는데, 그 사이에서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오히려 더 잘 안됐었다"고 회상했다. 권용관은 "나 스스로 위축되는 게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롯데와의 3연전, 한화 팀 내외 여러가지로 시끄러운 일이 많았지만 권용관으로서는 잠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 그는 "사직 롯데전에서 휴식도 취했고, 휴식을 가지면서 생각도 많이했다"면서 "이제 점점 타격 밸런스가 맞는 것 같다. 힘이 올라오다보니 괜찮아졌다"고 자평했다. 이어 "오늘 친 첫 홈런은 부진 탈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권용관은 "진짜 처음으로 편하게 잘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옅게 웃었다. 농담처럼 얘기했지만 그간의 마음고생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한마디였다. 불혹의 나이, 18번째 시즌. 야구를 향한 권용관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권용관 ⓒ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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