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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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가 포항 스틸야드에 가져다 준 작은 변화

기사입력 2015.03.24 07:00 / 기사수정 2015.03.24 07:3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포항, 김형민 기자] 동해안에 자리한 '철강의 도시' 포항에는 요즘 축구와 야구가 함께 하고 있다.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포항야구장에서도 열리기 시작하면서 이뤄진 결과다.

일반적으로는 축구와 야구는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스포츠라는 인식이 있다. 여름과 가을 간 대부분의 중요한 경기들이 열리는 등 같은 계절 스포츠라는 특성과 주말에 동시간대에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본의 아니게 스포츠팬들을 두고 관중과 중계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이에도 불구하고 포항에서 재미있는 변화가 있어서 눈길을 끈다. 결론부터 설명하면 야구가 포항 스틸야드를 찾는 관중들의 인식을 변화시켰다.

3월 K리그 클래식이 개막하면서 그라운드에는 봄내음이 가득하다. 만 단위의 관중수가 연이어 몰리면서 K리그는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는 포항의 힘도 한몫했다. 3경기 중에 2경기를 홈에서 치뤘던 포항은 연속해서 만원관중을 기록했다. 울산 현대와의 동해안더비에서 전석이 매진되며 1만 9,227명을 기록했고 지난 FC서울과의 경기에서는 1만 6,674명이 경기장을 찾아 리그 열기를 이어갔다.  

2경기 연속 만 5,000명을 넘긴 일은 2012년 K리그가 실제 경기장을 찾는 관중수를 중심으로 집계를 시작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며 2011년 3경기 연속 만 5,000명을 넘긴 이래 4년 만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하지만 포항의 관중몰이를 단순히 수치만으로 의미를 두기에는 이르다. 실제 내용을 보면 알차고 긍정적인 변화가 읽혔다. 서울전이 있었던 지난 22일 포항 구단의 한 관계자는 흥미로운 변화를 한 가지 털어놨다.

내용은 이렇다. 본래 경기장에서는 좌석별로 티켓의 가격이 다른 법인데 이번 시즌에 포항 스틸야드는 고가의 좌석들이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급증했다. 프리미엄석과 테이블석 등이 스틸야드에서도 꼽히는 고가의 자리인데 2만원에서 3만원 가량의 수준이지만 모두 팬들이 자주 찾고 있다. 또한 서울과의 경기가 있던 날 현장에서 판매한 20만원 가량의 시즌권도 모두 다 팬들의 손에 쥐어졌다.



이는 팬들의 인식이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적은 돈을 내고 일반석에서 경기를 보기보다는 많은 돈을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자리에서 편안하게 경기를 보겠다는, 적극적인 태도로 소비 패턴이 변했음을 알려준다. K리그를 보기 위해 지갑을 과감하게 열어도 좋다는 '콘텐츠에 대한 만족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가능한 현상이다. 

이 이면에는 야구가 있다고 포항 측은 보고 있다. 관계자는 "야구가 열려서 축구는 어떻게 되느냐고 우려도 있었지만 야구가 열리면서 우리에게도 좋은 부분이 있었다"면서 "사람들이 좌석별로 차이가 확연한 야구장을 경험하면서 좌석별로 달라지는 시야의 차이나 관람 환경에 대해 눈을 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는 변화지만 K리그를 보는 눈들이 달라졌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한 사례였다. 포항은 앞으로도 관중들이 앉기 편한 테이블석을 늘리는 것을 비롯해 다양하고 색다른 이벤트로 팬들을 맞이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차츰 전력이 안정화되고 있는 긍정적인 경기내용과 함께 포항이 올 시즌 많은 관중들을 스틸야드로 불러들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포항 스틸야드와 포항-서울 경기장면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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