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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리턴' 고스란히 드러난 선수들의 상처

기사입력 2015.01.01 15:47 / 기사수정 2015.01.01 16:1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천안, 조용운 기자] 기우가 아니었다. 초유의 '트레이드 리턴' 사태를 맞은 현대캐피탈이 안방에서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김호철 감독이 이끈 현대캐피탈은 1일 홈코트인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NH농협 2014-15시즌 V리그 남자부 4라운드에서 세트스코어 0-3(25-27, 17-25, 22-25)으로 패했다. 

시끄러운 이적 소동을 겪은 만큼 선수단에 좋은 흐름이 있을리 만무했다. 현대캐피탈은 트레이드 무산에 포함된 당사자인 권영민과 박주형을 가급적 활용하지 않았지만 짙게 깔린 어두운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했다. 해결사 역할을 해줬어야 할 케빈과 문성민마저 침묵하면서 현대캐피탈은 안방에서 대한항공을 넘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시즌 후반기를 앞두고 반등을 노리기 위해 지난달 29일 한국전력과 서재덕을 받는 대신 권영민과 박주형을 보내는 2대1 임대 트레이드를 시도했다. 

윈윈 트레이드가 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한국배구연맹(KOVO)의 규정을 위반한 결과만 남았고 끝내 전날 선수 등록과 공시가 취소되는 사태를 맞았다. 

KOVO와 양 구단은 규정에 어긋난 이적을 시도한 것에 대해 고개를 숙였지만 상처는 고스란히 선수들의 몫이었다. 이들은 2~3일의 시간 동안 원 소속팀과 정리하고 새로운 팀에 합류했다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을 겪었다. 

트레이드가 발표되는 당일에야 거취를 알고 힘겹게 마음을 먹었던 선수들은 갑작스럽게 트레이드가 철회된 소식에 어수선해질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전부터 김호철 감독의 고민은 선수들이었다. 그는 "선수들의 마음이 다친 것이 크다. 지금은 마음의 상처를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특히 (권)영민이는 내 새끼나 마찬가지다. 처음 임대가 결정됐을 때도 내 마음을 읽고 받아들였던 선수였는데..."라고 끝을 맺지 못했다.  

김호철 감독은 다시 팀에 돌아온 선수들과 면담을 통해 마음을 다독였으나 당장 경기에 활용할 수는 없었다. 특히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필요한 세터 권영민은 경기 내내 트레이닝복을 벗지 않고 코트 바깥에서 경기를 쳐다볼 뿐이었다.

트레이드 파동의 내려간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한 김호철 감독은 경기 후 "내 탓이다. 팀이 안정되게 이끌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팀에 활력이 없었고 악착 같은 면도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김호철 감독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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