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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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격되고 강등되는 팀에는 다 이유가 있다

기사입력 2014.12.07 00:45 / 기사수정 2014.12.07 07:21

김형민 기자
경남FC 선수들 ⓒ 경남 구단 제공
경남FC 선수들 ⓒ 경남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모든 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올 시즌 K리그 결과에도 이유가 달려 있다. 승격되고 강등되는 운명의 갈림길이 결정되는 과정에서는 각자의 좋거나 나쁜 사정과 내용이 그라운드 위 드라마 못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2014년 K리그가 6일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마지막까지 관심이 집중됐던 승격과 강등 사이 경남FC와 광주FC 간의 다툼에서는 광주가 웃었다. 광주는 1, 2차전 합계 1승 1무로 2년 만에 K리그 클래식 무대로 돌아오게 됐다.

이미 결과는 나와 있었다. 꼭 1차전에서 광주가 3-1 승리를 거둬서 그랬다는 것은 아니었다. 결과의 발단은 경기장 바깥에 있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경남과 광주는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그라운드 밖에서 벌어진 일들은 경기장을 누비는 선수들의 발걸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였다.

음모론과 외면, 경남의 슬픈 자화상 

경남은 플레이오프 진행 중간에 존폐 위기에 몰렸다. 구단주로 활약하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의 심상치 않은 의사표시 때문이었다.

홍 지사는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경남 구단 운영의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냈다. 그는 "2부 리그로 강등되면 경남FC는 스폰서도 없어지고 팀을 더 이상 운영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사실상 잔류하지 못한다면 손 놓을 생각도 있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선수단에게는 직격탄이었다. 도 아니면 모였다. 불투명해진 미래로 인한 스트레스와 마음속 짐이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두고 봐야 될 일이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경남이 흔들리는 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경남을 상대해야 했던 광주의 남기일 감독대행은 "강등권에 있는 팀들에게는 항상 그러한 음모론이 나와서 입지나 자신감이 줄어드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하지만 팀이 없어지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나섰던 경남은 기적을 바랐다. 브랑코 바비치 감독대행은 "축구는 모르는 일이다. 월드컵에서 누가 독일이 브라질을 7-1로 누를 줄 알았겠나"라고 반문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기적도 팬들의 지지와 응원 등이 있을 때 더욱 가능성이 높아지는 법이었다.

이날의 경남은 달랐다. 팬들의 외면으로 기적을 연출할 원동력을 잃었다. 경기가 벌어진 창원축구센터를 찾은 관중은 1969명 뿐이었다. 광주 원정 팬들을 제외하면 사실상 경남을 위해 온 관중은 1000명이 채 안 된다는 이야기다. 목청껏 외치는 응원을 앞세운 홈 어드벤티지를 잃은 경남의 발걸음은 무거울 수 밖에 없었다. 현실로 드러난 슬픈 자화상은 왜 경남이 강등이라는 운명을 받아들게 됐는 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광주FC 선수들 ⓒ 프로축구연맹 제공
광주FC 선수들 ⓒ 프로축구연맹 제공


달랐던 광주, 든든했던 지원군

반면 광주는 달랐다. 좋은 분위기와 결속력을 가지고 나선 챌린지팀 광주는 만만치 않은 저력을 선보였다.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오면서 기적을 써내려 갔던 광주의 배경에는 든든한 지원군들이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로는 정원주 대표이사가 꼽혔다. 정 이사는 광주에게 중요했던 시기에 통 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클래식으로 승격할 경우 개인재산 5000만원을 보너스로 지급하겠다며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외에도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해서도 자신이 모든 총대를 메겠다며 선수단을 안심시켰다.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사격을 약속한 것이다.

남기일 대행은 "대표이사님이 작년부터 축구의 매력에 빠지셨다. 선수들과의 사이에서도 친화력이 좋으시고 여러 부분에서 많이 챙겨주시고 계신다"면서 "직접 오셔서 내년 시즌 예산에 대해서는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 나갈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도 해주셨다"고 설명했다.

탄탄한 지원사격으로 광주는 짜임새 있는 조직력으로 승격 티켓을 낚았다. 내년에는 한 층 더 강한 상대들을 만나야 하는 클래식 무대를 누빌 테지만 두려움보다는 자신감이 앞선다. 구단의 탄탄한 뒷바라지가 한몫했다. 

남 대행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라면서 "내년에도 많은 분에게 우리 축구가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강하게 말했다.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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