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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송지만의 야구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기사입력 2014.10.08 06:55 / 기사수정 2014.10.08 01:27

나유리 기자

송지만 ⓒ 엑스포츠뉴스DB
송지만 ⓒ 엑스포츠뉴스DB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은퇴를 결정하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공식적으로 발표가 되기까지의 몇개월. 송지만은 그렇게 그라운드와의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고 있었다.

7일 오전 넥센 히어로즈는 보도 자료를 통해 외야수 송지만의 현역 은퇴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그의 1군 출전 기회가 조금씩 줄어들면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던 일이지만 세상 모든 이별이 그렇듯 섭섭한 소식이었다.

1996년 한화 이글스에서 시작해 현대 유니콘스와 넥센 히어로즈까지. 19년동안 몸 담았던 프로야구 선수로서의 생활을 마무리 한 송지만은 자신의 은퇴 소식이 알려진 날 오후 서울 목동구장을 찾았다. 

"코치를 시작한지 1주일 정도 됐다. 아직 보직이 결정되지 않아서 여기저기 뛰어다닌다. 인턴코치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웃은 송지만은 "후반기부터 3개월정도 쉬었다. 가족들과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을 보냈고, 19년만에 여름 휴가라는 것도 갔다. 지인들도 만나고 신앙 생활, 성경 공부도 열심히 했다"며 근황을 알렸다. 

충분히 스스로 마음을 정리할 수 있을만큼, 천천히 찾아온 이별이기 때문에 아직 송지만은 은퇴를 실감하지 못했다. "먼저 은퇴한 선배들을 보면서 '은퇴하면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었다. 우울증을 겪었다는 선배들도 있었다. 하지만 난 아직 괜찮다. 2년전부터 조금씩 준비를 해왔고, 그동안 시간이 없을만큼 바쁘기도 했다. 은퇴를 하고 나서도 나는 매일 아침 운동을 한다."

송지만(왼쪽) ⓒ 엑스포츠뉴스DB
송지만(왼쪽) ⓒ 엑스포츠뉴스DB


그래도 약간의 미련이 남는다면 그것은 바로 기록이다. 지난 2011년 역대 3번째로 1000타점-1000득점-300홈런의 주인공이었던 그는 2000경기 출장에 62경기만 남겨두고 있었다. "솔직히 아쉬움이 없다고하면 거짓말일 것 같다"는 송지만은 "그래도 19년의 기록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고, 만족하고, 행복했다"고 미소지었다. 

"이제 코치 생활을 시작하면서 신인같은 마음으로 가겠다. '19년 송지만'이라는 생각으로 코치를 하면 안될 것 같다. 그게 가장 어려운 숙제다. 선수들과의 유대관계 역시 코치가 가져야 할 첫번째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선수들이 '선배님'이라 부르다가 '코치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는다."

19년이라는 길고 긴 시간동안 언제가 가장 행복했느냐고 묻자 송지만은 "좋았을 때는 한 없이 많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자체로도 행복했으니까"라면서도 1999년 한화 우승, 2004년 현대 우승, 그리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2008년 히어로즈의 첫 해를 꼽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무래도 몇차례 그의 발목을 붙잡았던 부상이었다. 송지만은 "1999년과 2003년에 입었던 부상 그리고 2010년에 발목이 부러졌던 일.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물론 한단계 성숙할 수 있는 일이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넥센 구단은 송지만의 은퇴식을 내년 4월중으로 계획하고 있다. 2015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코치 생활을 시작하는 송지만의 선수로서의 마지막 바람은 한화전에서 은퇴 경기를 치르는 것이다. "할 수 있다면 꼭 한화와의 경기였으면 좋겠다. 내가 처음 시작한 팀이고, 나의 친정팀이니까. 구단에서도 그 정도 배려는 해주지 않을까?"

"막연히 내가 평생 유니폼 입고 선수로 야구할 줄 알았다. 선배들의 심정을 몰랐다"는 송지만은 자신과 같은 베테랑 선수들에게 "자기 욕심을 줄이면서 선수 생활을 하면 얻는 것도 있다. 결국은 그것이 선수들과 코치들까지 함께 진화하는 밑바탕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따뜻한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이제 선수 송지만의 시계는 멈췄다. 하지만 한발짝 더 뒤에 서서 야구를 바라보는 코치 송지만의 시계는 지금부터 움직인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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