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어린 선수들한테 2번을 졌다. 자존심이 상했다."
'배구여제' 김연경(터키 페네르바체)이 입술을 깨물었다. 한일전 완승의 기쁨을 뒤로하고 이틀 앞으로 다가온 중국과 결승전에 벌써 시선을 고정했다.
김연경은 30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4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배구 4강전에서 22득점을 올리며 대표팀의 3-0(25-16, 25-19, 25-16) 승리를 이끌었다.
홍콩과의 8강전을 쉬었던 김연경은 그동안 피로를 완벽하게 풀었는지 초반부터 일본의 코트에 쉴새없이 스파이크를 꽂았다. 강타와 연타를 섞어 상대 블로킹을 유린했고 때때로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까지 막아내는 활약을 이어갔다.
김연경의 리드 속에 일본을 72분 만에 제압한 한국은 이제 20년 동안 품지 못했던 금메달에 한발 다가섰다. 조별리그부터 파죽의 5연승을 내달리며 결승에 오른 한국의 마지막 상대는 중국이다.
참 갚아줄 것이 많은 팀이다. 사실 중국은 이번 대회 2진이 출전한다고 알려져 금메달 경쟁에서 배재했던 팀이다. 어린 선수들이 주를 이루기에 최정예를 구성한 대표팀의 우위를 예상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아시안게임이 열리기 전 AVC컵에서 중국을 만나 충격의 2연패를 당했다. 이번 대회에 나서는 중국 2진을 상대로 조별리그와 결승전에서 힘없이 무너졌다.
중국은 2진이라곤 하지만 풍부한 선수 자원을 통해 상비군 체제를 가줘선지 1진과 별 차이가 없었다. 평균 신장은 여전히 높았고 공격 분포도 다양했다. 수비 조직력이 좋아 한 번의 공격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래선지 대표팀은 금메달의 제물로 중국을 바라고 있다. 김연경은 "중국이 결승에 오길 바랐다"며 "아무래도 중국보다 태국이 쉽지만 설욕을 위해 중국이 결승상대가 되길 원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AVC컵때 당한 2번의 패배를 그냥 넘기기엔 자존심어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더불어 광저우 대회서도 중국에 막혔던 금메달 행보를 되갚아줘야 한다.
그는 "어린 선수들한테 2번 졌다는 것에 자존심이 상한다. 상대가 어리기에 초반부터 흔들면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나부터 강하게 나가겠다"고 중국을 잡기 위한 포석을 전했다.
자신감도 상당하다. 김연경은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뛴다. 국내에서 하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의 의미가 상당하다"며 "결승까지 생각은 했었다. 이제 금메달을 따야 그림이 완성된다"고 웃어보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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