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BBNews=News1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세계의 벽은 높았지만 전열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회였다. 남자농구 대표팀이 '한국 남자농구의 저력'을 보여주기 위해 림을 겨눈다.
지난 2002년은 한국남자 농구에 큰 의미가 있었던 해였다. 한일월드컵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안방 부산에서 치른 아시안게임에서 남자농구 대표팀은 20년만에 금메달을 획득했다. 물론 당시 대표팀 멤버들은 '황금세대'로 불리는 서장훈, 김주성, 이상민, 문경은, 전희철, 김승현 등 역대 최고 수준이었다.
결승전에서 한국 대표팀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던 중국과 맞붙었다. 당시 중국은 NBA 스타 야오밍을 보유하고 있었다. 모두들 '값진 은메달'정도를 기대할만큼 전력 차이가 컸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13점차를 뒤집고 90-90 동점을 만들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기세를 몰아 2점 차 짜릿한 승리를 얻었다. 눈 뜨고도 믿을 수 없는 귀중한 우승이자 한국농구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대회였다.
그후 12년이 흐른 현재, 국제대회에서 한국 남자농구의 위상은 오히려 더 낮아졌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남자농구 대표팀은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 3위를 차지하며 얻은 티켓으로 무려 16년만의 도전이었다.
출발 전까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대만과 뉴질랜드를 홈으로 불러 차례로 연습경기를 치른 유재학호는 뜨거운 관심 속에 '가능성이 있다'는 호평을 들었고 야심차게 스페인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세계의 벽을 절감했다. 5번의 경기를 모두 패하고 돌아왔다.
25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모비스피버스체육관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스페인 세계농구선수권전을 준비하기 위한 대한민국 남자 농구대표팀과 대만 농구대표팀의 연습경기, 대한민국 김선형이 드리블 공격을 펼치며 패스할 곳을 찾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
그러나 대표팀은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아시아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15일 화성에서 KBL에서 뛰었던 경력이 있는 외국인 선수들과 연습경기를 치른 대표팀은 선수촌 입성전까지 3차례 연습경기를 더 치르며 실전 감각 끌어올리기에 집중한다.
15일 외국인 연합팀과의 연습경기에서는 2점차로 패했지만 어차피 점수차는 중요하지 않고, 전력 점검이 우선이었다. '간판 슈터' 문태종과 조성민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고 있고, 유망주 이종현은 인상깊은 덩크슛을 연달아 터트리며 기대감을 드높였다.
문제는 변화한 흐름이다. 지난 2010 광저우 대회에서 한국이 중국에 석패해 은메달을 차지했을 당시, 일본을 제치고 동메달을 땄던 이란은 현재 확연한 아시아 최강팀이다. 피지컬과 기술 양면 모두 준수한 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중심으로 스페인 농구월드컵에서도 1승을 거뒀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란에 패한 쓰린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란 다음 강팀으로 꼽히는 팀은 필리핀이다. 지난해 자국에서 열렸던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이란에 이어 준우승을 차지했던 필리핀은 NBA 출신 귀화선수 안드레이 블라체가 '귀화선수 규정'에 따라 대표팀 합류가 불발되며 난항을 겪었다. 하지만 대체 선수로 발탁된 마커스 다우잇을 비롯해 실력있는 귀화 선수들이 여럿 포함돼 이란에 대적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세대교체를 준비하며 젊은 선수들 위주로 팀을 꾸린 중국 역시 전력이 100% 파악되지 못했지만 '복병'으로 꼽힌다. 특히 중국은 여자농구와 남자농구 모두 전통적으로 높이에서 강세를 보여왔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24일 화성에서 시리아와의 D조 본선 첫번째 경기를 시작으로 메달 사냥에 나선다. 다음날인 25일에는 만만치 않은 상대 요르단이 기다리고 있다.
※ '아시아 축제'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D-3
⑤ 승전보 남녀축구, 사상 첫 동반 우승의 꿈
⑥ 박태환, 쑨양보다 무서운 자기 자신 넘어라
⑦ 아시아 역사들의 열전, 중심에 선 '남과 북'
⑧ 풍파 딛고 돌아온 이용대, 금메달 꿈 이룰까
⑨ '변방 중의 변방' 육상, 축포 울릴 주인공은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