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이대형과 신종길, 김주찬과 김선빈. 이 4명 중 2명이 KIA 타이거즈의 테이블 세터로 올 시즌 개막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야구에서 1번과 2번 타자를 '테이블 세터'라 부른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출루한 뒤 '클린업 트리오'에게 타점 찬스를 내주는 것이 테이블 세터진의 최대 목표이기 때문에 '밥상을 차린다'고도 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부동의 톱타자' 이용규가 KIA를 떠나 한화로 둥지를 옮겼다. 때문에 선동열 감독은 새로운 테이블 세터 꾸리기에 여념이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이대형, 신종길, 김주찬, 김선빈 4명이다. 넷 다 발이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각양각색의 개성이 뚜렷한 선수들이기도 하다.
FA를 통해 영입한 이대형은 LG 시절에도 '슈퍼 소닉'으로 불리며 주로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이대형은 지난 2010시즌 3년 연속 60도루, 4년 연속 '도루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한 번 출루하면 다음 베이스까지 빼앗길 확률이 높기 때문에 상대팀 배터리를 가장 긴장케하는 선수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빠른 발을 중심으로 한 넓은 수비 범위도 강점으로 꼽힌다.
신종길 역시 유력한 1번 타자다. 지난 시즌 KIA는 기억을 지우고 싶을만한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유일한 위안거리가 신종길이었다. 3할1푼의 타율을 기록한 신종길은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함과 동시에 규정 타석을 채운 KIA 타자 중 유일한 3할타자로 값어치를 톡톡히 해냈다.
때문에 선동열 감독은 이번 일본 오키나와 시범경기 리그에서 제 컨디션이 아닌 이대형보다 신종길을 1번으로 더 많이 기용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신종길은 1번 보다 2번(72타수 38안타 0.389)과 3번 타순(165타수 51안타 0.309)에서 더 강했다.
오키나와에서 신종길과 테이블 세터로 호흡을 맞춘 김선빈은 신종길과 이대형을 압도하는 스피드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주루 센스와 선구안 능력이 빼어나 출루 가능성이 높다. 밥상을 잘 차릴 수 있는 재목이다.
지난 시즌 80경기 이상을 소화한 KIA 야수 중 김선빈보다 높은 출루율(0.377)을 기록한 선수는 나지완(0.394)과 박기남(0.379) 뿐이다. 지난 시즌 '1번같은 9번 타자'로 활약했던 김선빈은 2번(175타수 57안타 0.326)과 9번 타순(65타수 21안타 0.323)에서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마크했다.
김주찬 역시 테이블 세터로 안성맞춤형 선수다. FA를 통해 KIA로 이적한 후 시즌 초반 신들린 방망이를 선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주찬은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접어야 했다. 때문에 시즌 종료 후 괌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김주찬은 오키나와에서 출전 기회는 적었지만, 7타수 2안타 4타점을 올려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관건은 손목 부상 우려를 100% 떨쳐내고 지난 시즌 초반의 '포스'를 회복하느냐다.
선동열 감독의 테이블 세터 최종 점검은 8일부터 시작되는 시범경기에서 이뤄질 것이다. KIA 타선 부활의 키를 쥔 4명의 타자들은 어떤 활약으로 존재감을 드러낼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선빈-LG 시절 이대형-신종길-김주찬 ⓒ 엑스포츠뉴스DB,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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