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야심차게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시즌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 몸 담았던 외야수 넬슨 크루즈 얘기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획득한 크루즈는 구단의 퀄리파잉 오퍼를 거절하고 이적생으로 시장에 나섰다. 퀄리파잉 오퍼란 1년짜리 단기 계약으로 메이저리그 상위 125명의 평균 연봉에 따라 몸값이 책정된다. 올 시즌에는 1410만 달러(약 151억원)다. 그러나 크루즈는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평가받겠다며 텍사스의 제안을 거절했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크루즈는 계약 기간 3~4년 총액 7500만 달러(약 808억원) 수준의 계약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애틀 매리너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이 크루즈 영입에 관심을 보였지만 대화에 진전은 없었다. 구단들이 크루즈 영입을 망설이는 이유는 간단했다. 그는 최근 잦은 부상에 시달렸고, 지난 시즌 금지 약물 복용 문제로 징계를 받았다. 또 꾸준히 20홈런 이상을 쳐내고는 있지만 2할대 중반의 타율이 '욕심나는' 정도는 아니다.
그 사이 텍사스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특히 FA 외야수 추신수 영입이 크루즈의 입지와 관련해 가장 큰 변화다. 텍사스는 추신수에게 7년 총액 1억 3000만 달러(약 1401억원)라는 대형 계약을 안겼고, 크루즈가 사용했던 등번호 17번을 내줬다. 이로써 텍사스와 크루즈의 인연은 끝난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크루즈가 스프링캠프 시작일이 다 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서 '텍사스 복귀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잭 쥬렌식 시애틀 단장은 최근 열린 팬페스트에서 "크루즈의 에이전트와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분명히 경제적인 문제가 엮어 있다. 크루즈를 영입하면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양도해야 한다"며 크루즈 영입을 망설이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물론 나는 그가 시애틀 라인업에 들어오기를 원한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나 금전적으로 그를 영입함으로 인해 감수해야 하는 손해가 크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영입 불가'로 못을 박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NBC스포츠'는 쥬렌식 단장의 위 멘트를 인용한뒤 "정보통에 따르면 크루즈가 텍사스와 1년짜리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만약 크루즈가 텍사스에 복귀한다면 추신수-레오니스 마틴-알렉스 리오스로 짜여진 외야 라인업에 끼어들기에는 조금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지 언론에서는 "미치 모어랜드와 함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론 워싱턴 감독이 프린스 필더와 모어랜드를 번갈아 가며 지명타자로 기용할 생각임을 밝혀 이마저도 불명확하다.
'방황하는 남자' 크루즈, 그의 최종 행선지는 어디가 될까. 시간은 짧고, 기회는 적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넬슨 크루즈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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