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넥센 히어로즈가 아쉬웠던 2013년을 뒤로 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고 나선다.
올 시즌 정규리그 3위로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넥센은 두산 베어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 뒤 3패를 기록하며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을 접었다.
넥센의 선전은 올 시즌 프로야구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시즌 중반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상승세 뒤 8연패의 가파른 낭떠러지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오재영과 문성현, 문우람, 김지수 등 고비에서 팀을 구해낸 이들의 등장으로 4강권을 지켜내는 저력을 보였다.
4번 타자 박병호가 37홈런으로 2년 연속 홈런왕에 등극한 것을 비롯해 손승락이 46세이브, 한현희가 27홀드로 각각 이 부문 1위에 오른 것은 팀 성적 뿐만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이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대목이기도 하다.
"70승은 달성했지만…" 아쉬웠던 정규리그
넥센은 지난 26일부터 목동과 강진에서 마무리훈련을 시작했다.
28일까지 3일간 목동구장에서 열린 훈련에는 2014년 신인 4명(임병욱, 임동휘, 김하성, 이용하)을 포함해 투수 김영민, 조상우와 내야수 서동욱, 안태영, 외야수 장기영과 이성열, 박헌도 등 36명의 선수가 참여했다. 30일 일본 가고시마로 출국한 이들은 다음달 29일까지 마무리훈련을 이어간다.
26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염경엽 감독은 "아쉬웠던 시간"이라고 한 시즌을 돌이켰다. '기회는 항상 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누차 말해왔던 그이기에 더 높은 곳을 향할 수 있었던 이번 시즌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준플레이오프 탈락 이후 며칠 동안 잠도 설쳤을 정도였다.
염 감독은 "시즌 시작 전에 마음속에 원하는 성적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건 정규리그 2위였다. 당시에는 비웃음을 당할까봐 얘기하지 못했지만, 70승 정도를 한다면 2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70승(72승 2무 54패)이라는 승수는 달성했는데, 정규리그가 이렇게 펼쳐질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얘기했다.
시즌 초반 넥센을 '미래가치가 높은 팀'이라며 팀의 무한한 가능성을 내다봤던 염 감독은 "정말 열심히 했지만 순위에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해줬고, 가면 갈수록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시 한 번 긍정적인 마음을 내보였다.
'미래 보는' 넥센, 새 코치진 선임은 그 시작
넥센은 새로운 코치들을 영입하며 새 시즌을 위한 본격적인 정비에 나섰다.
지난 26일 넥센은 1군 불펜 투수코치에 박승민(36·개명 전 박준수), 2군 육성 총괄 겸 재활코치로 류영수(68), 2군 육성 겸 재활코치로 김석연(45) 코치를 선임했다.
염 감독은 "2군에 좀 더 많은 경험을 지닌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류영수 코치님은 프로야구 초창기부터 거의 1년도 쉬지 않고 야구와 함께 한 분이다. 그만큼 분명한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류 코치의 선임 배경을 전했다. 김 코치를 선임한 이유에는 '내년에도 투수 육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바탕이 됐다.
1군 불펜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하는 박 코치에게는 현역 시절의 경험을 살려 선수들에게 생생한 지도를 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옥훈련 예고'…이미 시작된 넥센의 2014년
이미 염 감독의 눈은 내년 시즌을 향하고 있다.
30일 일본 출국을 시작으로 다음달 29일까지 이어지는 넥센의 가고시마 마무리 훈련 일정은 그야말로 '꽉 짜여져' 있다. 선수단은 31일간의 일정 중 일요일만 휴식을 취하고 주 6일 동안 이어지는 강행군을 소화하게 된다.
염 감독은 "팀의 부족한 부분보다 선수들 개개인의 부족한 점을 채워 넣는 것이 이번 마무리 훈련의 목표"라면서 일찌감치 강도 높은 훈련을 예고했다.
이어 그는 "내가 운영하는 시스템에서 훈련량이 가장 많은 것이 이번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지금은 다쳐도, 힘들어도 될 시기다.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서 가는 시간인 만큼, 이 한 달이 우리 팀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라고 마무리 훈련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11월 초부터 목동구장에 나와 자율훈련을 실시한다. 2군이 자리하고 있는 전남 강진에서도 이미 내년을 위한 마무리 훈련에 들어간 상황이다.
염 감독은 "1년 사이에 많은 것들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올해가 적응해가는 단계였다면 내년은 더 디테일해질 것이다"라면서 이유 있는 '긍정론'을 내세웠다.
기대와 기쁨, 아쉬움이 교차했던 2013년. 그렇게 넥센은 '더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으로 다시 한 번 신발끈을 조여매고 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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