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지난 16일 문학구장,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위해 몸을 풀고 있던 넥센 히어로즈 선수단에 2군 소속 4명의 얼굴이 눈에 띄었다.
주인공은 투수 오재영과 장효훈, 문성현, 조상우였다. 2군에 머물고 있는 이들은 넥센의 휴식기였던 지난 13일부터 1군 훈련에 동행하고 있다.
1군 엔트리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2군의 전반기 경기 일정이 11일에 끝났고, 올스타 휴식기까지 포함하면 열흘 가까이 시간이 비는 상황이었다. 이에 염경엽 감독은 이들에게 1군 선수단과 똑같이 훈련할 것을 지시했다. 실제로 이들은 넥센의 휴식기 중 훈련일이었던 지난 토요일과 월요일에도 1군과 똑같은 훈련 일정을 소화했다.
적지 않은 숫자인 4명의 선수를 불러들인 것에는 염 감독이 생각한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이들은 앞으로의 넥센 전력에 있어서도 꼭 필요한 자원들이다. 염 감독은 이들이 1군 훈련 동행을 통해 기술적인 부분 외에도 '지금은 2군에 있지만 팀이 필요할 때 언제든 1군 전력에 포함될 수 있다'는 동기부여를 함께 얻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해 8월 토미존 수술을 받은 뒤 재활 중인 오재영에게는 8월 중순부터 2군에서 실전 피칭을 이어갈 수 있도록 준비를 시켜 놓았다. 또 문성현과 장효훈에게도 공 끝의 움직임을 찾는 법 등 풀어야 할 과제를 전했다. 조상우는 휴식기 이후에도 당분간 1군에 동행시켜 이강철 수석코치, 최상덕 투수코치의 지도하에 투구폼 교정에 나서게 된다.
이날 훈련이 끝난 뒤 오재영과 장효훈, 문성현은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들은 염 감독을 직접 찾아 '들어가보겠다'고 인사를 전했고, 염 감독 역시 자상한 모습으로 '잘 가라'며 손을 흔들어줬다. 선수 한 명 한 명을 생각하는 배려와, 또 그 마음을 잘 헤아리는 선수의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염 감독은 시즌 초부터 '1군은 전쟁을 치르는 곳이지, 준비하는 곳이 아니다'라고 누누이 말해왔다. 그렇게 넥센은 매번 전쟁 같이 피 말리는 경기를 치러 내며 당장의 현실을 마주하면서도, 또 그 앞의 한 발을 더 내다보며 움직이고 있었다.
'아직까지는' 2군인 선수 4명의 1군 훈련 동행이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장효훈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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