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외면 받던 대학 축구가 이광종호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터키 신화'를 준비하는 U20 대표팀의 새로운 동력으로서의 가능성을 내비친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U20 청소년대표팀이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3 툴롱컵 국제대회'에서 선전을 펼치고 있다. 콜롬비아와의 1차전에서 좋은 수비력을 보이고도 아쉽게 패했고 2일(이하 한국시간)엔 우승후보 프랑스를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쳐 0-0 무승부를 거뒀다.
툴롱컵을 통해 이광종호은 본격적인 전력 다지기에 나섰다. 목전으로 다가온 '2013 터키 U20월드컵'을 대비하고 옥석을 가려내 최상의 조합을 찾겠단 심산이다. 이 가운데 대학 축구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다. 주요 선수들이 아직 합류하지 않은 가운데 대학 소속 선수들의 맹활약이 이어져 이광종호를 미소짓게 하고 있다.
대학 선수들의 선전은 툴롱컵 최대 소득이 될 전망이다. 자연스레 터키 월드컵을 준비하는 이광종호의 전력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조명은 프로팀 유스 출신 선수들에게로 향했다. 이광종호의 핵심으로 프로 소속 선수들이 손꼽히며 '유스의 시대'가 개막할 것이란 관측이 오갔다. 하지만 퉅룽컵을 기점으로 새로운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학 선수들이 주전으로서의 가능성을 재조명받으며 이것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대표팀 면면엔 대학 선수들이 자리했다. 김현(성남 일화)과 연제민(수원 삼성), 박용준(수원 삼성), 강윤구(빗셀 고베) 등을 제외하면 모두 대학 U리그에서 활약하던 선수들이다.
이들은 이번 툴롱컵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U19 아시아챔피언십'에서 슈퍼 서브로 활약하던 김승준(숭실대)과 강상우(경희대), 류승우(중앙대) 등이 공격진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수비에선 송주훈(건국대)와 심상민(중앙대)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중원은 이창민(중앙대)과 김선우(울산대) 등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김동준(연세대) 골키퍼의 등장도 대표팀에겐 반가운 대목이다.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보임에 따라 대학 축구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요구된다. 청소년대표팀의 새로운 산실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있다. 사실 이미 대학 축구는 이전부터 꿈틀대던 별천지였다. 이전 홍명보 사단의 원동력으로서도 큰 역할을 해낸 바 있다.
당시 대표팀엔 김보경(前 홍익대), 박희성(前 고려대) 등 대학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J리그 소속 선수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2009년 이집트 U20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성과를 올렸다. 이외에도 대학 축구 출신 스타들도 배출됐다. 스위스 바젤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주호 역시 숭실대에서 대학 축구를 경험한 바 있다.
이러한 가능성에도 대학 축구가 외면받았던 부분이 있었다. 대학 축구 역시 '학원 축구', '아마 축구'로 분류되며 불필요함에 대한 편견이 생겼다. 일부 선수들은 빠른 프로 진출에 목표를 두어 대학 진학을 포기하는 경우도 여럿 있었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대학 축구에겐 중요한 전환점이다. 무엇보다 우선, 선수들의 선전은 수준 미달이라는 향간의 오명을 씻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재평가와 맞물려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대학 축구의 이점을 재어필할 필요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학 축구의 부흥도 노려볼 만하다. 과연 대학 축구가 이번 터키월드컵에 도전하는 이광종호의 동력으로 자리잡으며 향후 도약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사진=툴롱컵 프랑스-한국전 경기장면 (C) 프랑스 매체 sport.fr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