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22 04:10 / 기사수정 2007.11.22 04:10
<한국배구의 거목이었던 신진식, 그의 경험과 패기,열정이 그리워졌던 지난 3일이었다.>
[엑스포츠뉴스=조훈희 기자] 한국의 18세 이하 청소년기 스포츠의 경쟁력은 전세계에서도 비교적 상위권에 속한다. 청소년대표팀이 곧잘 세계대회에서 강국과 멋지게 경쟁하는 장면을 연출하며 팬들에게 그들의 가능성을 어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멋진 모습을 보여준 청소년들이 성인무대에 등장했을때 18세 때의 경쟁력을 다 보여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대한민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24.5세, 국제기준으로 23.5세라는 매우 젊은, 아니 어린 팀이다. 그나마도 국가대표에 꾸준히 출장했던 선수들은 리베로 여오현,미들블로커 이선규를 제외하면 모두 2006년 세계선수권대회를 전후로 새롭게 발탁된, 국제경기 경험이 채 30회가 되지 않는 '풋내기들'이라 할 수 있다.
팬들의 기대와는 정반대의 실망스런 3연패에 당혹감을 감출 수는 없지만, 그것이 현재 한국 대표팀이 가진 한계이다. 300회가 넘는 국제경기 경력을 가진 호주의 벤자민 하디, 아르헨티나의 세계적 거포 마르코스 밀린코비치, 240회의 국제경기 경력을 가진 일본의 노장 오기노 마사지까지 1라운드에서 우리가 맞은 상대에는 모두다 팀을 아우를수 있는 든든한 구심점이 될 베테랑이 있었고, 한국에는 그러한 구심점도, 위기의 순간 공격을 성공시킬 에이스조차도 없었다.
2000년대 초반까지 굳건하게 한국 대표팀의 맏형,보루 역할을 한 김세진,신진식은 이제 없다. 누군가가 이 어린팀을 추스려서 베이징 올림픽으로 인도해야한다. 그러나 현 대표팀에 그것을 가능하게 할 선수는 불참 중인 이경수외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문성민,김요한이 대표팀에 꾸준히 참가했지만 아직까지 팀을 정신적으로 이끌 자질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여오현 역시 살림꾼,파이터이지만 리더는 아니다. 권영민,유광우 모두 팀 장악력은 이전 선배들만 못하다. 팀에 중심이 없다는 것은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주기 위해 반드시 선결될 과제이나, 현시점에서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보인다.
류중탁 감독의 선수 장악력과 카리스마 역시, 프로의 쟁쟁한 선배 감독들에 비해 아직은 부족하다. 국가대표 감독 선임후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감독에게 아직 파악도 잘 안된 신예선수들까지 자신의 계획과 전술에 완벽하게 끼워맞추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 1라운드에서 아르헨티나전의 충격적인 1세트 역전패, 일본전의 완패등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닌 대표팀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한국의 목표는 이제 월드컵 순위권 진입이 아니라, 남은 경기를 추스려서 선수들의 새로운 발견으로 바뀌었다. 어쩌면, 대표팀이 가진 불안을 빠르게 터뜨리면서 대표팀이 고쳐야할 점을 일찍 발견한 것은 베이징 올림픽 예선을 대비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경기력을 점검하고, 최대한 안정성을 갖춘 대표팀의 전술을 찾아내며 이번 1라운드와 같은 호주,일본의 연속경기에 대한 선수들의 대비를 하게 하는 것이 남아있는 일정에서 선전을 기대하는 팬들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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