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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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 전기리그 결산

기사입력 2005.03.23 08:04 / 기사수정 2005.03.23 08:04

김광수 기자
 우여곡절 끝에 프로가 출범한 배구는 그동안 반쪽 프로화라는 비난에도 불구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지난 20일 구미대회를 마지막으로 전기리그가 끝났다. 남자부에서는 역시 당초 예상대로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2강 체제를, 여자부에서는 도로공사와 KT&G, 현대건설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남자부 - 2강 체제 구축, 한국전력 돌풍


 겨울리그 8연패의 저력을 자랑하며 원년우승을 노리는 삼성화재는 프로화가 출범된 이후에도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여전히 최강의 전력임을 입증하였다. 개막전 패배가 아쉽긴 하지만 이후 9연승을 달리면서 탄탄대로를 걸었다. 특히 삼성화재는 주전과 백업의 실력차가 없다는 최고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형두-신선호-장병철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는 기존의 신진식-김상우-김세진의 라인을 밀어낼 정도로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어 최태웅의 안정적인 토스와 80%가 넘는 리시브성공율을 보이는 리베로 여오현의 활약은 수비력까지 최강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후기리그 역시 우승이 기대된다.


 9승 1패로 삼성화재와 동률을 이뤘지만 세트득실에서 뒤져 2위에 그친 현대캐피탈은 개막전에서 삼성화재를 꺾으며 프로원년에 삼성화재의의 독주를 저지할 유일한 팀임을 증명했다. 김호철 감독 취임 이후 삼성화재를 꺾기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는 현대캐피탈은 신예 박철우의 급부상과 팀의 기둥으로 자리잡은 장영기, 송인석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여기에 노장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후인정의 존재도 팀을 탄탄하게 하고 있다. 과연 현대캐피탈의 데이터 배구가 후기리그에서는 삼성화재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LG화재는 팀공격력의 40%가 넘는 의존율을 보이는 이경수의 활약으로 전반기 3위의 성적으로 전기리그를 마감했다. 선수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LG화재는 이경수가 무너지면 급격하게 팀이 흔들리는 최대의 약점이자 숙제를 안게 되었다. 김성채, 구준회 등 기존의 뛰어난 선수들을 활용해 이경수의 공격부담을 좀 덜어줄 필요가 있다.


 차주현 감독의 경질로까지 이어지게 한 대한항공의 부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특히 대한항공은 최대어 신영수의 영입과 장광균, 윤관열 같은 선수 등이 실력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어 삼성화재나 현대캐피탈과의 대적도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손발이 맞지 않는 팀웍과 잦은 범실, 그리고 수비 조직력의 와해에다가 주전 리베로였던 김주완의 막판 부상으로 초청팀이었던 한국전력에 4위자리마저 내주며 전반기 5위로 마감했다. 감독이 바뀌고 아직 한 번도 승리를 거머쥐지 못한 대한항공이 과연 후반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두고 볼 일이다.


 초청팀이었지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전력은 후반기 도깨비 팀으로 주목을 해 볼 만하다. 이미 대한항공을 한 차례 꺾은 바 있는 한국전력은 심연섭, 이병희, 김철수 등 노장 선수들의 투혼과 정평호와 같은 젊은 선수들이 조화를 이뤄 개인적인 능력보다는 팀웍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2:3으로 패하고 대한항공을 3:2로 꺾는 등, 스타플레이어 하나 없는 팀으로서 투혼을 보여주었다. 후반기에도 결정적인 순간에 다른 팀의 발목을 잡은 한국전력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하다.


 역시 초청팀 상무는 너무 약한 전력 탓에 아직까지 단 1승도 챙기지 못했다. 다른 구단과의 실력차가 현격한 것도 원인이지만 조직력이나 수비력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 원인이다. 원년에 정규리그 경기 전패를 탈출할지 여부를 주목해봐야 할 듯 하다.


여자부 - 3강 2약, 요동치는 순위


  치열한 접전끝에 막을 내린 여자부 경기는 도로공사가 최종전에 승리함으로써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도로공사는 겨울리그 5연패를 자랑하는 현대건설과 막강전력의 KT&G를 누르고 선두를 차지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현대건설과 KT&G가 시간이 지날수록 업그레이드된 전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송이, 박미경, 김미진이 기복이 없고, 어느 선수 하나에 의존하지 않는 분산된 공격력이 장점이다. 특히 세터 김사니의 활약과 세트당 2개가 넘는 블로킹이 돋보인다. 하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2, 3위인 KT&G나 현대건설에 1승 1패의 호각세를 이룬데다 시간이 갈수록 강팀으로 변모하고 있기 때문이다.


  2위로 마감한 KT&G는 “무관의 제왕” 최광희가 여전히 팀전력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여기에 임효숙-김세영-박경낭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도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프로원년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KT&G는 탄탄한 전력에도 불구하고 LG정유에 불의의 일격을 당하면서 2위로 마감했다. 어느 팀보다 신구조화가 잘 된 KT&G의 후반기 대반격이 기대된다.


  겨울리그 5연패의 관록을 가지고 있는 현대건설은 구민정의 공백이 무색할 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전 승리후 3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몰락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를 자아냈지만 정대영과 박경미의 속공이 불을 뿜었고, 한유미 역시 팀전력의 많이 보탬이 되어 내리 4연승을 거두며 후반기 반전을 위한 상승세를 타게 됐다.


  나란히 4위와 5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과 LG정유는 전반기 현대건설과 KT&G를 꺾은 저력을 바탕으로 후기리그 대반전을 노린다. 흥국생명은 윤수현과 황연주에 집중된 공격과 백어택을 남발하는 단점만 보완이 된다면 개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으므로 충분히 반전을 노릴 수 있고, LG 정유 역시 범실을 줄이고 보다 수비력에 보완을 한다면 해볼만 하다. 이 들 두팀의 후반기 활약을 기대해 보자.


말은 프로지만, 아쉬운 행정 

  우여곡절 끝에 프로화를 이루긴 했지만 팬들에게 프로라는 인식을 심어주는데는 실패한 듯하다. 프로경기의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 홈앤드어웨이 방식이 채택되지 않고 과거 슈퍼리그처럼 투어대회를 치뤘고 중계방송과 물린 어정쩡한 경기일정 편성도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데 실패한 듯 하다. 거기에 겨우 4팀만이 프로화를 결정해 기존 실업팀인 한국전력이나 상무는 구색 맞추기에 급급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터무니없는 셀러리캡과 선수들의 연봉문제, 신생팀 창단시 선수수급 문제, 드레프트 문제 등 성급하게 추진한 사안이 많은 문제점을 드러내고 말았다. 올스타 휴식기를 거쳐 28일부터 천안 투어에 들어가는 배구가 예전의 인기를 다시 찾으려면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은 협회나 프런트의 능력도 중요하다. 전기리그에서 나타난 단점이 후기리그나 다음 시즌 그 다음 시즌에는 좀 더 보완된 모습으로 다시 배구 코트에 관중을 끌어모으길 기대해 본다.



김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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